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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370대 1 뚫었지만 계약 포기…서울도 시세차익 없으면 외면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에도 수백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가 수차례 무순위 청약을 반복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신축 아파트의 이점을 지녔더라도 분양가 대비 시세차익과 입지, 단지 규모 등을 따지는 선별적 매수세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370대 1 뚫었지만 계약 포기…서울도 시세차익 없으면 외면

서울 성북구 개운산에서 바라본 서울 강북권 아파트 숲. 뉴시스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에도 수백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가 수차례 무순위 청약을 반복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신축 아파트의 이점을 지녔더라도 분양가 대비 시세차익과 입지, 단지 규모 등을 따지는 선별적 매수세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 신림동 ‘신림스카이아파트’는 지난달 20차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2021년 최초 분양 이후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주인을 못 찾은 물량이 남은 상황이다.

당초 청약 열기는 뜨거웠다. 첫 분양 당시 43가구 모집에 994건이 접수돼 평균 23.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체 물량의 62.8%인 27가구가 미계약으로 남았다. 이후에도 높은 경쟁률과 미계약이 반복됐다. 2023년 16차 무순위 청약에서는 전용 56㎡ 2가구 경쟁률이 370대 1을 기록했지만, 해당 2가구를 포함한 총 4가구가 지난달 동일한 동·호수로 재공급됐다. 지난달 모집에도 57건이 접수됐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약 열기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 배경으로는 부족한 가격 경쟁력이 거론된다. 이 단지 전용 38㎡의 무순위 분양가는 4억5000만 원으로 현재 매물 호가와 같다. 전용 56㎡는 분양가가 5억9900만 원으로 현재 호가(6억5000만 원)보다 낮지만, 2024년 10월 실거래가는 5억200만 원에 그쳤다. 호가 수준에서 실제 거래가 성사될지 불확실한 셈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무순위 청약은 청약통장이 필요하지 않아 일단 신청하는 수요가 있지만 계약 단계에서는 시세차익과 입지, 단지 규모 등을 따져보게 된다”며 “신림스카이는 43가구 규모의 소규모 단지인 만큼 대단지에 비해 환금성이나 향후 가격 상승 기대가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황학동 404가구 규모의 ‘청계 노르웨이숲’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8월 11차 청약에서 전용 39㎡ 13가구 모집에 446건이 몰려 3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9월 12차 청약에서 동일한 13가구가 재공급됐다. 지난달 13차 청약에서도 이 중 10가구가 재공급됐다.

청계 노르웨이숲이 반복적으로 미계약 물량을 내놓는 배경도 상품성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꼽힌다. 전용 39㎡의 최고 분양가는 7억6112만 원으로 3.3㎡당 약 6440만 원에 달한다. 인근 ‘황학동 롯데캐슬베네치아’는 전용 59㎡ 매물 호가가 11억 원으로, 3.3㎡당 약 6153만 원 수준이다. 롯데캐슬베네치아는 1870가구 규모의 브랜드 대단지인 반면, 청계 노르웨이숲은 404가구 규모로 단지 규모와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뒤쳐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라는 이유만으로 높은 분양가를 받아들이던 분위기와 달리 최근에는 주변 시세와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을 꼼꼼히 따지는 수요자가 많아졌다”며 “특히 브랜드 인지도와 환금성이 떨어지는 소규모 단지는 신축이라는 장점만으로 높은 분양가를 정당화하기 어려워 청약 경쟁률이 높더라도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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