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도 투자자도 떠났다…게임업계 '구조적 불황' 현실화
카카오게임즈가 픽셀트라이브가 개발 중인 신작 모바일 액션 RPG '가디스오더'를 지난해 9월 24일 글로벌 정식 출시했다. 사진=카카오게임즈
[포인트데일리 손지하 기자] 국내 게임 이용률이 3년 새 24%포인트 급락하고 시가총액 4조 원이 증발하는 등 한국 게임 산업이 구조적 불황 국면에 접어들었다. 일부 대형사가 신작 흥행으로 최대 실적을 갱신한 반면 중견·중소 개발사는 파산과 서비스 종료가 잇따르며 업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용률·투자 동반 하락…불황의 구조화
=한국 게임 이용률은 2022년 74.4%에서 2025년 50.2%로 급감했다. 실외 활동 증가와 숏폼 콘텐츠 부상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025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1.0%로 둔화된 가운데 게임 시장도 투자 감소와 구조조정 압력을 동시에 받고 있다.
증시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2025년 KRX 게임 TOP 10 지수 상승률은 2.7%에 불과해 부진했고 게임사 시가총액은 1년 새 약 4조원이 증발했다. 시장이 게임 업종의 성장 기대를 낮게 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클로버게임즈가 지난 9일 파산을 신청했다. 사진=클로버게임즈
◇중소 개발사 줄도산…게임 출시 '40일 만에 파산'도
=중소 개발사의 피해가 가장 극심하다. 픽셀트라이브는 2025년 9월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퍼블리싱한 '가디스오더'를 출시했으나 40~50일 만에 업데이트를 중단하고 파산 선고를 받았다. 초기 흥행 부진과 자금난이 겹친 결과다.
엔씨소프트 자회사였던 엔트리브소프트는 '팡야' 등을 운영했으나 11년간 누적된 적자와 신작 부진을 버티지 못하고 2024년 1월 폐업했다. 전 직원 권고사직 후 법인이 정리됐다. '소울워커'를 7년간 운영한 라이언게임즈도 개발비 회수 실패와 콘텐츠 지연을 이유로 2023년 말 개발팀 전원을 권고사직시키며 사실상 문을 닫았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국내 주요 게임사 70여종의 서비스가 종료됐으며 2026년 상반기에도 8개가 추가 종료를 앞두고 있다.
◇대형사도 구조조정 칼바람
=대형사도 예외는 아니다. 크래프톤·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펄어비스 등 주요 게임사들은 2026년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 운영, 자회사 청산 등 구조조정에 나섰다. 넷마블은 자회사 구로발게임즈를 청산했고 국내 시장 포화와 인건비 상승에 대응해 PC·콘솔 시장으로의 인력 재배치가 이뤄지고 있다.
'로드 오브 히어로즈' 개발사 클로버게임즈는 2026년 초 신작 '헤븐헬즈'를 출시한 지 일주일 만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이달 9일에는 법인 파산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5월 9일자로 모든 게임 서비스가 종료된다. '가디언테일즈'를 개발한 콩스튜디오도 같은 해 3월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며 적자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현재 업데이트가 지연되면서 '섭종설'이 돌고 있다.
글로벌 무대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유비소프트는 2026년 6개 게임 취소, 7개 지연, 스튜디오 폐쇄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발표하며 10억 유로의 운영 손실을 예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도 2024년 각각 아케인 오스틴(Arkane Austin), 탱고 게임웍스(Tango Gameworks), 파이어워크(Firewalk) 등 스튜디오를 폐쇄했다.
가디언 테일즈 대규모 업데이트 이미지. 사진=카카오게임즈
◇대형사 웃고, 중소사 울고…양극화 심화
=2025년 실적 데이터는 양극화를 수치로 확인시켜 준다. 넥슨(+12.4%), 크래프톤(+22.8%), 넷마블(+6.4%) 등 상위 3사는 매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카카오게임즈는 매출이 전년 대비 37.1% 급감하며 적자로 전환했고 위메이드(-13.8%), 그라비티(-7.8%), 엔씨소프트(-4.5%) 등도 역성장했다. 상위 10개사 중 4곳이 매출 감소를 기록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작 지연, 개발비 상승, 이용자 감소가 겹치며 구조적 불황의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소수 대형 IP 보유사만 성과를 내고 나머지는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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