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5월 조 사장 해임→‘24년 8월 공모→‘26년 1월 재공모
임종석 14대 사장 취임…청와대 앞 시위 나섰던 노조 대응 주목
가스기술공사 본사 전경과 취임사를 하는 임종석 사장(원내)
임종석 사장이 취임식을 가진 후 임직원들과 지속성장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투뉴스] 지난 2024년 5월 갑작스럽게 수장이 해임되며 사장직무대행으로 비상경영체제를 이어오던 한국가스기술공사가 2년 만에 신임사장을 맞았다. 공모와 재공모에 이은 신임사장 취임이다.
한국가스기술공사 제14대 사장에 임종석 대전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가 선임돼 23일 취임식을 가진 이후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린 뒤 본격적인 공식 업무에 돌입했다.
1972년 천안 출신으로 1998년 명지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임종석 신임사장은 2004년 제4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36기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후 2007년 천안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 인권변호사로 활약하면서 천안·대전·충남지역의 국회의원 등 정치권과 인연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임종석 사장은 취임사에서 ‘신뢰와 성장의 시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실용경영’을 강조하며, 급변하는 에너지 패러다임 속에서 공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다섯가지 경영방침을 제시했다.
임 사장은 공사 본연의 임무인 경상사업의 내실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천연가스 설비의 안정적인 유지보수와 기술 신뢰도는 공사의 존립 기반이라며, 핵심사업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해 안정적인 수익구조와 성장기반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조직적 혁신을 통한 체질개선도 강조됐다. 임 사장은 “불필요한 전시성 사업과 관행적인 행정업무를 과감히 청산해 조직의 무게를 줄여야 한다”면서 성과 없는 사업은 정리하고 공사의 핵심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전략적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내실 있는 강한 조직으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공사의 핵심 가치인 안전에 대해서는 타협 없는 원칙을 강조했다. 모든 직원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드는 것은 경영진의 책무라며, 현장 중심의 안전 체계 강화와 더불어 구성원 상호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건강한 조직문화 조성에 힘쓰겠다고 공언했다.
임 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흐름에 맞춰 AI 전환을 사업전반에 도입하며 현장의 안전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당부했다. 특히 정비 현장에 AI 기술을 접목시켜 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실용 중심 경영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성장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노사 상호존중’을 들었다. 투명한 정보 공유와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소하고 상호 존중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대내외적인 위기 상황을 원-팀으로 돌파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국가스기술공사의 신임사장 선임은 지난 2년 동안 수장 자리가 공석일 정도로 지난한 과정을 겪었다. 지난 2024년 5월 당시 수장이었던 조용돈 사장이 갑작스럽게 해임되며 사장직무대행체제를 가동하다 2024년 8월 사장선임 공모에 들어가 서류·면접심사를 통해 후보자를 5명으로 압축한 바 있다. 당시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추천된 후보자는 이은권 전 국회의원, 김중식 전 서울에너지공사 사장, 진수남 가스기술공사 사장직무대행, 홍광희 가스기술공사 정비사업본부장, 박상배 전 가스기술공사 감사 등 5명이다.
그러나 2025년 3월 국민의힘 대전광역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던 이은권 제20대 국회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지고, 가스기술공사 이사회 및 주주총회 의결에 이어 대통령의 재가만을 남겨놓았으나 국회에서 논란이 빚어지면서 결국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이어 올해 재공모에 나선 가스기술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1월 5일 ‘에너지산업을 선도하는 기술 플랫폼 전문기업’ 비전을 함께 실현해 나갈 가스기술공사 최고경영자를 모신다며 사장 초빙공고를 냈다.
가스기술공사 임원추천위원회가 서류·면접심사를 거쳐 5명의 후보군을 추천한 상황에서 내정설이 힘을 받으며 다양한 평가가 내려지는 가운데 가스기술공사 노동조합이 “후보군 가운데 엄밀하게 적격자를 판단하라”며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묘해졌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기술공사지부가 후보군에서 적격자를 엄밀하게 선별하라며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에 이은 시위까지 벌이자 또 다시 재공모가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산업통상부가 가스기술공사 임원추천위원회에 임종석 후보를 신임사장에 단독 추천하고,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대통령 재가가 이뤄지면서 2년 만에 수장자리가 채워지게 됐다.
앞으로 3년간 가스기술공사를 이끌어가게 될 임종석 신임사장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는 만만치 않다. 가스기술공사는 1993년 설립 이후 국민에너지인 천연가스의 안전하고 안정적인 공급에 이바지해온 천연가스 및 LNG 관련 최고의 기술 공기업이다. 하지만 공사가 처한 경영환경은 그리 녹록치 않다. 천연가스 설비 증가 둔화, 수익성 악화 및 정비시장의 경쟁체제 전환 위협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직면해 앞으로 변화와 혁신이 없이는 생존과 성장을 담보하기 힘들다.
여기에 전문성에 대한 시시비비가 여전한 상황에서 공기업의 위상을 다지는 역량을 갖췄는지 주시하는 가스기술공사 노조의 대응도 녹록지 않다. 일단 신임사장 취임을 환영한 김태용 노조위원장은 오랜 직무대행 체제와 불확실성 속에서 이제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다며 이번 취임은 단순한 인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변화와 개혁은 선언이 아니라 반드시 실행으로 증명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번 신임사장 취임이 형식적인 출발이 아니라 진정한 변화의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도 드러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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