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기반 임상 확대, 제도 변화 영향
소프트웨어 특성 반영한 임상 구조 변화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 'KIMES 2026'을 찾은 관람객들이 삼성메디슨 부스에서 인공지능(AI) 기능 확장성을 강화한 초음파기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산업이 인허가 확대를 축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의료 AI 확산에 대응해 국내 기업들이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내면서, 제품 상용화 단계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AI 기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허가·인증·신고 건수는 2023년 62건에서 2024년 108건, 2025년 157건으로 늘며 3년 사이 2.5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만 55건이 집계되며 증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2018년 4건 수준이던 허가 건수가 단기간에 급증한 점은 산업 초기 단계를 넘어 확산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같은 흐름은 선두 기업에 이어 후발 주자까지 성과를 내기 시작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루닛과 뷰노를 중심으로 형성된 시장에 다양한 기업들이 진입하면서 제품군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최근 숨빗AI는 생성형 AI 기반 디지털의료기기 ‘AI리드-CXR’로 허가받으며 기술 진화 흐름을 보여줬다. 기존 AI가 병변 여부를 표시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생성형 AI는 영상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예비 소견서를 텍스트로 생성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생성형 AI 기반 의료기기 확산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딥노이드의 ‘M4CXR’은 42종의 흉부 질환에 대한 판독 소견을 자동 생성하는 기능으로 혁신의료기기 지정, 현재 인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루닛은 3차원 유방단층촬영술 AI 분석 설루션을 통해 진단 정확도를 높이며 매출 성장으로 이어갔고, 뷰노 역시 심전도 기반 콩팥 기능 저하 선별 기술을 상용화하며 실적 확대 흐름을 이어갔다.
시장 외연도 확장되는 분위기다. 쓰리빌리언과 노을 등은 희귀질환 진단, 혈액·암 분석 등 새로운 영역을 공략하며 세분된 시장 형성을 이끌고 있다. 단순 영상 판독을 넘어 질환 예측과 진단 지원까지 영역이 확대되면서 의료 AI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다만 임상시험 승인 건수는 감소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3년 59건에서 2025년 38건으로 줄었고, 올해 1분기에는 7건에 그쳤다. 지난해 시행된 ‘디지털의료제품법’에 따라 데이터 기반 임상시험의 경우 별도 승인 절차가 면제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현장에서는 승인 없이 진행되는 데이터 임상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인허가 확대와 기술 진화를 기반으로 의료 AI 산업이 본격적인 성장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다만 제품 상용화 속도와 임상·데이터 기반 검증 체계 간 균형이 향후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난해 1월 시행된 ‘디지털의료제품법’에 따라 데이터 기반 임상시험은 별도의 계획 승인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이에 따라 승인 건수가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소프트웨어 특성상 데이터 임상 비중이 높은 만큼, 승인 절차 없이 진행되는 사례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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