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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AI 투자 사이클 분기점…빅테크 현금은 줄고, 반도체는 폭주한다 [이슈...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이 빅테크 기업들의 재무 구조를 흔들고 있다. 아마존·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메타 4대 하이퍼스케일러(자체 초거대 규모 컴퓨팅 인프라 구축·운영 빅테크 기업)는 올해 합산 7250억 달러...

AI 투자 사이클 분기점…빅테크 현금은 줄고, 반도체는 폭주한다 [이슈...

메타·알파벳 자사주 매입 중단…아마존도 현금 소진 국면 진입

빅테크 4사 7250억 달러 투자에 잉여현금흐름 10년 최저로

한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메모리·HBM의 직접 수혜

◆…AI 투자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붓고 있는 하이퍼스케일러들과 반도체를 생산하여 공급해주고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사진=GPT5.5 제작)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이 빅테크 기업들의 재무 구조를 흔들고 있다. 아마존·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메타 4대 하이퍼스케일러(자체 초거대 규모 컴퓨팅 인프라 구축·운영 빅테크 기업)는 올해 합산 7250억 달러(한화 약 1050조원) 규모의 AI 투자를 진행하며, 이로 인해 분기 잉여현금흐름은 코로나19 이후 평균치의 10분의 1 이하로 줄었다. 알파벳은 1분기 자사주 매입을 멈췄고, 아마존은 올해 벌어들이는 현금보다 더 많은 현금을 쓸 것으로 전망된다.

4대 하이퍼스케일러 3분기 잉여현금흐름 40억 달러 예상

빅테크의 AI 투자 부담은 이제 숫자로 또렷이 드러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비저블 알파(Visible Alpha) 추정에 따르면, 아마존·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메타 4사의 합산 잉여현금흐름은 올해 3분기 약 40억 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이후 분기 평균 약 450억 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10% 수준으로 대 폭 줄어든 셈이다.

연간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이들 기업의 연간 합산 FCF(Free Cash Flow·잉여현금흐름)는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매출 규모가 대폭 확대된 이들 기업의 매출 대비 잉여현금이 매출이 지금의 약 7분의 1 수준이었던 지난 2024년때와 비슷한 수준까지 줄어든다는 의미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저스틴 포스트 인터넷 애널리스트는 "이는 그들(하이퍼스케일러)이 경험한 가장 깊은 산업 전반의 자본지출 사이클"이라며 "그들 스스로가 이를 '평생 한 번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 중단·회사채 발행…압박은 이미 현실화

압박은 이미 주주환원과 자본 구조 양쪽에서 나타나고 있다. 알파벳은 2015년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올해 1분기 자사주를 단 한 주도 매입하지 않았다. 같은 분기에 310억 달러 규모의 신규 부채를 발행했고, 이달에도 유로·캐나다달러 표시 채권 170억 달러어치를 추가 발행한 바 있다.

메타 역시 지난 6개월간 55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면서 자사주 매입은 일시 중단했다. 메타가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 2017년 이후 가장 긴 중단이다. 메타는 알파벳·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와 달리 데이터센터 공간을 외부에 임대할 클라우드 사업을 갖추지 않은 만큼, 인력 감축으로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방향을 함께 택했다.

아마존은 4사 가운데 가장 공격적이다. 올해 2000억 달러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며, 비저블 알파 추정으로 연간 약 100억 달러의 현금을 소진할 것으로 보인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는 지난주 "이 시점에 투자할 수 있고, 최전선에 머물 수 있다는 점이 우리를 강한 위치에 놓는다"고 말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이번 AI 인프라 투자는 초기 AWS(Amazon Web Services) 베팅과 닮아 있다"며 "지금 같은 매우 높은 성장 국면에서는 자본지출이 매출 성장을 큰 폭으로 앞지른다. 초기 잉여현금흐름이 압박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의 역대급 호황…"이번엔 다르다" vs "곧 과잉 공급"

빅테크가 현금을 쏟아붓는 동안, 그 자금이 흘러간 반도체 산업은 정반대 풍경을 그리고 있다. 빅테크가 데이터센터·서버·AI가속기에 투자하는 금액이 결국 반도체 매출로 돌아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강한 수요와 공급 부족이 가격과 마진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고, 반도체 섹터의 순이익 마진은 44%까지 올라 50%에 근접한 수준이다.

문제는 반도체 산업이 본래부터 사이클을 타는 산업이라는 점이다. 마진이 높아지면 그 마진을 노리고 새로운 공급이 시장에 들어오고, 결국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면서 다시 마진이 깎이는 패턴이 반복돼 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스마트폰 보급으로 확장됐다가 줄어들었고, 코로나19 초기 비대면 수요로 다시 부풀었다가 2022년에는 수요가 식으면서 공급 과잉 국면을 맞았다. 그리고 현재의 확장 국면은 이미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시각도 분명히 있다. 빅테크 간 AI 투자 경쟁이 적어도 2026년까지는 강한 수요를 떠받칠 가능성이 크고, 반도체 공장은 새로 짓는 데만 2~3년이 걸려 공급이 빠르게 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AI 가속기에 쓰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세계적으로 단 3개 회사만 양산할 수 있을 만큼 진입 장벽이 높아, 과거 메모리 사이클처럼 쉽게 공급이 따라붙기 어렵다는 평가가 함께 따라붙는다.

다만 다른 견해도 나온다. 골드만삭스 주식 리서치 공동 책임자 짐 코벨로는 지난주 "이제는 AI 스토리에 베팅하는 더 좋은 방법으로 하이퍼스케일러 자체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그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함께 짚었다.

첫째, 빅테크가 AI 투자에서 실제 수익을 내기 시작하면 하이퍼스케일러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이 반도체보다 더 크다는 것이다. 둘째, 만약 빅테크가 투자 규모를 줄이는 쪽으로 돌아서면 잉여현금흐름이 개선되면서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평가가 좋아질 수 있지만, 그 경우 빅테크 자본지출에 의존해온 반도체 업종에는 큰 역풍이 된다는 것이다. 즉, 어느 시나리오에서도 반도체보다 빅테크 쪽이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빅테크의 딜레마…줄일 수 없는 투자

빅테크 CEO들은 투자를 멈출 수 없는 구조에 갇혀 있다. AI 경쟁에서 한 회사가 자본지출을 줄이는 순간, 더 많은 데이터센터와 AI 가속기를 확보한 경쟁사에 시장과 인재를 빼앗기게 된다. 모두가 함께 투자를 줄이면 가장 합리적이겠지만, 그런 합의는 AI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는 현재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 결국 각자가 합리적으로 행동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과잉 투자가 만들어지는 구조다. 로이츠 교수는 "이러한 구조 자체가 자본 사이클을 더 키운다"고 표현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최근 발언이 이 구조를 잘 보여준다. 컨퍼런스콜에서 한 애널리스트가 "AI 제품이 매월 어떤 속도로 확장될지에 대해 매우 정밀한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저커버그는 "그렇지 않다"고 인정했다. AI 투자에서 어느 시점에 얼마만큼의 매출이 돌아올지 정확히 계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일단 투자를 멈출 수는 없다는 뜻이다. 빅테크가 7250억 달러를 쏟아부으면서도 정확한 회수 시점을 그리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이, 이 한 답변에 압축돼 있다.

한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메모리·HBM의 직접 수혜

이 흐름은 한국 증시에도 직접 영향을 준다. 코스피 강세장의 핵심 동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종목이다.

이번 빅테크 자본지출 사이클은 HBM과 첨단 메모리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가격 인플레이션이 자체 자본지출 부담을 250억 달러 추가시킬 것이라고 밝혔고, 메타도 비용 상승을 이유로 투자 계획에 100억 달러를 추가했다. 한국 메모리 업체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과 물량 확대가 동시에 가능한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다만 한국 시장 입장에서도 사이클 변동성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 미국 반도체 마진이 50%를 향해 가는 흐름이 결국 과잉 설비를 부르고 마진 축소로 이어진다는 역사적 패턴이 한국 메모리 업체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5월 말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 그리고 홍콩 상장 'CSOP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의 글로벌 1위 등극 같은 흐름이 호황기의 끝물에 자리할 가능성도 함께 봐야 한다는 의미다.

빅테크의 AI 자본지출은 멈출 수 있는 종류의 흐름이 아니다. 경쟁사가 멈추기 전까지는 누구도 먼저 멈출 수 없다. 그 자금이 흘러가는 자리에서 반도체 산업이 사상 최대 마진을 누리고 있고, 한국 메모리 업체들도 그 흐름의 직접 수혜 구간에 들어와 있다. 다만 이 사이클의 끝은 결국 두 변수가 결정한다. 빅테크의 AI 투자가 언제부터 수익을 내기 시작하느냐, 그리고 반도체 공급이 언제 수요를 따라잡느냐다. 한국 반도체 산업과 코스피의 다음 국면은 이 질문에서 자유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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