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사적지 국가사적 지정, 지금이 적기다”
전남광주시와 로드맵 만드는 신웅주 조선대 교수
60곳 중 국가사적 ‘전무’…국가유산청 이례적 지정 제안
“보존 가치 확인된 곳부터”…국가유산위원회 위원 활동도
2026년 07월 28일(화) 19:50
1980년 5월 항쟁의 무대가 됐던 전남광주시의 사적지 60곳 가운데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곳은 아직 한 곳도 없다. 최근 국가유산청은 5·18 민주화운동 관련 시설의 국가사적 지정을 지자체 측에 먼저 제안했다. 지자체가 국가유산청에 국가사적 지정을 신청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국가유산청이 먼저 지정을 제안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5·18 국가사적 지정을 위해 국가유산청과 소통하는 등 전남광주시와 함께 로드맵을 만들어 가고 있는 신웅주<사진>국가유산위원회 세계유산분과 위원(조선대 건축학과 교수)은 “날아가는 새를 잡기 위해선 웅크렸다 손을 뻗는 모션을 취해야 하듯 전남광주시도 눈앞에 다가온 기회를 놓치지 말고 제대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은 국가유산청 국가유산 재난안전위원회 위원이자 전남 문화유산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맡고 있는 문화유산 건축 분야 전문가다.
현재 광주와 전남에는 각 30곳의 5·18 관련 사적지가 지방 지정 유산 등으로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지방정부의 재정 여건상 이들 사적지를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신 교수는 60개에 달하는 사적지를 한꺼번에 모두 신청하기보다는 가치 입증과 정비가 완료된 시설부터 우선적으로 신청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신청에 필요한 학술 용역을 발주하면 예산 확보부터 용역까지 1년 이상 기간이 소요돼 신청 가능한 사적지부터 신속하게 접수해 지정, 등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18 역사에 대한 학술적 증명은 5·18기념재단 등의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보완되고 있지만 공간이 지닌 건축적·유산적 가치에 대한 입증은 옛 전남도청 일대와 전일빌딩245, 금남로 일대 등 일부 지역에서만 이뤄진 상태에요. 전남광주시가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공간 하나하나의 가치를 규명하며 기록화해 나가야 합니다. 준비가 완료된 곳을 먼저 추려서 신청한 뒤, 향후 연구 과정을 거쳐 가치를 차례로 입증하며 지정 대상을 확대해 나가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죠.”
신 위원은 5·18 사적지가 국가유산으로 지정될 경우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보존과 정비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국가유산으로 등록되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매년 안정적인 정비 예산을 할당받을 수 있어 고품질의 보수·복원 작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또 국가유산 지위가 부여되면 임의적인 훼손이나 철거 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는 점도 기존과 달라지는 중요한 변화다.
다만 신 교수는 초기 신청 순서를 둘러싸고 발생할 수 있는 사적지 간의 갈등이나 오해에 대해서도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첫 신청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적지나 관련 단체가 분명히 존재할 수밖에 없다”며 “사적지 우선 신청을 둘러싸고 여러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힐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내부 갈등과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어 “5·18 관련 단체와 지역 사회가 ‘이번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대승적 공감대를 먼저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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