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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 데이터센터 '800V' 전력설계 선점경쟁... GTC서 반도체 3사 격돌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와 나비타스반도체, 유럽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설계 구상인 '800 VDC(Volts Direct Current)'를 겨냥한 솔루션을 일제히...

AI 데이터센터 '800V' 전력설계 선점경쟁... GTC서 반도체 3사 격돌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용 서버 랙 시스템 렌더링 이미지. 엔비디아는 2027년 카이버 랙 출하 시기에 맞춰 800 VDC 전력 아키텍처를 본격 확산한다는 구상이다(사진:엔비디아).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와 나비타스반도체, 유럽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설계 구상인 '800 VDC(Volts Direct Current)'를 겨냥한 솔루션을 일제히 선보였다.

16일부터 19일까지 미국 산호세에서 열리고 있는 엔비디아 개발자 행사 GTC 2026에서다.

800 VDC는 엔비디아가 밀고 있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설계 방향성이다.

데이터센터 내 서버로 전력이 공급되는 과정을 보면 여러 변환 단계를 거친다. 외부에서 수만볼트 교류(AC) 전력이 들어오면 건물 변전실에서 수백V로 전압을 낮춘다. 이 AC 전력은 랙에 꽂힌 전원공급장치(PSU)에서 직류(DC) 54V로 변환한다. 54V DC는 또 한차례 12V로 전압을 낮춰야 한다. 이렇게 낮춰진 전력은 서버 메인보드 전압조정모듈(VRM)로 전달돼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사용하는 1V 미만 전압으로 최종 변환한다.

변환 단계마다 손실이 있을 수밖에 없다. 전력 손실은 곧 열 발생으로 이어진다.

엔비디아는 이 같은 전력 변환 단계를 줄이기 위해 서버 랙까지 800V 고전압 직류를 그대로 전달하는 방안을 고안했다. 한두 번의 전력 변환만으로도 GPU까지 전력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800 VDC 설계다. 이 설계가 적용되면 전기 배선 규모를 줄일 수 있다. 랙에 꽂히는 PSU 공간도 대폭 줄어든다. 변환 손실이 줄면 열 발생도 감소하기 때문에 냉각 인프라 투자 부담도 낮출 수 있다. 무엇보다 단일 랙 기준 메가와트(MW)급 구성이 가능해진다.

현재(위)와 미래(아래)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방식 비교. 지금은 외부에서 들어온 AC가 여러 장치를 거치며 여러 차례 변환된다. 엔비디아가 제안하는 미래 방식은 AC를 800V DC로 한 번에 바꿔 랙까지 그대로 전달한다. 변환 단계가 줄어든 만큼 에너지 손실도 줄어든다(사진:엔비디아).

세 회사가 이번 GTC에서 집중 공략한 제품군은 800V 전압을 6V로 낮추는 DC-DC 컨버터다.

TI는 질화갈륨(GaN) 소자를 활용한 800V→6V DC-DC 컨버터를 선보였다. 최대 변환 효율 97.6%, 전력 밀도 2000W/in³ 이상이다. 전력밀도는 엄지손가락 한 마디 크기인 1세제곱인치 부피 내에서 2000W를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800V 핫스왑 컨트롤러, 6V→1V 미만 컨버터도 선보였다.

800V 핫스왑 컨트롤러는 전원을 끄지 않고 부품을 교체할 때 안전을 담보하는 소자다. 커넥터가 연결되는 순간 전류가 한꺼번에 몰리면 불꽃이 튀는 등의 문제로 주변 부품이 손상될 수 있다. 핫스왑 컨트롤러는 이 순간을 감지해 전류가 서서히 들어오도록 제어한다.

ST는 800V→12V, 800V→6V 두 가지 신규 제품군을 공개했다. 기존에 출시한 800V→50V 솔루션과 함께 800 VDC 아키텍처 전 구간을 대응하게 됐다. ST가 지난해 10월 시연한 GaN 기반 프로토타입 컨버터는 전력 밀도 2600W/in³를 기록한 바 있다.

나비타스는 800V→6V 직변환 전력 공급 보드를 들고 나왔다. 스마트폰보다 약 20% 얇은 초저프로파일 설계로 GPU 보드와 최대한 가깝게 배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대 전력 변환 효율 96.5%, 전력 밀도 2100W/in³을 목표 수치로 제시했다.

엔비디아는 2027년 자사 카이버 랙 스케일 시스템이 본격 출하되는 시기부터 800 VDC 설계가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이버는 576개의 루빈 울트라 GPU를 연결하는 시스템이다. 랙 하나에 18개의 컴퓨트 블레이드를 배치하는 구조다.

AI 데이터센터 생태계를 쥐락펴락하는 엔비디아가 800 VDC 설계를 밀고 있는 만큼 PSU 제조사들도 이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델타일렉트로닉스, 라이트온 등 대만 PSU 강자들은 이미 엔비디아 800 VDC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TI나 ST의 직접 고객사가 될 기업들이다. 이 생태계에 참여하는 한국 기업은 없다.

한주엽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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