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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 데이터센터, 서버보다 '내부망'이 중요해졌다"…LS에코에너지, 美 U...

클라우드가 단순 정보기술(IT) 인프라를 넘어 기업의 수익 구조와 운영 체계, 서비스 경쟁력을 다시 설계하는 전략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전환을 끌고 가는 동력은 분명했다.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데이터센터, 서버보다 '내부망'이 중요해졌다"…LS에코에너지, 美 U...

-전력 케이블 넘어 CCTV·출입통제 통신선까지 확대… AI 데이터센터 ‘내부 연결망’ 공략

-넷스카우트가 경고한 ‘가시성 전쟁’ 본격화… GPU 경쟁서 데이터 흐름·보안 경쟁으로 이동

플렉세라(Flexera)의 ‘2026 클라우드 현황 보고서’ 지역별 응답자 분포. 북미 지역 응답 비중이 62%로 가장 높았고, 유럽은 23%, 아시아·태평양(APAC)은 13%를 차지했다. 글로벌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 시장 논의가 여전히 북미 빅테크와 미국 데이터센터 투자 흐름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자료=넷스카우트]

클라우드는 이제 비용 절감의 시대를 지나 가치 창출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가치를 실제로 떠받치는 것은 화면 위 소프트웨어만이 아니라, 그 아래 복잡하게 얽힌 물리적 전력망과 데이터 배선망이다.

플렉세라(Flexera)의 ‘2026 클라우드 현황 보고서’ 그래프.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가 각각 88% 사용률로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양강 구도를 유지한 가운데,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은 68%로 뒤를 이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함께 기업들의 멀티클라우드·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이 강화되면서 클라우드 인프라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료=넷스카우트]

▲AI의 가치, ‘배선’을 타고 흐른다

21일 플렉세라(Flexera)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은 더 이상 단순한 비용 절감에만 매달리지 않는다. 사업부에 어떤 비즈니스 가치를 제공하느냐를 가장 중요한 지표로 본다는 응답은 전년 대비 12%포인트 늘어난 반면, 비용 효율성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비중은 오히려 6%포인트 감소했다. 클라우드가 단순 정보기술(IT) 인프라를 넘어 기업의 수익 구조와 운영 체계, 서비스 경쟁력을 다시 설계하는 전략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전환을 끌고 가는 동력은 분명했다.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GenAI)이다. Flexera의 보고서에 따르면 GenAI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가운데 가장 가파른 사용 증가세를 보였다. 현재 활용률은 58%로 전체 3위에 올랐고, ‘광범위하게 사용한다’는 응답 비중도 1년 만에 36%에서 45%로 뛰었다. 특히 모든 응답자가 어떤 형태로든 GenAI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한 점은 상징적이다.

클라우드의 새로운 가치라는 것은 결국 AI 워크로드가 만들어내는 연산 수요와 데이터 흐름의 가치라는 의미다. 그런데 이 화려한 소프트웨어 서사 아래에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전제가 하나 깔려 있다. 모든 AI 워크로드는 결국 어딘가의 물리적 데이터센터에서 처리되고, 어딘가의 케이블을 통해 이동한다는 사실이다. 바로 그 지점에서 21일 LS Eco Energy가 발표한 미국 UL 안전인증 확보는 단순한 수출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갖기 시작한다.

▲비효율, 아래로 전가될 뿐이다

LS에코에너지는 베트남 생산법인 LSCV의 통신 케이블이 미국 UL 화재안전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AI 데이터센터와 스마트빌딩에서 출입통제, 폐쇄회로(CC)TV, 경보 시스템 등에 사용되는 신호 전송용 통신 케이블이다. 회사는 이미 데이터 전송 케이블(UTP)을 북미 데이터센터에 공급해왔고, 앞서 전력 케이블에 대해서도 UL 인증을 확보한 상태다. 전력망과 통신망 양쪽을 동시에 겨냥하는 구조다. 겉으로 보면 평범한 제품군 확대처럼 보인다. 그러나 Flexera의 ‘2026 클라우드 현황 보고서(State of the Cloud Report)’와 겹쳐 읽는 순간 이 인증이 놓인 산업적 좌표는 전혀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보고서에서 가장 불편한 숫자는 ‘낭비(waste)’였다. 서비스형 인프라(IaaS)와 서비스형 플랫폼(PaaS) 영역에서 기업들이 자체 추정한 낭비 지출 비중은 29%로 집계됐다. 5년간 이어졌던 하락 흐름이 다시 반전된 것이다. 보고서는 그 배경으로 AI 워크로드와 신규 서비스 확대가 만들어낸 비용 구조의 복잡성을 지목했다. 실제로 AI 워크로드 비용 관리의 최대 난제로는 ‘예측 불가능하고 급증하는 사용 패턴’(27%)과 ‘그래픽처리장치(GPU)·중앙처리장치(CPU)의 비효율적 활용’(23%)이 나란히 꼽혔다.

여기서 하나의 결정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소프트웨어 계층에서 ‘예측 불가능성’과 ‘과잉 활용’으로 나타나는 비효율은, 물리 인프라 계층으로 내려오는 순간 ‘과잉 설계(overengineering)’라는 형태로 바뀐다. 워크로드가 언제 폭증할지 알 수 없는 운영자는 전력·냉각·배선 인프라를 결국 최악의 순간을 기준으로 설계할 수밖에 없다. AI 산업의 비용 비효율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센터 하부 인프라에 대한 ‘여유 용량(headroom)’ 수요로 전가된다. 결국 케이블 산업은 AI 붐의 효율을 먹고 성장하는 시장이 아니라, AI 붐이 만들어내는 구조적 비효율과 불확실성을 먹고 커지는 시장에 가깝다.

LS에코에너지 베트남 생산법인 전경 [사진=LS에코에너지]

▲가장 단단한 길목은 ‘안전 기준’이라는 진입장벽 위

그렇다면 이렇게 전가된 수요는 결국 어디로 흘러가는가. 가장 견고한 곳은 언제나 인증 문턱이 가장 높은 구간이다.

미국 데이터센터와 상업용 건물은 통신 케이블과 전력 케이블이 동일 공간에 함께 포설되는 구조가 많아 난연성과 화재 안전 기준이 특히 엄격하다. 미국 UL 인증이 사실상 시장 진입의 관문처럼 작동하는 이유다.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은 반대로 인증을 통과한 사업자에게 가격 협상력(pricing power)과 공급 지위를 제공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Flexera 보고서가 보여주듯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한 번 형성된 공급 구조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응답 기업 절반 이상이 여전히 온디맨드(on-demand) 방식을 유지하고, 약정 할인 프로그램조차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고 답한 배경 역시 전환 비용(switching cost)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이 같은 관성은 물리 인프라 영역으로 내려오면 훨씬 더 강하게 작동한다. 벽체와 천장, 서버랙 사이에 한 번 포설된 케이블은 단순 소프트웨어처럼 쉽게 교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LS에코에너지가 기존 북미 데이터센터 공급망에서 확보한 UTP 케이블 공급 관계 위에 UL 화재안전인증 통신 케이블을 추가한 것은 단순한 제품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완전히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미 구축된 인프라 라인 옆에 추가 제품군을 끼워 넣으며 기존 공급망의 관성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에 가깝기 때문이다.

플렉세라(Flexera)의 ‘2026 클라우드 현황 보고서’ 그래프. 중소기업(SMB) 시장에서는 AWS가 83% 사용률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유지한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는 76%에서 71%로 하락했고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도 60%에서 59%로 소폭 낮아졌다. AI·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확산 속에서도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검증된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 중심으로 인프라를 운영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료=넷스카우트]

▲‘AI 수혜주’가 아니라 ‘AI 비효율의 길목’

Flexera 보고서의 마지막 장은 2026년 이후 클라우드의 성공이 가치 극대화와 복잡성 관리에 달려 있다고 결론짓는다. 복잡성은 비용이고, 비용은 어딘가로 흐른다. 소프트웨어 계층에서 거버넌스와 FinOps로 통제하려는 그 복잡성의 일부는, 통제되지 못한 채 물리 인프라의 과잉 수요로 침전된다.

LS에코에너지의 이번 인증을 단순한 수출 확대로 읽으면 핵심을 놓친다. 정확한 좌표는 이렇다 — 이 회사는 AI가 효율적으로 작동할 때가 아니라, AI가 비효율적으로 작동하기에 더 많은 전력과 배선을 요구할 때 수혜를 본다. 이상호 대표가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말한 대목의 진짜 함의도 거기에 있다. 데이터센터용 통신 제품의 다변화는, AI 인프라가 ‘과잉을 전제로 설계되는’ 한 계속 두꺼워질 수밖에 없는 마진의 층위를 겨냥한 것이다.

비용 절감의 시대가 끝났다는 Flexera의 선언은, 역설적으로 누군가에게는 비용이 끝없이 발생하는 시대가 열렸다는 뜻이다. 그 비용의 가장 아래, 벽 속의 케이블에 LS에코에너지가 자리를 잡았다. 이상호 LS에코에너지 대표는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지속 확대하겠다”며, “특히 이번 인증을 계기로 데이터센터용 통신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미국 인프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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