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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BC뉴스 포커스] AI 시대, 신앙은 어디에 서야 하는가

ABC뉴스=강현 기자 / 오늘날 인공지능(AI)은 인류 문명의 방향을 바꾸는 거대한 변곡점으로 등장했다. 산업혁명... 미래학자 안종배(국제미래학회 회장)가 최근 출간한 'AI 인류혁명 시대 교회의 미래와 기독교 AI 윤리'는 바로...

[ABC뉴스 포커스] AI 시대, 신앙은 어디에 서야 하는가

재앙과 축복의 갈림길에서 묻는 기독교적 분별력

ABC뉴스=강현 기자 / 오늘날 인공지능(AI)은 인류 문명의 방향을 바꾸는 거대한 변곡점으로 등장했다. 산업혁명 이후 가장 급진적인 변화라는 평가도 과장이 아니다. 그러나 기술의 눈부신 발전 속에서 우리는 정작 가장 중요한 질문을 충분히 던지고 있는가. “무엇이 가능한가?”가 아니라 “무엇이 옳은가?”라는 질문 말이다.

미래학자 안종배(국제미래학회 회장)가 최근 출간한 'AI 인류혁명 시대 교회의 미래와 기독교 AI 윤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인공지능을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신앙과 인간 존재의 문제를 시험하는 문명적 사건으로 바라본다.

저자는 성경의 두 장면을 통해 이 문제를 상징적으로 제시한다. 하나는 출애굽기에서 나일강의 물이 피로 변한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요한복음의 가나 혼인잔치에서 물이 포도주로 변한 사건이다. 같은 물이지만 하나는 재앙이 되었고 다른 하나는 축복이 되었다. 그 차이는 물 자체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거역했는가, 순종했는가에 있었다.

저자는 인공지능 역시 이와 같은 갈림길에 서 있다고 말한다. AI는 인간에게 엄청난 가능성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인간을 유혹하는 또 하나의 “선악과”가 될 수도 있다. 인간이 하나님 없이도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게 되는 순간, 기술은 도구가 아니라 우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특징은 단순한 기술 비판이나 막연한 신앙적 경고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AI 시대가 인간 존재와 교회의 사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며, 그 속에서 기독교가 어떤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탐색한다.

첫 번째로 제기되는 질문은 AI 시대 인간의 정체성이다. 인공지능이 사고와 판단을 보조하고, 때로는 인간의 결정을 대신하는 시대에 인간다움은 어떻게 정의될 수 있는가. 저자는 인간을 기능이나 데이터로 환원하려는 흐름에 맞서, 인간은 여전히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존재라는 성경적 인간관을 강조한다.

두 번째 논점은 트랜스휴머니즘과 포스트휴먼 사상이다. 인간을 업그레이드 가능한 존재로 보는 관점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저자는 그것이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신학적 개념을 심각하게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디지털 기술이 신앙 영역까지 확장되는 상황에서, 신앙이 편리한 소비 형태로 변질될 위험도 함께 경고한다.

세 번째로 다루는 문제는 미래 교회의 모습이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예배와 목회, 돌봄과 교육의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저자는 교회가 기술을 두려워하며 외면하는 것도, 반대로 무비판적으로 의존하는 것도 모두 위험하다고 본다. 행정과 분석 같은 영역에서는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기도와 사랑, 돌봄과 공동체성은 결코 대체될 수 없는 인간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책의 후반부는 보다 실천적인 논의로 이어진다. 저자는 AI 시대의 기준을 세우기 위해 기독교 AI 윤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구체화한 ‘기독교 AI 윤리 강령’과 ‘AI 사용 윤리 십계명’을 제시한다. 이는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실제로 기술을 사용할 때 적용할 수 있는 윤리적 지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메시지는 분명하다. AI 시대의 핵심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태도와 신앙적 분별이라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재앙이 될지, 아니면 축복이 될지는 기술의 발전 속도가 아니라 인간이 어떤 가치와 신앙을 기준으로 그것을 사용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오늘날 교회는 기술 문명 앞에서 종종 두 가지 극단 사이에서 흔들린다. 하나는 기술을 두려워하며 외면하는 태도이고, 다른 하나는 기술을 무비판적으로 숭배하는 태도다. 이 책은 그 사이에서 신앙적 책임과 윤리적 리더십을 요구한다. AI 시대에도 교회는 단순한 관찰자가 아니라, 인류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공동체라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삶 깊숙이 들어오는 시대에, 이 책은 교회와 그리스도인에게 하나의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기술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능하게 하는가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인간으로 남을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AI 혁명이 이미 시작된 지금, 이 책은 그 변화 속에서 신앙과 인간의 길을 다시 묻는 의미 있는 성찰로 읽힌다. 기술의 시대에 신앙의 방향을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하나의 나침반이 될 만한 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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