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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 반도체 흔드는 유리기판…'꿈의 기판' 기대 속 투자 본격화

인공지능(AI) 반도체 패키지 대형화와 고집적화가 빨라지면서 유리기판이 차세대 첨단 패키징 핵심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유리기판보다 평탄도가 높고 열 변형으로 인한 휨 현상이 적어 고성능 AI 가속기와 고성능컴퓨팅(HPC) 반도체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AI 반도체 흔드는 유리기판…'꿈의 기판' 기대 속 투자 본격화

SKC, 앱솔릭스에 5896억원 투입…연내 양산 기대감 확산

삼성전기, 애플·브로드컴 샘플 공급망 진입

고객 인증·수율·미세균열 검사가 상용화 관건

SKC가 지난 CES 2025에 전시한 유리기판. 사진=SKC

[포인트데일리 권상희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패키지 대형화와 고집적화가 빨라지면서 유리기판이 차세대 첨단 패키징 핵심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유리기판보다 평탄도가 높고 열 변형으로 인한 휨 현상이 적어 고성능 AI 가속기와 고성능컴퓨팅(HPC) 반도체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다만 업계는 "기술적 필요성은 커졌지만, 고객 인증과 양산 수율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기대와 실적을 구분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C는 최근 유상증자 발행가를 주당 9만9500원으로 확정하고 총 1조1671억원 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이 가운데 5896억원은 미국 자회사 앱솔릭스 유리기판 사업에 투입된다. 앱솔릭스는 AI 데이터센터용 하이엔드 유리기판과 함께 상용화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논임베딩 방식 제품 개발도 병행 중이다.

삼성전기도 충남 세종사업장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고객사 샘플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기가 브로드컴에 이어 애플에도 유리기판 샘플을 공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AI 반도체의 시대가 오면서 유리기판은 첨단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AI 가속기와 HPC 칩은 연산 성능을 높이기 위해 여러 칩을 하나의 패키지 안에 묶는 첨단 패키징 기술을 필요로 한다. 이 과정에서 기판 면적은 커지고 배선 밀도는 높아진다. 기존 유기기판은 대면적화 과정에서 휨과 열 안정성 문제가 커질 수 있어, 유리기판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SKC 자회사 앱솔릭스의 반도체 패키지용 글래스 기판. 자료=앱솔릭스

◇'꿈의 기판' 기대감…국내 기업 투자 속도전

국내에서 가장 앞서 시장 관심을 받은 곳은 SKC다. SKC 앱솔릭스 투자는 유리기판이 단순 연구개발 테마를 넘어 실제 투자 항목으로 올라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앱솔릭스가 추진하는 논임베딩 방식은 유리 내부에 소자를 넣는 임베딩 방식보다 구조가 단순해 상용화 진입 속도가 빠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객사 검증을 통과할 경우 유리기판 시장 개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삼성전기도 추격 속도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삼성전기는 2027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유리기판 파일럿 라인을 운영 중이다. 브로드컴은 구글, 메타, 오픈AI 등 빅테크의 맞춤형 AI 칩 개발과 연결돼 있는 핵심 고객사로 꼽힌다. 삼성전기가 이들 고객 검증망에서 성과를 낼 경우 향후 AI 서버용 반도체 패키징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다.

삼성전기의 반도체 패키지 글래스 기판. 자료=삼성전기

◇상용화 변수는 수율과 검사…TGV 기술도 핵심

다만 양산까지 남은 과제는 적지 않다. 유리기판 핵심 공정으로 유리를 수직으로 관통해 전기 신호를 연결하는 TGV 기술이 꼽힌다. 고밀도 배선과 대면적 패키지를 구현하려면 TGV 형성·금속화·도금·적층 공정이 안정적으로 맞물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미세 균열이 발생하면 깨짐이나 적층 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어 검사 기술이 중요하다.

관련 업계도 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리기판은 투명 소재라는 특성 때문에 기존 유기기판과 다른 검사 방식이 필요하다. TGV 내부 거칠기, 보이드, 크랙, 관통 불량, 홀 위치 오차 등을 정밀하게 확인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미세한 수준의 결함도 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비파괴 검사와 3D 검사 장비가 양산 경쟁력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유리기판 산업 관전 포인트는 누가 먼저 발표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고객사 기준을 통과해 반복 주문을 확보하느냐에 몰린다. SKC와 삼성전기 등 국내 기업들은 투자와 샘플 공급을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지만, 실제 매출화까지는 고객 인증, 수율, 신뢰성 검증이라는 문턱을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리기판은 이제 기대의 영역에서 검증의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며 "올해는 '꿈의 기판'이 실제 반도체 공급망 안에 자리 잡을 수 있을지를 가르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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