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8일~11월 27일…올해 라인업 공개
도심 곳곳 찾아가는 콘서트 마련
지역 작곡가 창작곡 초연 계획
해외 7개 등 총 16개 단체 참여
단순 초청 넘어 상호교류 모델로
프랑스 메스 그랑테스트 국립 오케스트라
오는 9월 18일부터 11월 27일까지 71일간 열리는 ‘2026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의 화려한 라인업을 공개했다. 올해 축제는 별도의 공식 주제를 두지 않았다.
하지만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동하게 된다. 관람료를 낮추고, 공연장을 거리로 옮기고, 지역 작곡가의 세계 초연 무대를 제공하고, 해외 오케스트라 장기 교류 파트너로 연결하며 클래식 음악의 문턱을 낮춘다.
대구 콘서트하우스가 주최 및 주관하는 국제적인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인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은 2013년 ‘아시아 오케스트라 페스티벌(Asia Orchestra Festival)’로 출발했다.
2016년 월드오케스트라시리즈(World Orchestra Series)를 거쳐 2023년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World Orchestra Festival)로 명칭을 바꾸며 세계 무대로의 외연을 더욱 넓혔다. 코로나19 시기에는 국내 오케스트라와 지역 예술인을 중심으로 축제를 이어가며 기반을 다졌다.
올해는 그동안 쌓아온 국제적 위상 위에 ‘시민 친화성’을 강화한다. 먼저 시민들의 공연장 문턱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입장료 할인 이벤트가 눈길을 끈다. 올해 처음으로 얼리버드 할인 제도를 도입해 개막 공연 2개 작품을 40%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고, 공연 관람료 역시 지난해보다 전반적으로 낮추게 된다.
여기에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브라스 앙상블과 KBS교향악단 공연을 비롯해 학생 오케스트라 공연 등 총 4개 공연도 무료로 개방한다.
콘서트하우스 공연장 중심의 무대도 대구시 전역으로 확대하며, 시민 가까이 다가간다. 더현대 대구, 반월당역, 남산역 광장, 수성못 등 시민들의 생활 공간으로 직접 찾아가는 프린지 콘서트를 새롭게 마련하는 것. 현악앙상블과 금관앙상블이 도심 곳곳에서 시민들을 만나며 클래식의 문턱을 낮추게 된다.
박창근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은 “클래식을 잘 모르는 시민들도 자연스럽게 오케스트라를 접할 수 있도록 공연장을 도시 전체로 확장하겠다”고 설명했다.
올해 축제에서 주목받는 또 하나의 가치는 지역 창작 생태계 조성이다. 2024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지역 작곡가 창작곡 초연 프로젝트’가 올해도 계속된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구자만, 김성아, 이규봉 작곡가의 신작이 각각 경산시립교향악단, 대구국제방송교향악단, 경상북도도립교향악단을 통해 세계 초연된다.
‘지역 작곡가 창작곡 초연 프로젝트’는 단순한 신작 위촉 이상의 의미로 작동한다. 지역 작곡가가 창작하고, 지역 연주자가 연주하며, 지역 오케스트라가 초연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작곡가 김성아는 “오케스트라 작품을 발표하는 일은 비용과 규모 때문에 쉽지 않은데 지역 작곡가들에게 세계 초연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구콘서트하우스는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뿐 아니라 앙상블페스티벌과 문학관 협업 공연 등으로 이러한 창작 구조를 확대하고 있다. 지역 예술인이 세계적인 축제의 일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축제를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로 성장시키겠다는 의도다.
올해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의 라인업은 이 같은 방향성에 따라 세계적인 명문 오케스트라부터 국내 교향악단까지 폭넓은 라인업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보여줄 예정이다. 해외 7개, 국내 7개, 학생 오케스트라 2개 등 모두 16개 단체가 참여한다.
개막은 프랑스 메스 그랑테스트 국립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 신창용이 맡는다. 이어 창단 100주년을 맞은 에스토니아 국립오케스트라가 선우예권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10월 20일 열리는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이다. 시벨리우스의 본고장을 대표하는 악단과 시벨리우스 국제콩쿠르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함께하는 무대로 이번 축제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영국의 잉글리시 챔버 오케스트라와 한수진, 이탈리아 만토바 챔버 오케스트라와 임현재, 오스트리아의 고음악 전문 단체 아트하우스17 등이 참여해 고전부터 현대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지역 오케스트라의 존재감도 더욱 커진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을 비롯해 경산시립교향악단, 경상북도도립교향악단, 대구국제방송교향악단, 대구베누스토오케스트라, 대구비르투오조 챔버 등이 축제의 한 축을 담당한다. 여기에 경북예술고등학교 오케스트라와 대구유스오케스트라까지 참여해 미래 음악인들의 성장 무대도 마련한다.
올해 눈길을 끄는 변화는 해외 초청 방식에도 있다. 대구콘서트하우스는 단순히 공연 한 차례를 위해 해외 악단을 초청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상호교류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 직접 초청한 에스토니아 국립오케스트라와는 공연 당일 업무협약을 체결해 공연 교류와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대구지역 연주단체가 에스토니아를 방문해 공연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탈리아 만토바 챔버 오케스트라 역시 공연 이후 지역 앙상블을 현지 음악축제에 파견하는 교류 프로그램이 논의되고 있다. 해외 단체를 초청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구 예술단체가 해외 무대로 진출하는 통로를 함께 만드는 것이다.
박 관장은 “해외 음악단체와의 상호교류는 단순 소비에서 미래투자로 전환하는 전략”이라며 “ 공연, 교육, 청소년 오케스트라 교류까지 포함한 지속 가능한 국제 네트워크를 구축해 축제의 경쟁력을 높이는 구상”이라고 전했다.
기업과의 문화 메세나도 올해 축제의 특징이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브라스 앙상블 무료 공연은 기업 후원을 통해 마련됐으며, KBS교향악단 공연 역시 협업을 통해 시민들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대구콘서트하우스는 향후에도 기업 후원을 공연의 상업적 홍보가 아닌 시민 문화 향유 확대를 위한 공공 메세나 모델로 발전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박 관장은 “지난 13년 동안 세계를 향해 외연을 넓혀온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은 이제 시민의 일상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오며 대구를 대표하는 글로벌 클래식 플랫폼으로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 축제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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