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김시현 기자)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국내 증시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코스피는 장중 7400선까지 밀렸다가 불과 몇 시간 만에 7800선을 회복하며 하루 변동폭만 453포인트를 기록했다. 서학개미와 월급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버티던 시장이 다시 살아났다”는 기대와 함께 “너무 빠른 상승 아니냐”는 불안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올해 코스피 상단 전망치를 9500으로 제시하며 강세장 시나리오에서는 1만선 돌파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중동 전쟁과 미국 인플레이션 변수에도 한국 증시의 회복 탄력성이 강하다는 판단인데, 실제 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도에도 개인·기관 자금이 반도체와 자동차로 쏠리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코스피 전광판이 7800선을 회복한 가운데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급등락 장세를 주시하고 있다. 외국인 대규모 매도에도 개인 자금이 반도체주로 몰리며 시장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사진=연합뉴스)
○ “9500 간다”…모건스탠리 왜 이렇게 봤나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올해 코스피 전망 범위를 6500~9500으로 제시하며 상반기 목표치로는 8500을 제시했다. 특히 강세장 시나리오에서는 연말 1만선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배경에는 산업 구조 변화가 있다. 모건스탠리는 과거 한국 증시가 경기 민감 업종과 물리 자산 중심 구조 때문에 저평가됐지만, 이제는 IT와 에너지 안보, 방산, 재건, 자동차, 로봇 산업이 수년간 이어지는 사이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중심의 AI 반도체 흐름이 한국 증시 체질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날 SK하이닉스는 장중 199만원까지 치솟으며 또다시 신고가를 갈아치웠고, 삼성전자 역시 장 초반 급락을 딛고 상승 마감했다.
모건스탠리는 동시에 SK스퀘어와 NC를 자사 관심 종목군에 새로 편입했다. 시장에서는 AI·게임·플랫폼 재평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 하루 만에 453P 출렁…“개미들 심리시험 시작됐다”
이날 시장은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였다. 코스피는 장 초반 7402선까지 밀리며 패닉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오전 10시 이후 급반등에 성공했다. 결국 전 거래일보다 2.63% 오른 7844.01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당일 고점과 저점 차이는 453포인트를 넘었다. 역대 네 번째 규모다. 최근 중동 전쟁 초기 충격이 극대화됐던 이른바 ‘어둠의 수요일’ 당시와 비슷한 수준의 변동성이다.
외국인은 이날도 3조7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지난 7일부터 누적 순매도 규모만 24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8000억원, 1조60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시장을 방어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 자금은 SK하이닉스와 현대차,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집중됐다. 퇴직연금과 대출 투자 자금까지 대형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감지되면서 시장 영향력이 더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왜 다시 살아났나…시장은 ‘전쟁’보다 ‘AI’ 봤다
미국 물가 지표는 악재였다.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자극했다. 뉴욕증시 반도체 지수도 3% 넘게 하락했다.
그런데도 국내 증시가 반등한 이유로는 미·중 정상회담 기대감과 AI 반도체 낙관론이 꼽힌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의 중국행 소식 이후 엔비디아 시간외 주가가 반등했고, 이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를 집중 매수했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대내 리스크 완화와 미·중 정상회담 기대감이 강세 전환 배경”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시장은 현재 중동 리스크나 미국 소비 둔화보다 “AI 수혜가 얼마나 더 이어질 수 있느냐”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란 전쟁 장기화 가능성과 환율 불안이 동시에 살아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지금부터는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특히 코스피가 8000선에 근접할수록 개인 투자자의 추격 매수 심리와 외국인 차익실현이 정면 충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향후 증시 흐름은 반도체 수급과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다시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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