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와이어드
침체 국면에 빠졌던 2차전지 시장이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앞세워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전면적인 회복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금융정보 매체 차이롄서와 둥팡차이푸 등이 3월 17일 인용한 중신건투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리튬배터리 수요는 2026년 3065GWh로 전년보다 33.7% 늘어날 것이라며 일부 회복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간 전기차(EV) 수요 둔화로 배터리 업황 전반이 흔들렸지만, 전력망 안정화와 재생에너지 확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ESS용 배터리가 새로운 버팀목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다만 시장 전체가 곧바로 본격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EV 부문의 부진이 여전한 만큼 업황 반등은 전면적이라기보다 분야별로 온도 차가 뚜렷한 선별 회복에 가깝다는 평가다.
이 보고서는 특히 저장 수요의 비선형 성장을 근거로 전해액 수요가 빠르게 늘고 육불화인산리튬(6F)과 첨가제 VC 같은 핵심 소재는 2026년에 수급이 타이트해질 수 있다고 봤다. 실제 시장에서도 ESS 중심 회복 신호는 잇따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ESS용 배터리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영업손실 폭이 줄어들고, GM과의 미국 테네시 합작 공장도 EV용에서 ESS용 LFP 배터리 생산 체제로 방향을 바꾸면서 한때 해고했던 약 700명을 다시 불러들이는 수순에 들어갔다.
미국 정부가 테슬라와 LG에너지솔루션의 43억 달러 규모 계약을 확인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 계약은 미국 미시간에서 생산한 LFP 배터리를 테슬라의 메가팩3 에너지저장시스템에 공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배터리 공급망 재편과 ESS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로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배터리 수요에서 ESS 비중이 올해 41%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놨다. 이 같은 전망에 따라 배터리 업체들도 EV 중심 설비를 전력망·데이터센터용 저장시장으로 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재료 시장도 바닥 통과 가능성을 시사한다. 로이터는 올해 1월 보도에서 배터리 저장장치 확대에 힘입어 2026년 리튬 수요가 강화되고 있으며 UBS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산한 결과 ESS 관련 리튬 수요가 올해 5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 중국 광저우선물거래소의 탄산리튬 가격은 2025년 저점 대비 연말에 130% 급등했고 현물가도 큰 폭으로 반등했다. 다만 3월 초에는 중동 전쟁 우려와 약한 EV 판매 전망이 겹치며 중국 리튬 가격이 다시 흔들리는 등 변동성은 여전히 크다.
경쟁 심화와 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업황 속에서도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 CATL이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57.1% 늘리면서 2차 전지 시장의 회복 신호와 여전한 압박이 공존하는 현실을 보여줬다.
중국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방어하고 동시에 나트륨 이온 전지 등 차세대 기술로 ESS 시장을 넓히고 있다는 점은 한국 배터리 업계에는 기회이자 부담이다.
다만 지금의 흐름은 배터리 시장 전반의 동반 회복이라기보다 저장장치용 배터리와 전해액·첨가제 등 일부 분야에서만 수급 개선과 수익성 회복 조짐이 나타나는 단계일 뿐 자동차용 전지까지 포함한 업황 전체가 동시에 살아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시 말해 전력망 투자와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ESS는 확실한 성장 축으로 자리 잡고 있으나 EV 판매 회복 속도와 각국 정책 변화, 중국의 저가 공세가 향후 업황의 진짜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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