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고위당정협의서 강력 요청
비거주자 예외 인정 요건 확대 등
부동산 세제개편안 수정 ‘공감대’
기초단체장에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 권한 부여
“용산공원은 정해진 것 없어”…“과세 원칙 후퇴” 비판도
9월 초 수정 세제개편안 발표
더불어민주당이 23일 김민석 대표 취임 후 첫 고위당정협의회에서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거주와 비거주를 구분하지 말자고 정부에 강하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당정은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것에 공감대를 이뤘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에 대한 부정적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당정은 추후 조정을 거쳐 9월 초 수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 브리핑에서 “종부세의 경우 민주당은 1주택자에 대해 거주·비거주 구분을 두지 않기로 강하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세제개편안은 현재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공시가격 12억원인 1주택자 종부세 기본공제금액을 거주 시 14억원으로, 비거주 시 9억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당이 종부세 대상 비거주 1주택자들의 반발을 고려해 이 부분에 대한 수정 의견을 낸 것이다.
당정은 해외 체류나 전근, 질병 등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인정 범위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박 수석대변인은 “불가피한 사유로 비거주하시는 분에 대한 거주 인정 확대 등 다양하게 제기되는 의견에 대해 당정이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당정은 또한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해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과 관련해서는 기초단체장에게 권한을 주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서울시 구청장들의 요구 등을 종합해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에 대해 기초단체장에게 권한을 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협의회 모두발언에서부터 정부 세제개편안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김 대표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는 현실의 다양한 부득이한 비거주 사유를 폭넓게 인정하면서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종부세의 경우에는 현 제도를 유지하더라도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비거주자의 세 부담이 자연 증가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조정하고,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200%로 늘리는 세제개편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숙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거주 여부에 따라 기본공제금액에 차등을 적용하고,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현행 150%에서 200%로 변경하는 정부안에 반대 의견을 명확히 밝힌 것이다.
김 대표는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에 대해서도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양도세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하는 것은 실거주 중심의 주택시장 정책이라는 방향의 긍정성이 있다”면서도 “제도개편의 연쇄 작용이 전월세 시장에 부정적 파급을 미치지 않을지에 대해 세심하게 짚어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속도감 있는 부동산 공급 확대를 위해 인허가 절차 단축과 각종 규제 혁파 등 집권당으로서의 입법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페이스북에서도 “(종부세는) 실거주자의 기본공제 14억원 상향안만 시행해도 어떨까 한다”며 “양도세에 있어 1주택 비거주자의 보유공제를 폐지하는 것은 서울의 웬만한 아파트에 해당하는 시가 12억원 이상 1주택 비거주자들에게는 사실상 증세인 면도 있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김 대표의 모두발언 후 “세제개편과 부동산 문제는 국민의 관심과 또 민감도가 높은 사안이니만큼, 여러 가지 부분에서 세심하게 보고 함께 정교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정책 완성도와 국민 수용성을 한층 높여가야 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협의회에서 정부 세제개편안에 대한 각종 수정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가 제기한 종부세 상한 200%와 더불어 현행 60%에서 내년부터 70%로 높아지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논의됐다.
청와대는 “비거주 1주택자 세제와 관련해 당의 입장과 요청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당·정·청은 이번주 안에 이견을 정리해 9월 초 수정 세제개편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 문제도 이날 회의에서 언급됐다. 박 수석대변인은 “전체적인 부동산 공급에서 용산공원 (이야기도) 있었는데 최종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거주와 비거주를 구분하지 말자는 여당의 요청을 두고는 과세 원칙 후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강훈 변호사(참여연대 정책위원장)는 “기본적으로 비거주·거주 모두 과세를 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지금 기본공제도 시가 20억원이 넘는 주택에 대해서 생기는 문제인데, 극소수의 고가주택을 위해 민주당이 앞장서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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