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구글, 에너지 시장 직접 진출
데이터센터 인근 발전소 통째로 매수하기도
AI 연산량 급증 속, 전력 수요 폭발적 증가
전력망 부하 해소·안정적 에너지 공급망 확보
빅테크발 에너지시장 구조 재편 가능성 주목
구글의 AI 데이터센터. /사진=구글
[초이스경제 김지영 기자]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이 인공지능(AI) 구동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인근의 발전소를 직접 매수하며 에너지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AI 모델이 고도화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전력 소비량을 감당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은 15일(현지시간) 이같이 밝히고 "이들 기업이 기존 에너지 기업의 역할을 대체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데이터센터 인근의 노후 원자력 발전소 및 천연가스 발전소 부지를 인수해 자체 전력망을 구축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구글 역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차세대 소형 모듈 원자로(SMR) 개발사와 협력하는 수준을 넘어 아예 발전소 지분을 직접 사들이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에너지 시장에 직접 뛰어든 이유는 공공 전력망에만 의존해서는 24시간 가동되어야 하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부하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AI 연산에 사용되는 GPU(그래픽 처리장치)는 일반 서버보다 수십 배 많은 전력을 소비하며, 이는 국가 전체 전력 수급에 영향을 줄 정도다.
실제로 미국 전역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26년 말까지 35000메가와트(MW)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빅테크들은 전력 확보를 위해 발전소 인근 부지를 선점하며 사실상 에너지 독립을 선언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탄소 배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의 무탄소 에너지를 독점 계약하는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행보가 일반 가계와 다른 산업계의 전기 요금 인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빅테크가 민간 발전소의 전력을 싹쓸이하면서 공공 전력망의 예비력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 전문가들은 거대 IT 기업이 에너지 공급망까지 장악하는 '에너지 빅테크' 시대가 도래했다고 분석한다.
규제 당국은 이들 기업의 발전소 인수가 에너지 시장의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자체 발전 역량 확보가 공공망의 부담을 덜어주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시민단체들은 특정 기업이 필수 자원인 전기를 독점하는 구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력 확보를 위한 빅테크 간의 경쟁은 이제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자원 확보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향후 데이터센터 부지 선정의 핵심 기준은 IT 인프라가 아닌 발전소와의 인접성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변화는 부동산 시장과 지역 경제 구조에도 상당한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에너지 업계는 빅테크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발전소 인수가 노후 시설의 현대화를 앞당길 것이라는 기대도 품고 있다. AI 산업의 성패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전력을 확보하고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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