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28년 보유세 맞먹는 취득세…기울어진 부동산 세금[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정부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공개토론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토론회는 16일 재정경제부,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각각 주재한다. 이들 토론회 내용을 바탕으로 최종 안을 만들 계획다.

경제일반

28년 보유세 맞먹는 취득세…기울어진 부동산 세금[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중앙일보

OECD 2026 한국경제보고서의 표지 사진.

정부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공개토론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토론회는 16일 재정경제부,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각각 주재한다. 이들 토론회 내용을 바탕으로 최종 안을 만들 계획다.

① 기울어진 세금

10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결론을 정해놓고 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며 "토론회에서는 그동안 제시된 다양한 의견을 함께 논의하고 정책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동산에 대한 적정한 보유세, 실주거용 1주택과 비주거용 또는 다주택에 차이를 둘지, 차이를 둔다면 어느 정도가 적정한지, 초고가 실거주 주택은 별도로 처리할지, (보유세를) 추가 부담할 초고가 주택(의 기준)은 얼마로 할지, 보유세와 거래세의 관계, 보유세수의 용도" 등을 언급했다.

세부 방안은 열려있지만 방향은 대략 드러나있다. '거주'와 '보유세 강화'다. 지난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말에서 짐작할 수 있다. 그는 "기본적으로 집은 '바잉(buying·매수)이 아닌 리빙(living·거주)'이라는 원칙하에 실거주자 중심으로 주택 시장이 확립될 수 있도록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보유세와 거래세 두 가지를 모두 건드리는 것이 맞느냐'고 묻자 "두 가지 밸런스(균형)를 이뤄야 한다"고 답했다.

구 부총리의 말을 듣는 순간 불과 며칠 전 나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 한국경제보고서'가 떠올랐다. 보고서의 부동산 세제 개편 권고가 부총리의 발언과 비슷한 맥락이었기 때문이다.

우선 구 부총리가 언급한 보유세·거래세 '균형'은 보유세 강화를 뜻한다. 이는 '2026 한국경제보고서'가 분석한 부동산 세수 구조를 뒤집어 보면 짐작할 수 있다.

거래세 50.4%, 보유세 29.4%

보고서는 우리나라 세수가 거래세 편식이 심하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세수에서 거래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50.4%, 보유세 29.4%다. OECD 평균은 각각 23.3%, 56.5%다. 미국은 보유세가 91.3%에 달한다. 일본이 각각 69.3%, 8.9%다. OECD 주요국 가운데 우리나라 거래세 비중이 압도적이다.

통계 기준의 차이가 있지만 2024년 국세·지방세통계로도 편중이 확인된다. 보유세가 7조1930억원, 거래세가 9조5031억원으로 거래세가 3분의1 정도 더 많다. 주택 구입 경험이 있으면 실감할 수 있다.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1주택자가 추가로 시세 20억원, 공시가격 15억원인 주택을 사는 경우 거래세가 1억6800만원이고 한 해 보유세가 609만원이다. 거래세가 28년치의 보유세와 맞먹는다.

세수에서 거래세 비중이 큰 이유는 우리나라 주택시장이 빠르게 돌아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유세는 재고 주택에 고정돼 있지만 거래세는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발생한다. 거래가 활발하면 거래세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한국지방세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주택 매매회전율(재고주택수 대비 매매거래건수 비율)이 5.5%, 무상취득까지 포함한 총거래회전율은 8.8%다. 영국 3.6%, 미국 4.5%, 프랑스 2.7%, 일본 0.6%와 비교해 훨씬 높다.

연구원은 "우리나라 주택 유상거래 최고세율이 3%로 영국(최고세율 12%, 초과 누진), 독일(최고세율 6.5%, 단일비례) 등에 비하여 높은 편이 아니다"고 밝혔다.

소득세·거래세 '이중 성격'

거래세와 관련해 짚어볼 오래된 논란이 양도세의 포함 여부다. 양도세가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니 거래세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OECD 통계는 양도세를 소득세로 분류한다. 현 정부도 양도세를 소득세로 본다. 이재명 대통령의 4월 24일 엑스 글 "열심히 일해 번 돈에도 근로소득세 내는데. 주택양도소득에 양도세 내는 건 당연하다"에서 엿볼 수 있다.

그런데 양도세는 분류상 소득세라도 매도라는 거래에서 발생하는 만큼 거래세 역할을 겸한다. 거래세·보유세를 법적으로 구분하지 않고 역할로 본다면 양도세를 거래세라고 할 수 있다. 양도세는 소득세라는 법적인 성격을 강조하면 매물이 잠기게 해 거래를 위축시킬 수 있고, 거래세 기능에 무게를 두면 소득 환수가 약해지는 서로 모순적인 면을 동시에 가진 셈이다.

보유세 비중이 작은 게 왜 문제인가. 왜 거래세는 낮추고 보유세는 높여야 하나. 이는 노무현·문재인·이재명 정부 등 소위 진보 정권에서 흔히 듣는 구호인데 OECD와 IMF가 줄곧 권고해온 방향이기도 하다.

경제 왜곡이 작기 때문이다. 부동산은 고정돼 있어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세금을 올려도 토지 자체가 줄어들지 않고 해외로 이전할 수 없다. 거래를 막지 않는다. 거래세는 거래할 때 한 번에 큰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집을 팔거나 사야 할 사람이 거래를 미룰 수 있다. 보유세는 거래 여부와 관계없이 매년 부과되므로 시장 유동성을 덜 해친다.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유도한다. 부동산을 놀리면 매년 세금만 무는 것이어서 직접 이용하거나 임대 혹은 매각이 유리하다. 경기가 침체하면 세수가 감소하는 소득세·거래세에 비해 보유세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보유세는 자산 규모에 따라 부담을 지우므로 조세 형평성을 높일 수 있다.

OECD는 2026 보고서에서 보유세를 "경제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과세 형태의 하나"로 꼽았다. 2024년 IMF 보고서도 "보유세는 경제 왜곡이 가장 작은 세금 가운데 하나"라며 "부동산은 움직일 수 없는 자산이기 때문에 세금에 대한 대응이 제한된다"고 썼다.

"경제적으로 효율적인 세금"

거래세는 반대다. 직장이 바뀌어도, 가족이 늘거나 줄어도 집을 옮기는 순간 목돈이 나간다. 거래가 얼면 매물이 줄고 시장의 가격 형성 기능도 무뎌진다. 노동 이동성이 떨어지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OECD가 이번 보고서에서 보유세 비중을 늘리라고 권고한 이유다. 보고서는 이런 전환이 "주거 이동성을 지원하고 노동시장 효율을 높이며 주택시장의 마찰을 완화할 것"이라고 했다. 2022년 보고서에서도 "보유세의 역할을 강화하고 주택 거래세를 낮추면 주택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고 수직적·수평적 형평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보유세는 어느 나라에서나 저항이 큰 세금이다. 세금이 너무 잘 보인다. 물건 살 때마다 떼는 소비세, 급여에서 원천징수되는 소득세, 집을 팔아야 나오는 양도세와 달리 1년에 한 번 목돈을 직접 낸다. 피할 길도 없다. 소비를 줄이면 소비세가 줄지만 보유세는 집을 팔지 않는 한 통제할 수 없다. 낼 능력과도 무관하다. 소득이 끊겨도 자산이 있으면 부과된다. 집 한 채가 재산의 전부인 은퇴 세대에겐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미국에서 재산세가 '가장 혐오스러운 세금'으로 꼽히고 집값이 급등한 최근 몇 년 새 재산세 폐지 운동이 번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더 중앙 플러스

권혁재의 올레백과사진

루게릭 사진가 근육 일깨운 곳

올레3코스, 다시 찾은 그 바다

섭지코지 가장 아름답게 본다

그곳서 만난 숲의 주인들

냉이 뒤덮인 무밭, 왜 놔두지?

이 생각 부순 제주 농부 속뜻

더 중앙 플러스

송원섭의 ‘식판’

백숙? 쪽파 감은 ‘찜닭’입니다

하루 닭 100마리 잡는 맛집

사각사각 양구이 먹은 후엔?

이 집은 무조건 꿩냉면이다

국밥에 장어구이 말아봤어?

숟가락 퍼먹는 황홀한 한상

더 중앙 플러스

News Espresso

동탄, 7주 연속 상승률 1위

규제로 경기 남부 ‘풍선효과’

장윤기 부실수사 증거에도

與 ‘보완수사권 폐지’ 마이웨이

“국힘인 줄” “그게 자기정치”

입에서 칼 뿜는 김민석·정청래

더 중앙 플러스

김호정의 더클래식 in 유럽

“네? 제가 우승자라고요?”

그 콩쿠르, 암행 심사의 비밀

“역겨워!”“최고!” 엇갈린 카르멘

그 무대 살린건 정명훈이었다

“여긴 감옥이야” 엄마 잃은 파리

모차르트 248년 전 ‘신작’ 비밀

더 중앙 플러스

이철재의 밀담

“12·3 계엄 주도한 육사 힘 빼기”

사관학교 통합, 위험한 도박

“푸틴? 여자로 한 방 먹인다”

우크라가 날린 ‘3000㎞ 핑크새’

6m 콘크리트 관통한 미사일

이런 ‘천룡’ 음해세력 있다고?

더 중앙 플러스

영화의 최전선: 제작자 열전

“‘애마부인’ 애마, 이제 너 가져”

‘살목지’ 제작자 펑펑 운 사연

더 중앙 플러스

hello! Parents

“삼전 30층, 저 망했나요?”

롤러코스피 이길 시나리오 4

“대치 라이딩해도 대학 못 가”

고수맘은 아침에 안 깨운다

같은 AI 써도 사고력 갈렸다

초6 두뇌 발달 바꾼 이 기능

더 중앙 플러스

VOICE:세상을 말하다

“보유세는 금리가 아니다”

盧·文 정권때 집값 오른 이유

“최악 졸전, 게으른 홍명보 탓”

박문성이 본 ‘손흥민 무득점’

“실력 없음 나대기라도 해라”

KT 前부사장 귀띔한 승진 방법

더 중앙 플러스

팩플

100만명 놓친 질병 찾는다

술 대신 MZ들 푹 빠진 이것

“삼전닉스, 3년내 따라잡는다”

中 100조 뿌리고 만든 ‘7괴물’

“서면 6000건 학습시켰다”

현직 변호사의 AI 사용법

더 중앙 플러스

머니랩

CPU 공급난 하반기 계속된다

무조건 담아야 할 美 수혜주 3

“호남 반도체? 이게 찐 수혜주”

삼전닉스 수익률 제칠 소부장 3

“삼전 59만원, 하닉 430만원”

메모리의 시간 이때 또 온다

/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