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의 ‘5·18 포럼’ 발언을 고리로 윤리위 제명 징계안을 공식 제출한 데 이어 ‘의원 직무정지법’이라는 추가 압박 카드를 꺼내 들자 야당이 ‘위헌적 다수결 폭정’이라며 강력히 맞섰다. 헌법상 제명 요건 우회 논란과 민주화운동 왜곡 처벌이라는 두 개의 정당성이 강하게 충돌하면서 5·18 포럼 여파가 입법권 남용 논쟁의 최전선으로 부상했다. 단순한 여야 간 말싸움을 넘어 여당의 윤리위·입법 투트랙 공세와 야당의 대의권 침해 반발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본질적 입법 대치 정국으로 전환된 양상이다.
이번 사태를 관통하는 첫 번째 핵심 쟁점은 더불어민주당이 취한 압박 수단과 그에 따른 위헌성·실효성 논란이다. 민주당은 이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명 징계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해 정식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동시에 헌법 제64조가 명시한 의원 제명 요건(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의 현실적 벽을 고려해 과반 의석(150석)만으로 가결 가능한 ‘최장 1년 직무정지’ 국회법 개정안까지 함께 발의했다. 제명안 제출로 명분을 세우고 직무정지법으로 실질적인 의정 활동 봉쇄를 노린 셈이다. 이에 대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제명이 불가능하자 과반 의석으로 사실상의 제명 효과를 내려는 위헌적 표적 입법이자 다수당의 입틀막”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직무정지법이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위헌 법률 심판으로 이어져 정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다른 한 축은 국민의힘 내부의 복잡한 정치적 셈법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포럼에서 나온 극단적 발언들에 대해 “부적절하다”며 선을 그었지만 당 차원의 공식 징계에는 신중을 기하고 있다. 자칫 출당이나 중징계에 나설 경우 강성 보수 지지층의 반발을 사 세력이 균열될 수 있고, 반대로 미온적으로 대응할 경우 호남 민심과 중도층 이탈이라는 상처를 입게 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 같은 야당의 딜레마를 파고들며 “부적절함을 인정하면서도 당내 징계를 방치하는 것은 방조”라며 윤리위 제명안 가결과 윤리특위 구성 협조를 고리로 압박의 수위를 최대로 끌어올리고 있다.
상임위원회 파행도 현실화됐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에서는 여당 의원들의 이 의원 퇴장 요구와 여야 의원들의 설전이 오가자 정회가 반복되며 민생 법안 심사가 뒷전으로 밀려났다.
5·18 포럼이 불러온 이번 파문은 ‘제명안 제출과 직무정지 추진을 통한 역사 왜곡 단죄냐, 다수당의 대의권 침해와 표적 입법이냐’라는 명분 싸움으로 확장됐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