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팜 공동창업자인 김슬기 대표(왼쪽)와 신경도 대표. 사진=최선재.
"상장에는 문제가 없다. 내년 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2026년 초 상장을 진행할 예정이다."
2024년 10월 김슬기 바로팜 대표는 서울 강남구 본사를 찾은 기자들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 일각에서 전환상환우선주(RCPS) 등에 더불어 자금 문제로 상장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이야기가 나온 뒤 이야기였다.
2년이 조금 못된 올해 4월 30일 약국 빅테크 기업이라는 다소 생경한 콘셉트로 시장에 진입한 바로팜은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며 IPO를 위한 움직임을 공식화했다. 공모 예정 주식은 178만주, 100% 신주 모집으로 투자에도 참여했던 미래에셋증권이 주관기관으로 참여하며 러닝메이트 역할을 한다.
상장 전 업계 안팎에서 나온 수익성 등의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했다는 점에서 일단은 상장까지 과정은 순조로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형을 키운 약 2년의 시간 동안 새로운 과제도 함께 남은 만큼 이를 풀어가기 위한 방안도 필요할 전망이다.
<히트뉴스>는 1년 7개월 전인 2024년 10월 당시 공동창업자인 김슬기·신경도 대표 를 만난 바 있다. 그 때 두 대표들이 남겼던 말을 19개월여 만에 2025년 연결사업보고서와 하나씩 맞춰봤다.
상장 막던 RCPS·매출·플랫폼, 모두 '플러스'로 돌아왔다
그때 그가 내민 첫 약속은 자본구조 개선이었다. 김슬기 대표는 회사가 발행했던 전환상환우선주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상 부채로 분류되면서 자본잠식의 원인이 됐던 것을 두고 "IPO 시점에 보통주로 전환되면 해소되는 회계적 착시"라고 강조했다.
실제 2025년 연결감사보고서를 보면 회사가 발행한 RCPS는 2025년 중 전량 보통주로 전환됐고 이 과정에서 자본금 14억여원과 자본잉여금 612억여원이 새로 잡혔다. 앞서 나온 RCPS로 인한 파생상품부채 472억원도 함께 사라졌다.
그 결과 자본은 2024년 248억원 마이너스에서 307억원 '플러스'로 전환했다. 부채비율 역시 164% 수준으로 맞춰졌다. 많은 산업군의 평균적인 부채비율이 200% 미만일 때 안정적이라는 평을 듣는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도표=이우진
외형성장도 이어졌다. 2025년 연결기준 매출은 967억원으로 전년 455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영업손실은 39억원으로 전년 54억원 대비 다소 줄었다.
여기에 비알피랩스(옛 아워팜) 인수의 효과를 강조했던 김 대표의 말대로 이들의 매출은 2025년 828억원을 기록, 2024년 346억원 대비 240% 이상 늘었다.
이 밖에 본업에 가까운 데이터 분야는 플랫폼 서비스의 확충과 함께 흑자로 전환했다. 실제 2025년 수수료 매출 90억원과 광고매출 16억원이 붙으면서 영업이익 8억원 상당을 기록, 2024년 28억원 이상의 마이너스를 '플러스'로 바꿨다.
2024년 김슬기 대표가 "(바로팜의 데이터 사업은) 약국에 1원도 받지 않고 모든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는데 기존 서비스 내 광고 도입과 함께 시장 조사서비스인 'BRP 인사이트' 등을 도입하며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 결과로 보인다.
남은 과제는 건기식·거래액 등 '성장의 질' 확보
반면 비알피랩스가 속한 건강기능식품 등 판매 부문은 매출 성장에는 큰 역할을 했지만 영업손실이 4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26억원 대비 늘었다. 앞서 김 대표는 2024년 인터뷰에서도 영업 인력 인건비 비중이 큰 만큼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수익성 확보를 위한 투자의 과정이라는 점을 설명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바로팜은 2025년 약국 전용 건기식 라인업을 기본형과 프리미엄으로 재편했다. 여기에 CHD제약을 14억여원에 인수하며 자체 제조 진입에 돌입했다. 제조까지 포함하며 자체 생산에 필요한 비용은 물론 새 제품 출시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바로팜은 실제 화장품 등 고급화 제품을 내세우며 시장 내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출처=CHD제약.
다만 회사가 투자 단계라고 설명해온 것과 별개로 2025년 사업보고서상 자회사 적자 폭은 더 확대됐다. 시장에서 PB 상품을 어떻게 안착시킬지가 관건이다. 실제 CHD제약을 통해 바로팜은 건강기능식품부터 PDRN+EGF 성분 함유 화장품인 '레비온' 등 고급화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자회사 마진 외에도 1년 7개월 전 김 대표가 말한 하나의 한계가 있다. 2024년 당시 약국의 90%, 2만곳을 사용할 만큼 약사 이용자는 많지만 정보를 넘어 바로팜을 통한 거래액 확보가 과제라는 것이었다. 가입률과 실거래는 약국과 빅테크를 합친 기업 입장에서는 필수적인 수익방안이다.
바로팜은 당시 카메라 기반 자동 주문·반품, 알고리즘 기반 약국별 재고 예측, 스캔을 통한 도매 추천 등을 통해 시장에서 바로팜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거래액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회사는 보도자료 등을 통해 누적 총거래액 6조600억원, 3개월 재주문율 86~87% 등을 5년간의 성과로 제시하며 이를 돌파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지점은 '매출의 질'이다. 당시 김 대표는 중개 수수료로 매출을 계산했지만 자회사(비알피랩스) 이후 상품 매출을 그대로 잡는다고 전한 바 있다. 이는 K-IFRS 기준에 따른 정당한 회계처리이지만, 뒤집어 말하면 매출 성장의 상당 부분이 자회사 상품 매출의 총액으로 잡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2025년 기준 바로팜 내 전사 매출총이익률은 16.1%로 전년 24.6% 대비 하락했다.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지만 경쟁자가 많은 분야인 만큼 마진이 다소 박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매출의 질을 끌어올리는 문제는 결국 기업공개(IPO)에서 가치 평가(밸류에이션)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2024년 회사 측은 공모가를 평가할 '피어 그룹'을 잡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약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분야의 투자 심리가 상대적으로 위축된 시점이다. 일반적인 제약바이오와는 다른 사업을 하고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타 업계로 관심이 쏠린 만큼 상장 이후 얼마나 안정적일지를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1년 7개월 전 말했던 IPO를 위한 예심 청구를 본격 진행하는 바로팜이 상장 전 우려를 하나씩 지워가는 가운데 아직 남아 있는 상장 후 과제를 어떻게 해소하기 위해 나설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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