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연
“통신 전 영역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하겠다.” (정재헌 SK텔레콤 대표)
“통신과 AI 전환(AX) 기술의 솔루션화를 주도하는 AI 중심의 소프트웨어 기업이 되겠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이동통신사들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6에서 통신과 AI의 융합을 강조했다. AI 고도화와 더불어 통신 영역에도 신경을 쓰겠다는 의지다.
통신사들의 일성은 통신이 아예 청사진에서 빠져 있던 MWC 2025 때보다 진일보한 것이다. MWC 2025 당시 통신사들은 AI만을 노래했고 통신이라는 기본기를 등한시했다. 결과는 냉혹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모두 지난해 해킹에 연루되며 고개를 숙였다.
그 결과 생각지도 않았던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통신사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땅에 떨어진 고객 신뢰다. 어느 통신사든 보안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인식이 굳어지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통신사들이 뒤늦게나마 통신 영역을 일정 부분 챙기겠다고 선언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통신은 AI와 엮어야 할 대상이 아닌, 통신사의 본업이자 본류다. 통신 영역에만 공을 들여도 시간이 모자란다.
이미 통신사가 나서 해결해야 할 통신 현안만 해도 가득하지 않은가. 국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동통신 3사 전체 5G 기지국은 36만2000여개로 LTE 기지국(110만5000여개)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5G 요금제를 써도 시내에서 LTE로 잡히는 곳이 수두룩하다는 소비자 불만이 여전한 이유다. 국회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설비 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으며, 기지국도 충분히 설치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대 흐름인 AI 고도화도 중요하다. 하지만 본업인 통신 고도화를 통해 고객 불편부터 해소하는 게 통신사 본연의 책무다. 당장 고객 불편을 해소하지도 못하면서 AI 고도화를 외치는 통신사를 납득할 만한 고객은 거의 없을 것이다. 진정 지난해 땅에 떨어진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통신사들의 심사숙고가 필요한 때다.
김광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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