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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조 지역펀드, 대구·경북 자금 유치 시험대

정부가 국민성장펀드 안에 1조 원 규모의 지역전용리그를 신설하면서 대구·경북 기업의 성장자금 확보 경쟁이 시작됐다. 투자 대상 기업과 프로젝트를 제때 제시하지 못하면 대구·경북 몫이 다른 권역으로 밀릴 수도 있어 지역 차원의 투자 후보군 발굴이 시급해졌다.

1조 지역펀드, 대구·경북 자금 유치 시험대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3일 부산 유라시아플랫폼에서 열린 '부산지역 첨단산업·벤처생태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국민성장펀드 안에 1조 원 규모의 지역전용리그를 신설하면서 대구·경북 기업의 성장자금 확보 경쟁이 시작됐다. 투자 대상 기업과 프로젝트를 제때 제시하지 못하면 대구·경북 몫이 다른 권역으로 밀릴 수도 있어 지역 차원의 투자 후보군 발굴이 시급해졌다.

금융위원회는 3일 부산 유라시아플랫폼에서 열린 ‘부산지역 첨단산업·벤처생태계 간담회’에서 국민성장펀드 지역 투자 확대 방안을 내놨다. 핵심은 국민성장펀드 안에 별도의 지역전용리그를 만들어 향후 5년간 지방 기업에 1조 원을 집중 투자하는 것이다.

지역전용리그는 매년 2천억 원씩 5년간 조성된다. 펀드 결성액의 60% 이상은 지방 소재 기업에 의무 투자하도록 설계된다. 금융위는 이달 중 3곳 안팎의 운용사를 선정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펀드 결성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수도권 중심으로 굳어진 벤처투자와 성장자금 공급 구조를 지방으로 넓히겠다는 취지다. 금융위는 국민성장펀드 전체 공급 규모 150조 원 가운데 40%인 60조 원 이상을 비수도권에 지원한다는 기존 목표도 유지하기로 했다. 출범 이후 6개월 동안 승인된 국민성장펀드 자금 13조9천억 원 가운데 46.8%인 6조5천억 원이 지방에 배정됐다는 점도 함께 제시했다.

하지만 지방 배정 목표가 곧바로 대구·경북 기업의 투자 유입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정책자금이 실제 집행되려면 운용사가 투자할 만한 기업과 프로젝트가 먼저 발굴돼야 한다. 국민성장펀드가 첨단산업과 벤처 생태계 육성을 겨냥하는 만큼 단순한 운영자금 수요보다 성장성, 기술성, 시장 확장성을 갖춘 기업이 우선 검토될 가능성이 크다.

대구·경북으로서는 반도체 소부장, 로봇, 모빌리티 부품, 배터리 소재, AI 기반 제조혁신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 후보군을 구체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2025년 12월 말 기준 대구의 벤처확인기업은 1천186개사, 경북은 1천367개사로 모두 2천553개사에 이른다. 기업 기반은 갖춰져 있지만, 정책자금을 끌어오려면 이들을 대형 투자자가 바로 검토할 수 있는 사업 모델과 성장 전략으로 묶어내야 한다.

특히 이번 발표가 부산 간담회에서 나왔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금융위는 국민성장펀드 승인 사업 21건 가운데 부산 기업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미래 모빌리티와 방산 프로젝트 등을 통해 부산 기업의 참여를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대구·경북 역시 지역전용리그 안에서 존재감을 만들지 못하면 정책금융 확대 국면에서도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

지역 경제계는 이번 지역전용리그가 단순한 자금 배정 사업이 아니라 권역별 투자안 경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수도권 투자사 중심의 심사 구조에서는 지방기업의 생산 기반과 기술력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으면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어서다. 대구·경북이 정책금융을 실제 성장자금으로 끌어오려면 지역 운용사와 산업지원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유망 기업을 발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투자자가 판단할 수 있는 사업 모델과 회수 전략까지 함께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지역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책펀드도 결국 투자 논리로 움직인다”며 “대구·경북이 자금을 끌어오려면 좋은 기업이 있다는 설명보다 투자자가 바로 검토할 수 있는 산업별 투자안이 먼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명환 기자 km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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