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회 소상공인의 미래 대응 세미나]
디지털 활용 27% 수준…적용 한계
김민규 “데이터 있어야 AI 작동”
정수정 “DX→AX 전환 필요해”
“장비 보급 넘어 활용 체계로”
지난 22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소상공인의 미래 대응: AI와 디지털 전환’ 세미나에서는 소상공인 AI 활용의 구조적 한계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참석자들이 행사 전에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소상공인 인공지능(AI) 전환 정책이 기술 보급 단계에 머물면서 실제 현장 활용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데이터 기반이 없는 소상공인에게 AI 도입은 효과를 내기 어렵다며, 디지털 전환(DX) 중심 정책을 인공지능 전환(AX)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2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소상공인의 미래 대응: AI와 디지털 전환’ 세미나에서는 소상공인 AI 활용의 구조적 한계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이번 세미나는 서영교·송재봉·정진욱·허성무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전국소상공인위원회(위원장 오세희 의원)가 공동 주최하고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참여했다. 학계·업계·정부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기술 도입과 현장 활용 간 간극을 진단하고 정책 방향을 점검했다.
“디지털 전환은 했지만…데이터 없어 AI 못 쓴다”
현재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 수준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디지털 기술 활용 비중은 27.2%에 그쳤으며, 서울시 조사에서는 67.3%가 AI를 활용하지 않거나 활용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투자 부담(46.9%), 디지털 역량 부족(24.8%), 필요성 인식 부족(17.5%)이 주요 제약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날 첫 번째 발제에 나선 김민규 (사)한국스마트데이터협회 부회장은 소상공인 현장에서의 AI 적용 가능성을 구체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그는 마장동 축산물시장에서 IoT 기반 온도관리 시스템과 냉장설비 이상징후를 예측하는 AI가 이미 운영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제조 소공인 현장에서는 장비 데이터를 활용한 예지보전과 생산 최적화가 시도되고 있으며, 일부 사업장에서는 데이터 기반 운영 전환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이러한 현장 사례가 의미를 갖는 이유를 ‘데이터’에서 찾았다. 단순히 AI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실제 일부 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수집·축적하고 이를 분석과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구조가 형성될 때 비로소 AI가 작동한다는 것이다.
그는 “데이터 수집→저장→분석→활용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이 구축되지 않으면 디지털 전환은 자동화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부회장은 현재 정책이 장비 보급 중심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키오스크, 테이블오더 등 기기 도입은 빠르게 확산됐지만, 이는 ‘데이터 기반 경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AI는 단일 솔루션이 아니라 데이터 흐름 위에서 작동하는 체계라는 점에서 정책 역시 장비 지원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 구축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DX 한계…이제는 AX로 정책 전환해야”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정수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실장은 정책 구조의 근본적 재설계를 요구했다. 정 실장은 지금까지의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정책이 기술 도입 중심의 DX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단순 디지털화가 아니라 경영 방식 자체를 바꾸는 AX 단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특히 소상공인 AI 전환을 위해서는 기술환경뿐 아니라 시장환경, 경영환경, 사회환경이 결합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술만 보급한다고 해서 활용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업 운영과 연결되는 구조가 함께 설계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 정책이 도입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활용 역량과 운영 체계를 중심으로 재편돼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정 실장은 정책 수단 역시 단절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 실증, 보급, 제도 개선이 각각 분절적으로 추진되면서 현장에서 체감 가능한 변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전주기 지원 체계가 마련돼야 AI 전환이 실질적인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장에선 못 쓴다”…비용·인력·데이터 ‘삼중 장벽’
토론에서도 같은 문제의식이 이어졌다. 장우철 광운대학교 교수는 소상공인들이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 자체는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실행과 확산 단계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 지원과 현장 활용 사이의 괴리를 해소하지 못하면 디지털 전환은 정책으로만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안승천 ㈜파이온코퍼레이션 AX본부 본부장은 AI 전환을 대체가 아닌 ‘증폭’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업무를 줄이거나 인력을 대체하는 방식보다는 생산성과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본부장은 현장의 제약 요인을 보다 구체적으로 짚었다. 데이터 부족과 비용 부담, 전문 인력 부재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AI 활용이 쉽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그는 “단순한 기술 보급이 아니라 실제 사업장에서 작동 가능한 정책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전국소상공인위원회 위원장은 “그동안 키오스크 등 기기 중심에 머물렀던 디지털 전환을 넘어 데이터와 프로그램 기반의 실제 활용으로 정책이 전환돼야 한다”며 “기술 보급을 넘어 현장에서 작동하는 정책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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