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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AI 인프라 투자와 한국의 수혜

그보다는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어 더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단순하게 보면 전세계 소비자가 지불한 돈이 미국 빅테크 업체에 모였다가...

AI 인프라 투자와 한국의 수혜

최석원의 현명한 투자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 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소식이 나올 때마다 흔들리던 글로벌 증시가 4월 들어 빠르게 반등했고, 4월 말부터는 미국과 일본, 한국 증시가 나란히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코스피 상승세는 매우 이례적인데, 3월 말 저점인 5050 수준에서 이후 상승률만 보면 주요국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투자자들이 전쟁 위험에 둔감해진 것이 증시 상승 전환의 첫번째 이유일 것이다. 아직 양측의 종전 협상이 완전히 타결됐다는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4월 초 휴전 이후 이미 투자자들은 양측이 추가 공격을 반복하기보다 전쟁을 마무리하는 수순을 밟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전쟁 위험이 줄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보긴 어렵다. 그보다는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어 더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단순하게 보면 전세계 소비자가 지불한 돈이 미국 빅테크 업체에 모였다가 인공지능 관련 투자로 우리나라 반도체, 전력기기 등 기업으로 흐르는 중이다. 우리 증시가 주요국 증시 중 가장 빠른 상승세를 보이는 것도, 관련 소재·부품·장비에 특화된 일본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압도적인 고사양 반도체와 전력 수요 때문에, 과거 실적 변동 때마다 흔들렸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이들 기업이 고질적인 저평가 현상으로부터 벗어나는 계기가 되고 있다. 1~2년 큰 돈을 벌어도 조만간 닥칠 이익 하락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내다 팔던 과거와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주가가 급등하자 과거 닷컴버블과 비교하며 현재의 거품이 곧 터질 것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아직은 그 당시와 상황이 다르다고 판단된다. 대규모 인공지능 투자에 나서고 있는 빅테크들이 전쟁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이익을 기록하고 있고, 이를 아낌없이 관련 투자에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닷컴버블 당시 대표기업이었던 시스코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0배에 육박했고, 오라클을 포함한 주요 기술주의 평균도 60배 안팎에 달했지만, 지금 투자를 선도하는 미국 빅테크의 경우 20배 초중반에 머물고 있다. 기대만이 아닌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다는 의미다.

당연히 증시에 일방적 상승이란 없다. 지금처럼 단기에 주가가 오르면 한국 비중이 갑자기 높아져 부담인 외국인투자자도, 충분한 이익을 거뒀다고 판단하는 국내투자자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특히 전쟁 이후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유가는 물가를 높이고 통화완화 여지를 줄이며,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유동성과 경기에 대한 기대가 위축되면 빅테크의 이익 정체와 투자 규모 축소 우려가 나타나 증시를 압박할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의 기술적 우위와 공급망 내 핵심 위치가 흔들리기 시작할 경우에도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최석원 전 SK증권 미래사업부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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