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5만원 들어있는 내 스벅 카드, 3만원 이상 안 쓰면 한 푼도 못 돌려받는다고?” [이슈, 풀어주리]

출근길에서도, 퇴근길에서도. 온·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를 풀어드립니다. 사실 전달을 넘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인 의미도 함께 담아냅니다. 세상의 모든 이슈, 풀어주리!

출근길에서도, 퇴근길에서도. 온·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를 풀어드립니다. 사실 전달을 넘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인 의미도 함께 담아냅니다. 세상의 모든 이슈, 풀어주리! <편집자주>

2023년 5월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의 결제 단말기.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뉴스1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 데이’ 마케팅 논란이 확산되면서 선불카드 환불 규정을 둘러싼 소비자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스타벅스 카드에 충전한 돈을 돌려받으려 해도 카드 잔액의 60% 이상을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사실상 환불을 막는 구조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스타벅스 카드 이용약관에는 마지막 충전액 기준으로 60% 이상(1만 원 이하는 80%) 사용해야 남은 금액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예컨대 5만 원을 충전했다면 최소 3만 원을 사용해야 잔액 반환이 가능하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매를 위해 환불하려는데 환불받기 위해 다시 소비해야 하는 모순적인 구조”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스타벅스 앱 탈퇴 인증과 환불 후기 등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충전금은 사실상 현금인데 기업이 돌려주는 조건을 정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사용하지 않은 스타벅스 카드 잔액 반환을 요구하는 지급명령 신청을 법원에 제기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스타벅스코리아는 결국 한시적 예외 조치를 내놨다. 스타벅스는 오는 6월 1일부터 14일까지 2주 동안 사용 비율과 관계없이 선불카드 잔액을 환불해주기로 했다. 고객은 스타벅스 모바일 앱을 통해 환불을 신청할 수 있으며 환불금은 신청 후 7영업일 안에 지급된다. 환불 가능 한도는 계정당 최대 200만 원이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선수금(선불충전금) 규모는 4275억 6115만원에 달한다.

“60% 사용 후 잔액 환불”…‘상품권 깡’ 막으려 만든 제도

스타벅스 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논란의 핵심인 ‘60% 사용 후 잔액 환불’ 규정은 스타벅스만의 정책이 아니다. 국내 대부분의 상품권과 선불카드에 동일하거나 유사한 기준이 적용된다. 메가커피와 투썸플레이스 등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는 물론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상품권, 문화상품권 등도 대체로 60% 이상 사용 시 잔액 환불이 가능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1만 원 이하 상품권은 80% 이상 사용해야 한다.

해당 기준은 1999년 폐지된 상품권법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는 이른바 ‘상품권 깡’과 불법 할인 유통을 막기 위해 상품권 액면가의 80% 이상을 사용해야 잔액 환불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후 소비자 불편이 크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기준이 60%로 완화됐고, 현재는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

현행 공정위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은 ‘유효기간 경과 전 금액형 신유형 상품권의 경우 금액의 100분의 60(1만 원 이하는 100분의 80) 이상에 해당하는 물품 등을 제공받고 고객이 잔액의 반환을 요구하는 경우, 발행자 등은 잔액(구매액을 기준으로 사용 비율에 따라 계산하여 남은 비율의 금액)을 반환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이는 강제 규정이 아니라 기업이 무조건 이행해야 할 의무는 없으며 기업이 자체적으로 더 완화된 정책을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배달의민족 교환권도 사용을 위해 등록한 경우 60% 이상의 금액을 사용한 경우에 잔액이 현금으로 환불된다. 모바일문화상품권을 발행하는 컬쳐랜드도 홈페이지를 통해 유효기간 경과 전 상품권 금액의 60% 이상을 사용했다면 환불이 가능하다고 안내되어 있다. 반면 네이버페이 머니, 카카오페이 머니, 쿠페이 머니 등은 별도 사용 조건 없이 충전 잔액을 전액 인출할 수 있다.

스타벅스 카드와 이들 간편결제 서비스의 차이도 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는 전자금융거래법상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분류되지만 스타벅스는 모든 매장이 본사 직영 형태라 사실상 단일 가맹점으로 간주된다. 이 때문에 금융업 규제가 아닌 상품권 표준약관 중심으로 관리받고 있다.

공정위 “개선 검토”…하지만 ‘전액 환불’엔 난제도

오월을 사랑하는 모임 등 광주시민단체 들이 2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천동 이마트 광주점 앞에서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을 규탄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정위도 표준약관 개정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핵심 쟁점은 기업의 사회적 논란이나 도덕적 귀책 사유가 발생했을 때 소비자가 사용 비율과 관계없이 전액 환불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할지 여부다.

현재 표준약관은 구매 후 7일 이내에는 전액 환불을 허용한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원칙적으로 60% 이상 사용 조건이 적용된다. 예외적으로 상품 제공이 불가능하거나 기업이 일방적으로 사용 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한 경우에만 전액 환불이 가능하다. 문제는 스타벅스 사례처럼 사회적 논란으로 인해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불매에 나선 경우다. 현행 규정상 이를 전액 환불 사유로 인정할 근거는 없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기업의 명백한 사회적·도덕적 귀책으로 소비자가 서비스 이용을 거부하는 상황에 대한 보호 장치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정위와 국회에 관련 제도 개선을 촉구하며 “소비자가 원할 경우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선불금을 돌려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제도 개정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기준의 모호성이다. 기업의 사회적 논란이 어느 정도 수준이어야 전액 환불 사유로 인정할 수 있는지 명확한 기준을 세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자칫 특정 논란이나 온라인 여론만으로 대규모 환불 요구가 이어질 경우 기업 경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상품권이 사실상 현금 이체 수단처럼 악용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고액 상품권을 구매한 뒤 일부만 사용하고 잔액을 환불받는 방식으로 현금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구조적 차이도 변수다. 스타벅스처럼 직영 체제인 기업은 본사가 직접 환불을 관리할 수 있지만 가맹점 중심 브랜드는 현장 대응 부담이 점주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 공정위는 소비자 보호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함께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공공기관들까지 손절.. 스타벅스 탱크데이 사태 총정리

불매 운동에 고소까지 시작된 스타벅스 탱크데이 후폭풍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