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실질심사 출석하는 세 살 딸 학대 치사 친모. 연합뉴스
6년 전 친모에게 살해된 세살배기 아동과 관련해, 사망 이후에도 학대 가능성을 알리는 위기 정보가 여러 차례 감지됐지만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실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에는 2021년 10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총 9차례에 걸쳐 해당 아동의 학대 위험 신호가 기록됐다.
이 시스템은 건강검진 여부, 어린이집 결석, 단전·단수 등 44종 정보를 분석해 위기 아동을 선별한다. 해당 아동의 경우 의료기관 미진료, 건강보험료 체납, 예방접종 미실시 등 징후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가운데 조사 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2021년 10월 단 한 차례뿐이었다. 이후 8차례 경고는 위험도가 낮다는 이유로 제외되면서 관할 지자체의 현장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현장 조사에서도 친모가 다른 아동을 대신 보여주면서 범행은 드러나지 않았다.
이 같은 공백은 AI 기반 위험도 평가 체계와 연관된 것으로 분석된다. 시스템은 매 차수마다 위험도가 높은 상위 1만5000여명을 선별하는 방식인데, 해당 아동은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또 2세 이하 아동과 달리 3세 이상은 의료 관련 위기 정보가 있어도 전수조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남 의원은 “위기 신호가 반복됐는데도 사망 사실조차 확인되지 않은 것은 아동보호 시스템의 구조적 허점”이라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점수 중심의 선별 방식에서 벗어나 반복적 위험 신호에 대한 적극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유사한 위기 정보가 수년간 누적된다면 위험 점수와 관계없이 즉각 점검해야 한다”며 “불시 방문과 아동 대면 조사, 주변인 면담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친모 B씨는 2020년 3월 시흥 정왕동 자택에서 딸을 살해한 혐의로 최근 구속 송치됐다. 공범인 30대 남성도 시신 유기 혐의로 함께 검찰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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