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기준 매출 2000만원, 순손실 500만원
현장 가보니 사무실도 없어…선정 경위는 공란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중앙로 208 ‘드림캐쳐스 공유오피스’ 건물 외관. 16일 기자가 사무실을 방문했으나 건물 관리자는 "주소지만 사용할 뿐 상주하지 않는 사무실"이라고 답했다.(사진=녹색경제신문)
[녹색경제신문=박한솔 기자] 연 매출 2000만 원짜리 회사가 현금 50억 원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까. 반도체 장비 제조사 더코디가 최근 50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한 가운데 단독 인수자 '(주)카이로스'에 이목 쏠린다. 2022년 8월 설립된 이 법인의 대표이사와 최대주주는 둘 다 1999년생이며, 본점은 경기도 하남시 공유오피스 7층에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번 CB 발행을 통해 더코디는 총 50억원을 조달한다. 만기는 2029년 4월 10일이며, 전환가액은 주당 4783원으로 보통주 전환 시 신주 104만5369주가 발행된다. 기발행주식(516만722주) 대비 신규 발행 주식수 비율은 20.26%다. 보통주로 전환되면 카이로스는 더코디의 주요 주주로 올라선다. CB의 표면이자율은 3% 수준이다. 납입일은 오는 4월 10일이다.
더코디는 조달 자금의 사용처를 '바이오사업 공장 구축'(2026~2027년)에 배정했다. 1999년 설립된 더코디는 LCD·PCB·FPD용 노광기와 스핀코터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를 주력으로 해온 기업으로, 바이오 사업 이력은 없다.
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진행된 더코디의 공개매각 작업이 일정 부분 진행된 걸로 보고 있다. 이번 CB 발행은 새 대주주의 CAPEX(자본지출) 투자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더코디는 해당 CB 발행 외에도 자기전환사채 매각(39억원), 유상증자(70억원)을 통해 약 160억원을 조달한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CB의 인수자인 카이로스의 정체와 납입능력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보면 카이로스의 본점은 경기도 하남시 미사강변중앙로 208, 7층 7055호(드림캐처스 공유오피스)다. 공시에 따르면 카이로스의 2024년 말 기준 자본금은 9억9000만원, 자산총계는 17억9100만원, 자본총계는 12억8000만원이다. 매출액은 2000만원, 당기순손실은 500만원을 기록했다.
카이로스의 등기부상 사업목적은 경영자문, 금융투자, 부동산 개발·임대, 화장품 제조·판매, 건강기능식품 제조·판매, 연예기획, 음반제작, 영화제작, 인력파견 등 20여 개 항목으로, 바이오 관련 항목은 없다. 감사는 캐나다 국적자 박미숙(1961년생) 씨가 맡고 있다.
〈녹색경제신문〉이 16일 오전 11시경 카이로스 본점 주소지인 드림캐처스 미사점을 직접 방문해 확인한 결과, 카이로스는 사무실 없이 주소지만 등록한 비상주 업체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공유오피스 관계자는 "주소지만 이용하시는 것"이라며 "상주하시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존립 실체와 납입 능력에 의문 부호가 붙는 가운데 카이로스가 납입일인 4월 10일까지 50억 원을 납입하지 못해 더코디가 CB 발행을 철회하거나 주요 내용을 변경 공시할 경우,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수 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공시규정에 따르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 공시위반제재금이 부과되며 누적 벌점이 8점 이상에 달할 경우 1일간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한편 더코디가 DART에 제출한 주요사항보고서상 카이로스 선정 경위란은 '-'로 공란 처리됐다. 해당 보고서 양식에는 발행 대상자 선정 경위 기재란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본지는 같은 날 더코디 측에 카이로스 선정 경위, 납입 능력 검증 근거, 바이오 사업 계획 등을 질의했으나 "담당자가 외근 중"이라며 "내일 다시 연락을 달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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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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