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와 에코나우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아홀로틀은 손상된 팔다리와 조직을 재생하는 능력으로 의학 연구에 활용되고 있지만, 멕시코의 야생 개체군은 도시화와 수질 오염, 외래종 유입으로 서식지가 줄어들며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사진=환경일보DB
[녹색기자단=환경일보] 주시영 학생기자 = 만약 다친 팔이나 다리가 스스로 다시 자랄 수 있다면 어떨까. 상처가 아물고 흉터가 남는 것을 넘어 손상된 조직과 장기까지 다시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인간의 의학은 현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할지 모른다.
놀랍게도 이러한 능력을 실제로 가진 동물이 있다. 바로 멕시코의 호수와 수로에 서식하는 아홀로틀(Axolotl)이다.
아홀로틀은 도롱뇽의 한 종류지만 일반적인 양서류와는 조금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성장하면서 육상 생활로 이동하는 대신 어린 시절의 모습을 유지한 채 물속에서 살아간다. 머리 양옆에는 깃털처럼 생긴 외부 아가미가 있으며, 독특한 외모 때문에 관상용 동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홀로틀이 과학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외모 때문이 아니다. 이 작은 양서류는 손상된 신체 일부를 다시 만들어내는 뛰어난 재생 능력을 가지고 있다.
다시 자라는 몸, 의학을 향한 단서
아홀로틀의 재생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손상된 조직이 다시 자라는 데 있지 않다.
손상이 발생하면 상처 주변의 세포들은 기존의 분화된 상태에서 벗어나 재생에 참여할 수 있는 상태로 변화하는 탈분화(dedifferentiation)를 거치며, 손상 부위에는 재생아(blastema)가 형성된다.
이 과정에는 신경과 상처 표피에서 전달되는 여러 신호가 관여하며, FGF와 Wnt, Shh와 같은 신호 경로가 세포의 증식과 분화에 영향을 준다. 특히 재생아의 세포는 자신이 신체의 어느 위치에서 유래했는지를 나타내는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손실된 구조를 재구성한다.
이러한 위치 정보는 재생의 방향과 범위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팔다리가 손상되었을 때 재생아의 세포들은 단순히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 조직과의 위치 관계에 따라 뼈와 근육, 신경 등의 구조를 다시 형성한다.
또한 손상 직후의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대식세포 역시 재생 환경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아홀로틀에서 이러한 재생 과정이 어떻게 조절되는지를 연구하며, 인간의 재생의학에 활용할 수 있는 단서를 찾고 있다.
멕시코시티 소치밀코. 이곳은 야생 아홀로틀의 중요한 서식지다. /사진=환경일보DB
연구실 밖에서 마주한 생존의 위기
전 세계의 연구실에서 키워지는 아홀로틀과는 달리, 야생 개체들은 전혀 다른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멕시코시티 남부의 소치밀코(Xochimilco)는 야생 아홀로틀의 중요한 서식지다. 그러나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서식지가 크게 줄었고, 남아 있는 수로 역시 수질 오염과 외래종의 유입 등 여러 문제의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틸라피아와 잉어 같은 외래 어종은 아홀로틀의 생존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여기에 수질 악화와 서식지 감소까지 겹치면서 야생에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은 점점 좁아졌다.
멕시코국립자치대학교(UNAM) 연구진은 조사에서 소치밀코의 아홀로틀 개체 수가 크게 감소한 사실을 확인했다. 1998년 조사에서는 제곱킬로미터당 약 6000마리가 추정됐지만, 2014년 조사에서는 36마리 수준까지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한 종의 개체 수가 줄어드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아홀로틀이 살아가는 습지와 그 안의 생태계 역시 함께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발견하지 못한 생명의 가능성
아홀로틀은 인간에게 새로운 의학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생물이다. 우리는 이 동물의 재생 능력을 연구하며 인간의 조직 재생에 적용할 수 있는 단서를 찾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아홀로틀은 우리에게 또 다른 질문을 던진다.
만약 우리가 그 가치를 발견하기 전에 이 생물이 자연에서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연구실에서 아홀로틀을 보존하는 것만으로는 야생에서 수많은 세대를 거쳐 형성된 유전적 다양성과 생태적 관계를 완전히 대신할 수 없다. 우리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생물학적 가능성 역시 자연 속에 존재한다.
아홀로틀의 사례는 생물다양성의 가치가 현재 인간에게 얼마나 유용한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가 아직 그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생명도 보존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아홀로틀을 보존한다는 것은 한 종을 살리는 일이면서 동시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생명의 가능성을 보존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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