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LGD)가 오는 23일 발표할 2026년 1분기 실적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철동 사장의 경영 능력이 본격적인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 사업 재편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수익성 개선 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영업이익은 약 1400억원에서 최대 21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42~530% 증가한 수치로,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웃돈다.
매출은 약 5조7000억~5조8000억원대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가 예상되지만, 제품 믹스 개선과 고정비 부담 완화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OLED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과 인력 효율화, 저수익 LCD 사업 축소 등이 실적 반등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이번 1분기를 기점으로 LG디스플레이가 본격적인 수익성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메모리 가격 상승과 전방 수요 둔화 가능성은 향후 변수로 지목된다.
앞서 LG디스플레이 지난해 연간 기준 4년 만의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턴어라운드’ 국면에 진입했다. 정 사장이 주도한 고강도 체질 개선과 OLED 중심 전략이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재무 부담과 투자, 주주환원이라는 과제 역시 올해 실적 반등세를 이어가며 순차적으로 해결될 것이란 낙관론이 나온다.
◆ '구원투수' 정철동…원가 혁신·사업 재편으로 실적 반등
정 사장은 2023년 말 적자 국면에서 투입된 구원투수다. 취임 당시 회사는 2023년 기준 매출 21조3308억원, 영업손실 –2조5101억원으로 창사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정 사장은 LG반도체, LG디스플레이 생산기술센터장, LG화학, LG이노텍 등을 거친 ‘소부장 전문가’로, LG이노텍 시절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사업 구조를 재편한 경험을 갖고 있다.
LG디스플레이에서도 동일한 접근법이 적용됐다. 저수익 LCD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OLED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했다. 2020년 32%였던 OLED 매출 비중은 2025년 61%까지 확대됐다. 회사 측은 "’2025년은 대형 LCD 사업을 종료하여 LCD에서 OLED로 사업구조 전환이 가속화됐다"고 밝혔다.
동시에 강도 높은 비용 절감도 병행했다. 2023년 말 2만7716명이던 인력은 2025년 말 2만4408명으로 11.9% 감소했고, 급여 총액도 2조2692억원에서 2조1378억원으로 줄었다.
이 같은 구조조정과 원가 혁신의 결과 LG디스플레이는 2025년 연간 영업이익 5170억원을 기록하며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에 대해 LCD 축소 및 인건비 절감에 따른 '비용형 흑자'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OLED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올해 실적 반등 지속과 더불어 재무부담 완화,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 등 체질 자체가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주를 이룬다.
◆ OLED 중심 전략…투트랙 확대와 수익성 방어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전략은 명확하다. OLED 중심 구조를 유지하면서 수익성과 시장 대응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것이다.
정사장은 지난달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이사회 및 정기총회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보급형·프리미엄을 동시에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유지한다"며 "고객사들과 함께 프리미엄 가치를 더욱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회사는 프리미엄 OLED TV 패널과 함께 보급형 'OLED SE'를 출시하며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이는 가격 장벽을 낮춰 수요 확대를 노리는 전략이다.
증권가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증권가 전망치 하단 수준인 1480억원을 지난해와 비교하더라도 무려 342% 증가한다. 연간 영업이익은 1조28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OLED TV와 모니터 출하량 증가, 모바일 플래그십 제품 중심 믹스 개선 등이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세트 수요 감소, 중동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중국 기업의 OLED 추격 등은 올해 실적 개선세를 지속하기 위해 넘어서야 할 숙제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와 BOE가 8.6세대 라인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는 6세대 중심 전략을 유지하고 있어 경쟁력 격차 우려도 제기된다.
◆ CAPEX vs 부채 상환…"내부 자금으로 마련"
재무 구조는 LG디스플레이의 가장 큰 부담 요인이다.
2025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243.4%로 2023년 307.7% 대비 개선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순차입금 의존도도 41.4%로 상승했다.
회사는 자산 매각과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 개선을 추진해왔다. 2024년 3월 약 1조2924억원 규모 유상증자와 2025년 광저우 LCD 공장 매각(약 2조2466억원 추정)을 통해 현금을 확보했다.
단기적으로는 회사채 상환 부담도 존재한다. 2024년 9월 12일 기준 2900억원 회사채를 현금으로 상환했으며, 향후에도 일부 차입금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올해 CAPEX는 2조원대 중반 수준으로 확대된다. LG디스플레이는 이를 외부 조달 없이 내부 현금흐름으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는 지난달 19일 파주 러닝센터에서 개최한 정기주주총회에서 "감가상각 약 3조8000억원과 영업이익을 고려하면 충분한 현금흐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는 EBITDA 기반 현금 창출력으로 투자와 부채 상환을 동시에 감당하는 구조를 뜻한다. 동시에 협력사 지분 매각, 비핵심 자산 정리 등 자산 유동화도 병행하고 있다.
김 CFO는 "기본적으로 투자 재원은 내부 현금흐름에 의한 것과 부족액에 대한 외부 차입 두 가지인데, 우리 회사는 올해 감가상각이 3조8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올해 영업활동으로 창출하는 순수익을 더해서 영업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예상되는 감가상각과 영업 현금흐름에 비춰볼 때 그 규모는 올해 계획하고 있는 투자액(2조원대 중후반)의 절반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같은 투자 전략에 대해 공격적 행보 대신 '선택과 집중' 전략이라는 평가도 있다.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8.6세대 IT용 OLED에선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중국 주요 패널업체들도 지난 2023년부터 잇따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공장 가동을 준비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아직 이와 관련한 투자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 8.6세대 IT용 OLED 투자 계획 시 최소 4조원 이상의 재원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LG디스플레이는 고객사 수요, 기술 현황 등 시장 여건을 좀 더 지켜본 뒤 판단하겠단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올해 감가상각 종료에 따른 비용 절감과 연내 영업활동에 따른 수익을 재원으로 삼아, 다시 설비투자 규모를 늘린다는 점에서 올해부터는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는 점증적 턴어라운드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올해 예상하는 2조원 중후반대 설비 투자 규모는 지난해 연간 설비투자 1조 4000억원과 비교해 1조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22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연간 설비투자 규모 또한 2022년 5조 2000억원 이후 2023년 3조 5000억원, 2024년 2조 2000억원, 2025년 1조 4000억원 등 계속 줄여왔다.
◆ 배당은 아직이지만…감액배당 가능성 기대감↑
주주환원 정책은 여전히 제한적이지만, 개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낙관적 시각이 많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부터 배당을 중단했다. 2026년에도 무배당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이유는 약 1조8000억원 규모의 미처리결손금이다.
미처리결손금은 기업의 누적 순손실이 자본 항목에서 차감되지 않은 채 재무상태표에 남아있는 금액이다. 당기순손실이 발생하거나 이익잉여금이 부족해 손실을 메우지 못한 경우 발생하며, 자본 총액을 감소시킨다. 임의적립금이나 자본잉여금으로 보전(상계)하거나, 무상감자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다만 개선 여지는 존재한다. 주식발행초과금 2조8210억원을 활용한 감액배당을 통해 결손금을 보전하면 배당 재개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결국 주주환원은 실적 안정성과 재무 정상화 속도에 달려 있다.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 이상으로 안착하고 부채 구조가 추가로 개선될 경우 배당 재개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 "생존 넘어 성장"…정철동 체제 3년차 시험대
정 사장은 단기간에 ‘적자 탈출’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하며 그의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OLED 중심 전략이 자리잡고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재무 부담과 투자 제한, 글로벌 경쟁 심화라는 구조적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여전히 과도기 단계에 있다는 시각도 많다.
결국 관건은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다. 비용 절감이 아닌 본업 경쟁력으로 이익 확대할 수 있느냐가 향후 기업 가치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 사장은 올해 1월 2일 신년사에서 "기술 중심 회사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고객이 LG디스플레이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는 ▲차별화된 핵심 기술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일등 기술 확보', ▲저가 재료 사용이 아닌, 기술을 통해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구조로 체질을 개선하는 '기술 기반의 원가 혁신 고도화' ▲R&D부터 생산, 품질 등 전 영역에 AI와 VD(가상 디자인)를 도입함으로써 '혁신 속도 향상 및 AX(인공지능 전환) 가속화' 등을 제시했다.
정철동 체제 LG디스플레이가 실적 반등을 넘어 구조적 성장세를 견고화하게 일궈낼 지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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