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 제미나이로 생성된 AI 이미지
[이코리아]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으로 일자리 소멸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실제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다양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이달 3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일자리가 사라지기보다 실제로는 업무 구조가 재편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전망을 제기했다. 보고서는 향후 2~3년 내 미국 일자리의 50~55%가 AI 영향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완전히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 일자리는 10~15% 수준에 그칠 것으로 바라봤다.
보고서는 일자리 변화를 ▲업무 단위 자동화 가능성 ▲대체 여부 ▲수요 확장성이라는 세 가지 변수로 나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자동화가 진행되더라도 수요가 확대되는 직무에서는 고용이 유지되거나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AI 도입 이후 직무 자체가 사라지기보다 동일 직무 내에서 역할과 수행 방식이 변화하는 ‘재설계’가 광범위하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BCG는 특히 사라지게 될 직업으로 콜센터 상담원을, 변화할 직업으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꼽았다. 콜센터 상담원와 같이 반복 업무가 많은 직업은 AI에 따른 자동화로 인력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AI로 개발 비용이 낮아져 오히려 일감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 BCG 보고서 갈무리
기업의 대응 방식에 따라 고용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BCG는 기업 경영진이 AI를 단순한 비용 절감 수단으로 활용할 경우 생산성 저하와 인재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직원 재교육(업스킬링·리스킬링)과 업무 프로세스 재설계를 병행하는 인재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경력 경로 재정의와 조직 구조 개편 등 전반적인 인사 체계 조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노동기구(ILO)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노동시장 변화가 단순한 일자리 감소보다 구조적 전환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바라봤다.
ILO가 2026년 발표한 ‘세계 고용 및 사회 전망(Employment and Social Trends 2026)’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실업률은 2026년에도 4.9%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며, 노동시장 전반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보고서는 인공지능(AI) 확산이 노동시장 내 특정 계층에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주목했다. 특히 청년층과 고학력 인력, 정보기술(IT) 기반 직무 종사자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집단으로 지목됐다.
실제로 보고서는 기업들이 AI 도입 초기 단계에서 기술 효과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신규 채용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기업들이 채용을 축소하거나 보류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 있는 청년층의 어려움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 세계 청년 실업률은 12.4% 수준이며, 교육·취업·훈련에 모두 참여하지 않는 계층의 비율도 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AI 노출도를 기준으로 보면 고소득 국가의 고학력 청년층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자동화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사무직과 전문직 비중이 높은 노동시장 구조와 AI 적용 범위가 해당 직무에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ILO는 이 같은 변화가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향후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 속에서 한국 노동시장만이 가진 고유한 특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인공지능으로 인한 노동시장의 변화와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기업의 AI 도입률이 아직 초기 단계(2021년 기준 3.8%)임에도 불구하고 고용 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특히 한국 기업들이 AI를 도입할 때 기존 인력을 해고하기보다 ‘신규 채용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인력 구조를 조정하는 경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하려는 청년층에게 AI 기술 확산이 더 큰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AI 노출도가 높은 직무일수록 청년 고용 비중이 줄어드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단순한 일자리 보호를 넘어선 교육·훈련 체계의 전면적 개편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세계경제포럼(WEF)은 AI가 고용에 미칠 영향에 대해 보다 비관적인 수치를 내놓았다. WEF가 발표한 ‘새로운 경제에서의 일자리를 위한 4가지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 경영진의 54%는 AI가 기존 일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기술 발전과 산업 구조 변화 등을 종합할 경우 2030년까지 약 1억 7,0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동시에 9,200만 개의 기존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WEF는 특히 AI 영향에 대해 단일 결론이 아닌 복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기술 확산 속도와 노동자의 적응 수준에 따라 고용 변화의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했다. 이 가운데 일부 시나리오에서는 자동화 속도가 노동시장 적응을 앞지를 경우 단기간 내 고용 감소가 집중되는 상황도 가능하다고 봤다.
또 기업들이 AI 도입 과정에서 비용 절감과 효율성 개선에 집중할 경우 기존 인력 축소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제시됐다.
WEF는 이에 대응해 기업과 정부의 역할을 함께 강조했다. 기업은 기술 도입과 인력 재교육을 병행하고, AI 활용 역량을 중심으로 직무와 조직 구조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데이터 활용 역량과 협업 방식, 의사결정 체계 등 조직 운영 전반을 AI 환경에 맞게 전환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정부 역시 교육·훈련 체계를 개편해 미래 인재 수요에 대응하고, 노동시장 정책을 통해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용 충격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평생교육 체계 강화와 직무 전환 지원 정책이 중요 과제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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