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기록하는 2026년 한국 사회
이번 책에는 성해나, 김기태, 박연준, 박민정, 성혜령, 김경욱, 하성란, 윤성희, 정한아, 김유담, 김병운, 문지혁, 이미상, 송호근, 정용준, 정소현, 안톤 허, 권김현영, 정대건 등 총 19인의 작가가 참여했다. 소설가뿐 아니라 학자, 번역가 등 다양한 필진이 함께하며, 동시대 한국 사회를 다층적으로 조망한다.
ABC뉴스=성원백 기자 / 은행나무가 기획·출간한 앤솔러지 <2026 소설, 한국을 말하다>가 출간됐다. 문화일보 연재 기획으로 시작해 꾸준한 호응을 얻어온 ‘소설, 한국을 말하다’ 시리즈의 최신판으로, 급변하는 한국 사회를 ‘기사’가 아닌 ‘이야기’로 포착한다는 취지를 이어간다.
이번 책에는 성해나, 김기태, 박연준, 박민정, 성혜령, 김경욱, 하성란, 윤성희, 정한아, 김유담, 김병운, 문지혁, 이미상, 송호근, 정용준, 정소현, 안톤 허, 권김현영, 정대건 등 총 19인의 작가가 참여했다. 소설가뿐 아니라 학자, 번역가 등 다양한 필진이 함께하며, 동시대 한국 사회를 다층적으로 조망한다.
이 책은 특히 2026년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들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인공지능, ‘갓생’, 불임, 계엄, 노벨문학상 등 지금-여기의 문제들이 각기 짧지만 밀도 높은 서사로 재구성된다. 급격한 변화 속에서 인간의 자리를 묻는 질문은 이 작품집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다.
1부는 개인의 삶에 집중한다. 타인의 시선 속에서 ‘잘 살아야 한다’는 강박을 드러내는 이야기부터, 죽음조차 콘텐츠로 소비되는 시대를 비판하는 작품까지 오늘의 청년 세대가 마주한 현실을 날카롭게 비춘다. 특히 인공지능이 감정과 돌봄에까지 개입하는 근미래를 그린 작품들은 이미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으로 다가오며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2부는 가족을 중심으로 한국 사회를 들여다본다. 이른바 ‘7세 고시’로 상징되는 과열된 교육 현실, 자녀의 입시를 위해 함께 경쟁에 뛰어든 부모의 모습, 아이를 갖는 일의 기쁨과 비극이 교차하는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동시에 가족 안에서 발견되는 작고 단단한 연대와 다정함 역시 놓치지 않는다.
3부에서는 보다 직접적으로 사회적 문제를 다룬다. 계엄과 대선을 둘러싼 정치적 긴장, 번역가의 삶을 통해 본 문학의 위상, 전세 사기와 같은 현실적 불안까지 동시대 한국 사회의 균열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특히 ‘망설임’이라는 감정을 통해 폭력을 멈추는 인간의 가능성을 그린 작품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기획을 담당한 문화일보 측은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급속도로 바뀌는 시대에 ‘우리’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이번 앤솔러지의 의미를 강조한다. 또한 “인간사 속에서 마지막까지 남는 것은 결국 이야기”라는 문제의식 아래, 문학이야말로 가장 밀도 높은 ‘뉴스’가 될 수 있음을 제시한다.
<2026 소설, 한국을 말하다>는 빠르게 소비되고 사라지는 정보의 시대 속에서, 쉽게 휘발되지 않는 서사의 힘을 다시금 환기시키는 작품집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와 앞으로 지켜야 할 가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