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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50년 세월 넘어 다시 부르는 이름 ‘브니엘’, 12회 동기들의 기적 같은 재회

부산 브니엘고 12회 졸업생들이 5일 졸업 50주년을 맞아 부산 농심호텔에서 기념 행사를 가졌다. 1부 행사를 마친 뒤 박성기(앞줄 왼쪽 세 번째) 브니엘고 설립자와 이정삼(앞줄 왼 두 번째) 목사가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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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세월 넘어 다시 부르는 이름 ‘브니엘’, 12회 동기들의 기적 같은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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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6 18:21

학원 정상화와 함께 맞이한 졸업 50주년, 브니엘의 정신으로 미래를 열다

“그때의 우리, 지금도 친구입니다” 50년 우정으로 빚어낸 감동의 대축제

부산 브니엘고 12회 졸업생들이 5일 졸업 50주년을 맞아 부산 농심호텔에서 기념 행사를 가졌다. 1부 행사를 마친 뒤 박성기(앞줄 왼쪽 세 번째) 브니엘고 설립자와 이정삼(앞줄 왼 두 번째) 목사가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 금정구 구서동에 자리한 브니엘고등학교(장승구 교장)는 1963년 12월 ‘브니엘실업고등학교’로 인가를 받아 첫발을 내디뎠다. “나는 하나님과 사람과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련다”는 교훈 아래 60여년간 수많은 인재를 배출해 온 명문 사학이다. 70년대엔 연산동 시대를 거쳐 96년 현 교사로 이전하기까지 브니엘은 부산 교육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 최근에는 27년간의 긴 진통 끝에 ‘정선학원’이라는 이름을 탈피하고 원래 이름인 ‘브니엘학원’을 되찾으며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이러한 역사적 전환점에서 5일 부산 동래구 농심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는 특별한 만남이 성사됐다. 졸업 50주년을 맞이한 12회 동기들이 모교의 정상화를 축하하며 한자리에 모였다.

박성기(왼쪽) 브니엘고등학교 설립자가 5일 부산 농심호텔에서 열린 브니엘고 12회 졸업 50주년 기념행사에서 학원의 법적 정상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김신 전 대법관에게 ‘필란트로피(Philanthropy) 상’을 수여하고 있다.

행사는 모교의 정신을 빛낸 이들에 대한 시상식으로 시작했다. ‘브니엘학원 공로상’은 헌신적인 삶을 살아온 동문에게 돌아갔다. 시에라리온에서 평생을 바친 이순복·조봉숙 선교사, 동기회를 이끌며 결속에 앞장선 이상무 12회 동기회장과 이영옥 12회 동기회 재무, 송길원(하이패밀리 대표) 목사, 그리고 학문적 성취를 이룬 김종두 철학박사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어 학원의 법적 정상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김 신 전 대법관에게는 감사의 마음을 담은 ‘필란트로피(Philanthropy) 상’을 수여했다. 이 상은 김 전 대법관이 브니엘 동문은 아니지만 위기의 순간에 진정한 친구(Philos)이자 수호자가 되어준 숭고한 인류애에 대한 전 동문의 경의를 담았다.

송길원 하이패밀리 대표가 5일 부산 농심호텔에서 열린 졸업 50주년 기념행사에서 대표기도를 하고 있다. 송 목사는 기도를 통해 육신은 연약해질지라도 영혼은 날마다 새로워지기를 간구했다.

기도를 맡은 하이패밀리 대표 송길원 목사는 50년 전 청년의 마음으로 돌아가 간절한 메시지를 전했다. 송 목사는 고교 시절 수영로교회 이규현 목사와 함께 각각 종교차장과 종교부장을 맡아 활동했던 신앙의 동지다. 그는 기도를 통해 “거친 삶 속에서 배운 성실함과 고귀한 정신이 우리 삶의 나침반이 됐다”고 고백하며 “육신은 연약해질지라도 영혼은 날마다 새로워지기”를 간구했다. 특히 모교의 회복을 기적이자 하나님의 응답으로 규정하며 후배들이 조국과 인류를 품는 큰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기원했다.

이상무 브니엘고 12회 동기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동기회장은 “모교가 후배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명문 사학으로 우뚝 서기를 바란다. 오늘만큼은 학창 시절 친구로 돌아가 마음껏 즐기며 소중한 추억을 나누자”고 말했다.

이상무 동기회장은 인사말에서 세 가지 핵심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졸업 50주년을 맞아 동기들과 재회한 오늘 오랜 투쟁 끝에 ‘브니엘’이라는 이름을 되찾아 더욱 감격스럽다. 학교 정상화에 헌신한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모교가 후배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명문 사학으로 우뚝 서기를 바란다. 오늘만큼은 학창 시절 친구로 돌아가 마음껏 즐기며 소중한 추억을 나누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중아선교회의 설립으로 문을 연 브니엘학원은 현재 브니엘고와 브니엘여고, 브니엘예고 등을 아우르는 부산의 명문 사학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극심한 재정난으로 운영 주체가 수차례 바뀌는 등 풍파를 겪었다. 최근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최종 판결로 본래 소유주에게 환원되며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김재홍 총동창회장은 축사를 통해 “보릿고개와 산업화, 민주화를 주도하며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이끈 12회 선배님들의 삶에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 오늘 이 자리는 선배님들이 걸어온 위대한 여정을 증명하고 기념하는 영광스러운 자리다. 우리 후배들은 선배님들이 일궈놓은 전통을 이어받아 브니엘의 자부심을 세상에 널리 알리겠다”고 전했다.

이정삼 목사가 5일 부산 농심호텔에서 열린 브니엘고 12회 졸업 50주년 기념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 목사는 “새로운 이사진과 함께 학교의 영적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데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1969년부터 1994년까지 25년간 교목으로 재직하며 12회 제자들을 길러낸 이정삼 목사의 축사는 남다른 무게감을 더했다. 이 목사는 “27년 만에 임시이사 체제를 종료하고 정이사 체제로 전환하며 학교 운영권을 회복한 것은 역사적인 사건이다. 기독교 학교로서의 설립 목적을 재확인하고 새로운 이사진과 함께 학교의 영적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데 매진하겠다. 이를 위해 학원 복음화를 위한 재정적 기반이 될 ‘이정삼 펀드’에 동문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모교를 위해 애쓴 21회 동기 8명에게도 공로상을 시상하며 선후배 간의 돈독한 정을 나눴다.

공식 행사를 마친 2부 순서에서는 만찬과 함께 공연이 이어졌다. 3부 ‘화합과 여흥의 시간’에서는 기념곡 제창과 레크리에이션, 장기자랑이 펼쳐졌고 경품 추첨 이벤트를 통해 기쁨을 더했다. 50년 전 교정에서의 설렘이 다시 살아난 듯 행사장 안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현장에서 만난 안강숙(70) 동문은 “50년 만에 친구들을 만나니 가슴이 벅차고 눈물이 난다”며 “당시엔 남녀공학이라는 사실이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지금 돌아보니 그 시절 남자 친구들과 함께 공부했던 기억이 너무나 소중하고 즐거웠던 추억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송길원 목사는 “미션스쿨에서의 가르침이 내 인생의 평생 나침반이 됐다”며 “다음세대를 위한 청소년 사역과 투자가 미션스쿨의 진정한 사명임을 다시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주목받은 ‘이정삼 펀드’는 학원 복음화와 다음세대 육성을 위한 실질적인 움직임이다. 이 목사의 학원 선교 공로를 기리고 제자들이 뜻을 모아 조성하는 이 펀드는 정부 지원 없는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학교의 건학 이념을 수호하고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동력이 될 전망이다. 50년 전 스승과 제자의 인연은 이제 학교를 함께 지켜나가는 든든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다.

졸업 50주년을 맞은 브니엘고 12회 동기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우정은 변치 않는다는 사실과 모교를 향한 사랑이 학교를 되살리는 기적을 만든다는 것을 몸소 증명했다. 과거 50년을 지나 새로운 50년을 향해 나아가는 브니엘학원의 미래에 동문들의 따뜻한 시선과 헌신이 머물고 있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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