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까지 누적 수출액이 7000억 달러(약 950조 원)를 돌파하며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선 가운데 올 4분기에도 반도체·선박 등 주력 품목의 수출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에너지 가격 강세에 따른 원재료 가격 상승이 가장 큰 변수로 꼽혔다.
26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2026년 4/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EBSI)’ 보고서에 따르면 올 4분기 EBSI는 전분기(107.0)보다 4.3포인트 오른 111.3으로, 5분기 연속 기준선(100)을 웃돌았다. EBSI란 다음 분기 수출 경기에 대한 국내 수출 기업들의 전망을 조사·분석한 지표다. 100보다 크면 전분기보다 수출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미다.
15대 품목 중 7개의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반도체는 EBSI 140.7로 6분기 연속 수출 개선 전망이 가장 밝은 품목으로 꼽혔다. 빅테크 기업의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힘입어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늘고 반도체 단가도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선박 EBSI도 풍부한 수주 잔고와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확대에 따른 신규 발주 증가 등에 힘입어 138.0을 기록했다.
반면 생활용품(79.0)과 섬유·의복제품(80.1)의 수출 여건은 주요 시장의 소비 둔화와 중국·동남아산 중저가 제품과의 경쟁 심화로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유가 상승으로 냉장·냉동 보관료와 운임 등 수출 부대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농수산물(86.5) 수출 부진도 이어질 것으로 조사됐다.
10개 세부 항목 가운데 수출상담·계약(109.5)과 설비가동률(106.2) 등 4개 항목에서 개선이 기대됐다. 특히 수출상담·계약은 견조한 수출 수요에 힘입어 5분기 연속 기준선을 웃돌았다. AI 관련 수요가 확대되는 반도체와 신제품 효과가 기대되는 무선통신기기에서 긍정적인 전망이 두드러졌다.
가장 큰 수출 애로 요인으로는 에너지 가격 강세로 인한 ‘원재료 가격 상승(20.4%)’이 꼽혔다. ‘원화 환율 변동성 확대(16.5%)’와 지정학적 갈등 재점화에 따른 ‘물류비용 상승(15.2%)’이 뒤를 이었다.
이준호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반도체와 선박 등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4분기에도 수출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원자재 가격, 환율, 물류비 등 대외 변수의 불확실성이 기업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기업 차원의 리스크 관리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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