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특히 인천시장 선거는 후보 개인의 경쟁력만으로 치러지지 않는다. 후보 뒤에서 전략을 짜고 조직을 움직이며 메시지와 정책을 설계하는 사람들이 선거의 또 다른 얼굴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후보 캠프가 인천 지역 다수 의석을 앞세운 거대 여당의 조직력을 내세웠다면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 캠프는 현역 시장의 행정 경험과 각 분야 인사들의 결합을 통해 외연을 확장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후발주자인 개혁신당 이기붕 후보 캠프는 중앙당의 주목도와 소수 정당 특유의 기동성을 앞세워 존재감 확장에 나섰다. 지방선거 기획 세 번째 순서로 세 후보 캠프를 움직이는 사람들을 통해 각 후보의 세력 기반과 선거 전략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가 21일 인천시 미추홀구 옛 시민회관 쉼터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지지를 호소하며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더불어민주당 ‘당찬캠프’… 거여 조직력 앞세운 ‘선거 공동 설계자들’
인천 지역 국회의원 13석 중 11석을 차지한 ‘거여(巨與)’ 더불어민주당의 총력 지원을 받는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 캠프에는 예상대로 현역 의원들이 대거 투입됐다. 지역 의석 대부분을 장악한 조직력으로 선거 초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다.
박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인 ‘당찬캠프’ 상임고문에는 연수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송영길 전 당대표와 박남춘 전 인천시장이 이름을 올렸다. 두 사람은 중앙 정치권과 인천 시정 경험을 상징한다. 고남석 인천시당위원장과 김교흥·맹성규·유동수 의원, 원학운 전 민주노총 인천본부장은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캠프의 큰 틀을 이끈다.
실무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큰 라인은 현역 의원들이 맡은 각급 본부다. 허종식·정일영 의원은 총괄본부를 맡아 캠프 운영 전반을 지휘한다. 박선원 의원은 전략·무능 시정 심판 본부를 맡아 선거 전략과 공세의 방향을 잡고, 이용우 의원은 정책·TV토론 본부를 담당한다. 모경종 의원은 홍보·메시지 본부를 맡아 대외 메시지를 조율한다.
언론인 출신 이훈기 의원의 역할도 작지 않다. 이 의원은 공보단장과 기초자치단체 협력 본부장을 겸하며 대언론 대응과 군·구 단위 선거 조직 연계를 맡았다. 남영희 지역위원장은 유세본부를 이끈다. 전략과 정책, 메시지, 공보, 유세를 현역 의원과 지역 핵심 인사들이 나눠 맡는 구조다.
캠프 상층부에서 눈에 띄는 인물은 원학운 전 민주노총 인천본부장이다. 원 전 본부장은 다선 의원들과 함께 공동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오랜 기간 인천 노동 현장을 이끌어온 그의 합류는 노동계 지지 확보를 넘어 제조업 벨트와 항만 노동자 표심을 묶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시민사회 라인에서는 이성재·박인규 인천시민정치광장 공동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조택상 전 인천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은 장정구 전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과 시민참여본부를 이끈다. 이들은 정당 밖 시민사회 네트워크와 지역 활동가 그룹을 캠프 안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경제계 인사로는 오명석 ㈜엠에스오팜 대표와 채희성 ㈜삼창이앤지 회장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한 축을 이루는 가운데 지역 기업인들을 함께 세운 것은 ‘친노동’ 색채를 조절하고 경제계 접점을 넓히려는 인사로 풀이된다.
안보 분야에서는 최용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공동의장이 고문으로, 이병록 전 해군 제독과 강명도 전 경민대 북한학과 교수가 안보특보로 참여했다. 서해5도와 북방한계선, NLL을 품은 인천에서 안보는 시장 선거의 핵심 의제다. 이들의 기용은 안보를 이념 공방이 아닌 시정 과제로 다루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김교흥 의원이 이끄는 ‘당찬 인천’ 위원회는 문화·예술·체육과 직능, 경제, 소상공인, 사회복지, 에너지정책 등을 포괄한다. 직능1을 맡은 매상진 전 인천시 정무비서관은 박남춘 전 시장의 측근으로, 직능2를 맡은 박구는 김교흥 의원 조직국장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의 배치는 인천 민주당 내 주요 흐름을 캠프 안으로 끌어안으려는 성격이 강하다.
유동수 의원이 맡은 ‘힘찬 정책’ 위원회는 소상공인·자영업·노동·산업, 청년·스타트업, 의료·보건 분야를 담당한다. 건설·교통, 사회복지, 여성·가족, 실버 분야는 ‘알찬 시정’ 위원회가 맡는다. 윤대기 변호사가 이끄는 공정·클린 선거 본부에는 변호사 11명이 부본부장으로 배치돼 법률 대응을 맡는다.
한 사람의 책사보다 조직과 인물을 기능별로 배치한 것이 당찬캠프의 특징이다. 현역 의원들이 선거의 골격을 짜고,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현장을, 경제·안보·정책·법률 라인은 취약 의제를 보완했다. 박 후보를 시장으로 만드는 사람들은 후보 뒤에서 표밭과 의제를 나눠 맡은 ‘선거 공동 설계자들’인 셈이다.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가 21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역 인천발 KTX역 앞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국민의힘 ‘정복캠프’… 현역 시장 실행력 뒷받침한 ‘시민연합군’
국민의힘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인 ‘정복캠프’는 보수 진영 원로와 현역 의원, 여성·노동·경제·문화계 인사, 언론·정책 전문가 그룹을 배치한 총력전 체제로 짜였다.
명예선대위원장에는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나경원·안철수 국회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상임고문단에는 심정구·민봉기·이경재·유필우 전 국회의원과 김학준 인천대학교 이사장, 안길원 전 인하대학교 총동창회장, 안승목 인천경영포럼 회장이 참여했다. 후원회장은 조진형 전 국회의원이 맡았다.
선대위 의장단에는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윤성 전 국회부의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허회숙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인천지역회의 부의장이 배치됐다. 허 전 부의장은 인일여고 교장과 인천시의원을 지낸 교육계 원로로, 교육계와 여성층으로 외연을 넓히려는 인선으로 읽힌다.
총괄선대위원장단에는 정유섭 전 국회의원이 상근으로 배치됐고, 윤상현·배준영 국회의원과 홍일표·박상은·이학재 전 국회의원이 합류했다. 여기에 박영월 인천시여성단체협의회장, 위계수 인천시장애인단체총연합회장, 강국창 인천경영자총협회 회장, 조윤주 한국노총 인천지역본부 상임부의장, 김재업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인천광역시연합회장, 신성영 인천시의회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여성계에서는 박영월 회장의 합류가 눈에 띈다. 대한어머니회 인천시연합회장을 거쳐 인천시여성단체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박 회장은 지역 여성단체 네트워크의 구심점으로 꼽힌다. 조윤주 한국노총 인천지역본부 상임부의장의 참여도 상대 진영의 노동계 우위 구도에 균열을 내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실무 라인은 인천시정 경험을 가진 인사들이 전면에 포진했다. 신재경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이 상근 총괄선대본부장과 지역총괄본부장을 맡고, 황효진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과 박민서 인천스페셜올림픽코리아 회장이 총괄선대본부장단에 합류했다. 박 회장은 조직총괄본부장을 겸하고, 박판순 인천시의회 의원은 직능총괄본부장, 이종렬 전 인천연구원 원장은 자문교수단장을 맡았다.
이종렬 전 원장은 유 후보 캠프의 ‘정책 실행력’을 뒷받침하는 상징적 인물이다. 교수 100인 지지 선언과 정책 전문가 1천인 선언으로 이어진 흐름도 행정 경험과 정책 역량을 앞세운 유 후보 캠프의 전략과 맞닿아 있다.
언론·공보 라인에는 고대영 전 KBS 대표이사, 김재철 전 MBC 대표이사, 김백 전 YTN 대표이사, 송현승 전 연합뉴스 대표이사, 최영범 전 아시아경제 대표이사 등이 자문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대변인단에는 유중호 전 인천언론인클럽 회장, 고주룡 전 인천시 대변인, 이상구 전 인천시 시민소통수석, 김대중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이 배치됐다.
후보 보좌 라인은 시정 경험이 있는 실무형 인사들로 구성됐다. 비서실장은 심인보 전 인천시 비서실장, 정무실장은 김용배 전 인천시 시민소통담당관, 수행실장은 서우진 전 인천시 정무소통실장이 맡았다.
정복캠프는 별도로 ‘시민참여선거대책위원회’도 꾸렸다. 이행숙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이 위원장을 맡은 이 조직은 300만 인천 시민 누구나 직접 참여 의사를 밝히고 합류할 수 있도록 한 시민 참여형 선대위다.
정복캠프의 특징은 보수 진영 원로와 현역 의원, 인천시정 경험을 가진 실무진 위에 여성·노동·경제·문화·언론·정책 전문가 그룹을 덧댄 데 있다. 유 후보를 시장으로 만드는 사람들의 인적 구성은 ‘현역 시장의 실행력’을 선거 현장과 여론전에 옮기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분석이다.
개혁신당 이기붕 인천시장 후보가 21일 옥련시장 입구에서 출정식을 열고 유세를 펼치고 있다.<이기붕 후보 선대위 제공>
# 이기붕 캠프…이준석 브랜드로 승부하는 ‘중앙 직할 기동대’
여야 두 당 후보보다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든 개혁신당 이기붕 인천시장 후보 캠프는 중앙당 지원을 전면에 내세운 압축형 선대위다. 인천·서울·경기 등 수도권 선거를 하나로 묶는 공동선대위 체제를 통해 취약한 지역 조직력을 이준석 대표의 인지도와 수도권 후보 간 연대 효과로 보완하겠다는 전략이다.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준석 대표가 맡고, 천하람 원내대표는 인천선대위에 상주하며 선거를 총괄 지휘한다. 이 후보 개인의 지역 기반이 거대 양당 후보들에 비해 약한 만큼 중앙당의 주목도를 후보 인지도로 연결하려는 포석이다.
공동선대위원장단에는 조응천 경기도지사 후보와 김정철 서울시장 후보, 김성열 경기 하남시갑 후보, 천하람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이 이름을 올렸다. 인천시장 선거를 서울·경기와 묶어 수도권 개혁신당 바람을 만들겠다는 의도다.
인천 현장 조직은 이 후보가 인천시당 선대총괄단장을 직접 맡고, 김진섭 수석대변인 겸 사무장이 실무를 총괄하는 구조다. 김민준 인천시당 부위원장 겸 미래희망위원장은 미디어를, 강신학 연수구의원 후보는 정책을, 박소원 남동구의원 후보는 양성평등 전략을 담당한다. 회계와 조직, 청년, 환경, 지방자치 분야도 별도 담당자를 세웠다.
소수 정당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시장 선거와 기초의원 선거를 하나의 조직망으로 묶은 점도 특징이다. 강신학·박소원 후보가 각각 기초의원 선거를 치르면서 시장 캠프 실무를 함께 맡는 방식이다.
특히 정승연 연수갑 보궐선거 후보의 합류로 공동선대위도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공천에서 탈락한 뒤 개혁신당에 합류한 정 후보는 연수구갑 조직 일부를 캠프 쪽으로 끌어오는 효과를 냈다. 지역 조직이 약한 이 후보 캠프 입장에서는 연수구를 중심으로 현장 접촉면을 넓힐 수 있는 카드다.
이기붕 캠프의 승부처는 중앙당의 인지도와 연수구 중심의 지역 조직을 결합하는 데 있다. 거대 양당처럼 촘촘한 인물망은 아니지만, 이 후보를 만드는 사람들의 인적 구성은 중앙당의 주목도와 소수 정당의 기동성을 선거 현장에 옮기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관측이다.
유정희 기자 r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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