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AI 모르면 살아남기 어렵다"…GM·포드 2만명 감원

특히 GM은 IT 부문 인력의 10% 이상인 약 600명을 줄였다. 회사는 이를 '감축'이 아니라 '역량 교체'라고...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차량 한 대에 탑재되는 코드가 1억 줄을 넘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IT...

"AI 모르면 살아남기 어렵다"…GM·포드 2만명 감원

[MS투데이]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인공지능(AI)을 축으로 한 조직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완성차 3사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는 최근 수년간 미국 내 사무직 일자리 2만개 이상을 줄였다. 이는 세 회사 전체 인력의 약 19%에 해당하는 규모다.

겉으로는 경기 둔화와 비용 부담이 배경으로 거론되지만, 업계에서는 AI 중심 산업 구조로의 전환이 보다 본질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감원과 동시에 AI 인재 채용이 병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인건비 절감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다.

특히 GM은 IT 부문 인력의 10% 이상인 약 600명을 줄였다. 회사는 이를 ‘감축’이 아니라 ‘역량 교체’라고 설명한다. 기존 인력을 동일 규모로 대체하지는 않지만, AI 배경을 갖춘 인재는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어 전체 고용은 순감소하면서도 기술 역량은 재편되는 구조다.

“도구 사용자 아닌 설계자”…AI 네이티브 인재 쟁탈전

GM이 요구하는 인재상은 명확하다. 단순히 AI 생산성 도구를 활용하는 수준이 아니라, AI 시스템을 설계하고 모델을 학습시키며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수 있는 인력이다.

채용 대상에는 ▲AI 네이티브 개발 ▲데이터 엔지니어링 및 분석 ▲클라우드 기반 엔지니어링 ▲AI 에이전트 및 모델 개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AI 워크플로 설계 역량 등이 포함된다. 자동차 제조사가 점점 데이터·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차량 한 대에 탑재되는 코드가 1억 줄을 넘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IT 운영 인력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인사 기준 역시 ‘코드를 작성하는 사람’에서 ‘모델을 학습시키고 시스템을 설계하는 사람’으로 이동하고 있다.

GM 내부에서도 기술 조직 개편이 이어지고 있다. 자율주행 및 AI 분야 경험을 갖춘 인사들이 핵심 보직에 배치되며, 분산돼 있던 기술 부문을 통합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기존 IT 중심 구조에서 AI 중심 구조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AI는 비용 절감인가, 산업 권력 이동인가

이번 변화는 단순히 인력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내 권한 구조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자동차 기업의 전략 축이 엔진·차체 설계 중심에서 데이터·모델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의사결정 권한 역시 기술 플랫폼 조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산업 전략 전문가는 “완성차 기업들이 AI를 도입하는 단계를 넘어, AI를 핵심 자산으로 내재화하려는 경쟁에 들어섰다”며 “외부 솔루션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 모델 개발 역량을 축적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과정에서 전통 IT 직무는 축소되지만, AI 아키텍처 설계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역량은 기업 내 권력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자리 줄지만 새 시장도 열린다

AI 전환은 기존 직무를 줄이는 동시에 새로운 수익 기회도 만들어내고 있다. 대규모 차량 데이터를 축적한 기업들은 이를 기반으로 운전자 모니터링, 사고 분석, 도난 방지 서비스를 넘어 도로 파손 감지와 악화 속도 예측 모델까지 상용화하고 있다. 일부 도시와 계약을 체결하며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모빌리티 분야 투자 역시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자율주행 관련 기업들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은 신규 엔지니어링 캠퍼스를 확장하며 AI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안전성 논란도 병존한다. 원격 운영 과정에서의 충돌 사고 사례가 보고되고, 악천후 대응을 위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반복되는 등 기술 고도화와 안정성 확보가 동시에 과제로 남아 있다.

한국 자동차 산업에 던지는 질문

이 같은 흐름은 미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 AI 중심으로 재편되면, 부품사와 협력사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제조업에서도 AI 이해도와 데이터 활용 역량이 핵심 경쟁력이 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단순히 IT 인력을 확보하는 차원이 아니라, AI 네이티브 조직으로 전환할 준비가 돼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한다.

자동차 산업은 더 이상 철과 기계만으로 경쟁하지 않는다. 코드와 데이터, 그리고 모델 학습 능력이 기업 가치를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사무직 2만개 감소는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