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탈, 그만큼 외국인 비중 많았기 때문
기존에도 갑작스러운 하락 존재...12% ↓ 전례도
펀더멘탈 상 1달 이상 하락 이어지지 않아 조언
이란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구글의 '터보퀀트(TurboQuant)' 이슈까지 반도체 K2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같은 악재들이 우리 증권시장에 찬물을 끼얹으며 개미들의 손실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가 제기된다.
31일 증권가에 따르면 현재 5000선 붕괴 가능성에 대한 위기감과 함께 일부에선 저가매수 기회라는 냉철한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안갯속에 갇힌 모습이다.
터보퀀트는 구글이 발표한 인공지능(AI) 추론 최적화 기술이다. 문제는 메모리 반도체 사용량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부분이다. 터보퀀트는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대화를 처리할 때 사용하는 '키-값 캐시(KV Cache)' 메모리 사용량을 최대 1/6로 줄이는 압축 알고리즘으로, 바꿔 말하면 기존 서버 필요대수를 1/6 수준으로 줄이거나, 지금 서버가 하는 일을 6배 크게 할 수도 있다는 뜻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증시는 큰 하락을 기록 중이다. 31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한달간 이란사태 여파와 그간의 상승장 지속에 따른 피로감 등으로 하락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가 2월 26일에 종가 기준 역대 최고점인 6307.27포인트를 기록했지만, 30일 종가는 5277.30포인트에 머물렀다. 달포 만에 16%대 급락인 셈이다.
반도체공장 내부 클린룸에서 작업 중인 근무자들 [사진=삼성전자]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심리적 문제로 "5300선이 뚫리면 5000선 이탈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고 예측했다. 그는 "증시 심리는 재작년 연말 계엄과 지난해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시점과 유사한 수준까지 내려온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현재 심리적인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며 방향성을 주시할 필요를 짚었다.
다만,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일시적 현상으로 한 달을 기준으로 반등이 시작될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과거 기업 이익 성장에 기반한 지수 장기 상승 추세에서는 (코스피, 월간 기준) 최대 12%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해당 국면에서 일반적인 조정 기간은 1개월이었다"고 언급했다.
한편, K2에 대해 외국인이 줄곧 팔고 개인이 이를 사들이는 상황에서의 급격한 붕괴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일에서 30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에서만 16조2942억원을 순매도했다. 다만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는 이 종목을 15조2794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매도 물량을 거의 고스란히 받은 셈. SK하이닉스도 외국인은 7조2365억원 순매도, 개인은 6조3323억원 순매수로 정확히 거꾸로 가는 패턴이다.
환율 1500원 돌파에 따른 외국인의 기계적 이탈만으로 보기엔 과도한 매도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는 나온다.
다만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집중적으로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최근 외국인 매도 규모에 비해 지분율은 오히려 역대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던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연구원은 "2000년 이후 현재를 포함해 세 번의 강세장에서 외국인이 국내 증시를 끌어올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외국인의 매수 혹은 매도에 대해 지나친 경계나 기대를 할 건 아니라고 짚었다.
아울러 김준영 iM증권 연구원도 2분기 증시를 '멀티플 장세'가 아닌 '이익 장세'로 전망하고, 실적 중심의 선별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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