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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6년전 칸 영화제 극찬 받은 日영화 '유레카' 5월 국내 최초 개봉

AI쇼츠로 SNS와 화면을 가득 채워넣은 이 세상에 아날로그 필름 영화가 한 줄기 빛처럼 보인다. 개봉은 5월. 수입/배급사 라이트 하우스의 모험이 '난장이가 쏘아올린 공'처럼 바람을 일으키길 기대한다. [스타데일리뉴스...

26년전 칸 영화제 극찬 받은 日영화 '유레카' 5월 국내 최초 개봉

26년 만에 국내 최초 개봉 예정인 '유레카' 컷 (라이트 하우스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기자] 극장이 아니면 만나기 힘든 마스터피스가 국내 최초로 오는 5월 개봉한다. 제목은 '유레카'(감독 아오야마 신지).

이 작품은 2000년 5월 제53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국제영화비평가연맹(FIPRESCI)상과 에큐메니칼상을 수상하며 평단과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2001년 1월에 일본에서 개봉되었으며, 2022년 디지털 마스터 버전으로 2022년 일본에서 재차 개봉된 바 있다.

왜 국내 개봉은 26년이 지나서야 이뤄졌을까?

'유레카' 개봉이 26년동안 이뤄지지 못한채 국내 영화제에서만 제한적인 상영을 마친 이유가 뭘까. 일단 러닝타임이 무려 217분(3시간 37분)이다.

또한 영화 종반을 제외하고, 컬러가 아닌 단조롭고 낡은 세피아 색상을 유지한다. 마치 지난 세기 오래된 사진처럼 노란색과 브라운의 느낌이 강하다.

제작연도(1999-2000)를 따져보면 21세기 영화라기 보다 20세기 필름 영화다. 하지만 인상적이다.

영화 '유레카'는 과거 규슈 지방에서 벌어진 버스 납치 사건과 2년 뒤 피해자들의 후기를 다루고 있음에도, 마치 얼마전 벌어진 사건처럼 단단한 서사와 배우들의 연기 내공을 엿볼 수 있다.

왜 아닌가? 극중 전직 시내 버스운전사 마코토 역에 日국민배우 야쿠쇼 코지,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로 전세계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마츠시게 유타카가 극중 형사반장 마츠오카 역으로 분하고,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명배우 시오미 산세이, 이어 '유레카'의 어린 여주인공 코즈에 타무라 역의 미야자키 아오이도 익숙한 이름이다.

당장이라도 사막의 모래가 집어 삼킬 것 같은 흑백(세피아 톤)으로 일관된  '유레카'는 오프닝부터 시내버스 납치사건을 꺼낸다.

그뒤에는 당시 해외 및 일본 평단과 전후 기사로 소개된 내용처럼 생존자들의 후기를 다룬다. 상처와 치유를 내세우며 극을 이끌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끝없이 펼쳐지는 카르마의 아비지옥일까?

규슈 남부 시골마을에서 벌어진 버스 납치 살인 사건의 충격으로 일상 자체를 잃어버린 운전사 마코토 사와이, 학생 코즈에 타무라, 나오키 타무라 남매는 좀처럼 과거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이들 세 명은 바로 한 블록만 벗어나면 위험하고 폭력적인 사회의 변함없는 모습,  자기 정체성을 잃어버린 채 방황하던 사이, 끝끝내 영육마저 떠나버린 가족들을 뒤로 한채 살던 곳을 떠나고자 한다.

앞으로 무엇이 펼쳐질지, 무엇이 그들을 옥죄일지, 이 작품은 3시간이 넘도록 관객 누구나 예상하기 힘든 잔잔함과 묵시적인 위로가 돋보이는 자연풍광과 아수라장으로 덮힌 인간 세상으로 인도한다. 컬러가 아닌 오만정 떨어지는 단색으로 무장한 이 영화처럼 건조하고, 낡은 길로 무작정 밀어낸다.

'유레카'는 국내 최초로 5월에 개봉한다지만, 상영관은 많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국내 평가가 예사롭지 않다.

일례로 지난해 부산 국제영화제 GV시사후 스페셜 토크 초청인사로 나온 봉준호 감독은 이 작품을 두고 "과거 영화제에서 관람후 화면에 압도됐다"라고 평가하며 "반드시 큰 화면에서 봐야할 영화"라고 극찬한 바 있다. 특히 극중 드러나는 광활한 풍광을 부연하며 "주인공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걸 넘어서 내면의 풍광 같은 걸 보는 느낌"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리스 거장 테오 앙겔로 플로스 감독의 마스터피스 '유랑극단'과 비교하면 1시간이 짧지만, 아오야마 신지 감독의 '유레카' 러닝타임 3시간 37분은 상당히 긴 분량이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 드론 촬영으로 자연 풍경을 담아내는 롱테이크를 헬기로 촬영하고, 멀리서 쫓고 쫓기는 자들의 모습을 일사분란하게 촬영한 영상들은 극장 영화가 주는 장점을 제대로 보여줬다.

대사 보다는 영상으로 배우들의 몸짓과 다양한 소품들을 배치하며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을 그려낸 점 등은 일품이다.

AI쇼츠로 SNS와 화면을 가득 채워넣은 이 세상에 아날로그 필름 영화가 한 줄기 빛처럼 보인다.

개봉은 5월. 수입/배급사 라이트 하우스의 모험이 '난장이가 쏘아올린 공'처럼 바람을 일으키길 기대한다.

'유레카' 런칭 포스터(라이트 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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