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 고령층 고용률은 OECD 국가 가운데 최상위지만 노인 빈곤율 역시 높습니다.
일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생계를 위해 일터를 떠나지 못하는 노인들이 적지 않은데요.
평생 일했지만 70세를 넘어서도 일을 멈출 수 없는 현실.
매일 수백 킬로미터를 달리는 한 화물차 기사의 하루를 방준원 기자가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주름진 손으로 화물 배차 앱에서 일감을 찾습니다.
77살 박종식 씨는 일주일에 닷새 화물차를 몹니다.
이날 잡은 배차의 목적지는 세종…
["오늘 운이 상당히 좋은 거죠."]
비 내리는 날 행여 화물이 상할까 꼼꼼히 포장하고, 결속 작업까지 마치면 비인지 땀인지 몸이 흠뻑 젖습니다.
[박종식/77세/화물차 기사 : "(서울) 시내는 막히고 시간도 많이 걸리잖아요. 근데 대전 이런 데는 고속도로 타면 쭉 가잖아요. 그게 편해요."]
짐을 내려놓자마자 밥 한 끼 챙길 새도 없이 다음 배송에 나섭니다.
하루 달린 길만 400km가 넘습니다.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건 쏟아지는 졸음입니다.
["졸음은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래 갖고 시간 날 때마다 잠깐 눈 붙이고 가는..."]
이날 10시간 넘게 일하고 25만 원을 벌었는데, 기름값과 고속도로 통행료를 빼면 손에 남는 건 10만 원 남짓.
["(이제는 일을) 쉬고 싶죠 무조건. 지금 아주 지긋지긋해요."]
하지만 생계 때문에 운전대를 놓을 순 없습니다.
연금으로 받는 50만 원에서 단칸방 월세 30만 원에 생활비가 빠져나가면 여윳돈은 거의 없습니다.
[박종식/77세/화물차 기사 : "혼자돼 갖고 있으니까 내가 안 하면, 안 움직이면 먹고살 길이 막막하거든요. 연금도 많이 안 나오고 그러니까요."]
70세 이상 고령층 세 명 중 한 명은 일을 하거나 일자리를 구하고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절반은 박 씨처럼 생계를 위해 일터를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 씨는 오늘도 운전대를 잡습니다.
KBS 뉴스 방준원입니다.
촬영기자:윤재영/영상편집:이상미/그래픽:유건수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