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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 데스크칼럼] 같은 전쟁, 다른 충격...한국 증시는 왜 더 흔들리나

중동발 긴장이 고조되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최근 흐름을 보면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A 데스크칼럼] 같은 전쟁, 다른 충격...한국 증시는 왜 더 흔들리나

코스피 변동성 주요국 상회...문제는 리스크가 아니라 ‘구조’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급락하면서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 효력 정지)가 발동된 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종가가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1]

[아시아에이=김수빈 기자] 중동발 긴장이 고조되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최근 흐름을 보면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같은 충격에도 왜 한국 증시는 더 크게 출렁일까.

이번에도 양상은 비슷했다.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조정을 받는 과정에서 코스피는 낙폭과 변동 폭 모두 주요국보다 컸다. 미국 S&P500이나 유럽 주요 지수가 비교적 빠르게 균형을 찾아가는 동안, 국내 시장은 급락과 반등을 반복하며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갔다. 결국 차이는 방향이 아니라 ‘강도’에서 갈렸다.

이 격차는 수급 구조에서 먼저 드러난다. 한국 증시는 외국인 투자 비중이 시가총액 기준 약 30% 안팎으로 높은 편이다. 평상시에는 유동성을 공급하는 축이지만, 리스크가 커질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자금 이탈이 빠르게 나타나며 시장 변동성을 키운다.

환율 역시 같은 축 위에서 움직인다. 최근 달러 강세 속에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환차손 부담이 커졌고, 이는 추가적인 매도 압력으로 이어졌다.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동시에 흔들리는 구조다.

그러나 문제를 외부 변수로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시장 내부에 있다.

코스피는 여전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특정 산업 의존도가 높다. 글로벌 경기나 교역 환경이 흔들릴 경우 충격이 곧바로 지수 전반으로 확산되는 구조다. 특정 업종의 변동이 시장 전체의 변동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여기에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불리는 구조적 요인이 겹친다. 낮은 주주환원율과 정책 불확실성, 지배구조 이슈는 평상시에도 밸류에이션을 제한해왔다. 리스크 국면에서는 이 요인이 그대로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한국 증시는 일정한 패턴을 반복한다. 상승기에는 덜 오르고, 하락기에는 더 크게 흔들린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위험이 커질 때 가장 먼저 비중을 줄이는 시장이라는 의미다.

여기서 한 가지 불편한 질문이 남는다.

지금 한국 증시가 과도하게 흔들리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그동안 상대적으로 과대평가돼 있던 안정성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일까.

두 가능성 모두 배제하기 어렵지만, 최근 흐름은 후자에 더 가깝다. 같은 충격에도 반복적으로 더 크게 흔들린다는 점에서다. 이는 일시적인 과민 반응이라기보다, 구조적으로 내재된 취약성이 드러난 결과로 보는 편이 설득력이 있다.

결국 문제는 충격이 아니라 구조다. 외부 변수는 언제든 반복되지만, 그 충격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는 시장 체질에 달려 있다. 지금 한국 증시는 충격을 흡수하기보다 확대하는 쪽에 가깝다.

그렇다면 답도 단순하다.

변동성을 탓할 것이 아니라,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

주주환원 정책, 시장 신뢰도, 산업 편중 등 반복적으로 지적돼 온 문제들이 그대로 남아 있는 한, 한국 증시는 외부 충격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시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시장을 안정시키는 단기 처방이 아니라, 시장이 스스로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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