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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800개 기업 집결한 '서울푸드 2026' 현장에서

“생각보다 다양한 국내 식품 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는 것이 가장 좋았어요.”

1800개 기업 집결한 '서울푸드 2026' 현장에서

지난 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6 서울푸드’에서 국내외 바이어와 참관객들이 선진의 대형 전시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신민성 기자

[주간한국 신민성 기자] “생각보다 다양한 국내 식품 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는 것이 가장 좋았어요.”

국내 최대 식품 산업 전시회 ‘서울푸드 2026’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렸다. 코트라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올해 49개국 1800개 기업이 참가했다. 올해로 44회째를 맞은 서울푸드는 국내 식품 기업뿐 아니라 전 세계 식품 기업과 바이어, 업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글로벌 비즈니스 전시회다. 이번 행사는 K푸드가 미국과 유럽을 넘어 중동,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 영토를 넓히면서 국내 식품 기업들의 해외 진출 전략, 푸드 테크 혁신, 글로벌 식품 산업 트렌드로 관심받고 있다.

식품 기업부터 바이어까지 모였다

행사 첫날 전시장에는 개장 직후부터 국내외 바이어와 참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시장 입구에 마련된 선진 부스에는 대표 한돈 브랜드 ‘선진포크한돈’과 다양한 육류 제품이 전시돼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선진은 삼겹살과 목심 등 주요 돈육 부위를 비롯해 ‘동글 복지’, ‘냉장 생대패’ 등을 전면에 내세우며 원육 품질 경쟁력을 강조했다. 부스 내부에는 소시지와 육포, 가정간편식(HMR) 제품도 진열됐다. 원료육 생산부터 육가공, 식품 제조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소개하며 종합 축산 식품 기업으로서의 역량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부스 앞에서는 제품을 살펴보는 해외 바이어들과 상담을 진행하는 관계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선진 관계자는 “선진포크한돈의 경쟁력은 종돈부터 사육, 영양 관리, 품질관리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우수 종돈 체계를 기반으로 마블링과 육질의 균일성을 높이고 성장 단계별 영양 관리를 통해 지방과 살코기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진은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기업이지만, 실제로는 일상 생활 속 다양한 식품을 통해 접할 수 있다. 선진은 GS25, CU, 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 채널에 육가공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육즙팡팡 소시지’, ‘쯔양 소시지’, ‘추억의 소시지바’ 등으로 마트와 편의점 채널에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또 편의점 햄버거와 샌드위치, 도시락 등에 사용되는 햄과 소시지, 패티 등도 공급하며 외식업계와 식품업계 기업과 기업간거래(B2B)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부스를 찾은 한 참관객 A(여·20대) 씨는 “지금까지는 식품 대기업 브랜드 위주로 제품을 구매했는데 오늘 와서 보니 평소 먹던 제품 상당수가 잘 모르던 기업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것이 새롭다”고 말했다.

근처에 위치한 식품 소재 전문 기업 농심태경은 분말, 오일, 소스 등 원료를 생산·공급하고 있다. 농심태광은 2021년부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흐름에 맞춰 식물성 기반 대체 식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심 태경 부스. 사진=신민성 기자

농심태경은 태경산업과 별도 법인으로 이번 전시회에서 대형 부스를 마련하며 식품 소재 사업 경쟁력을 소개했다. 부스 전면에는 구운 마늘, 대파, 양파, 감자 등 식품 소재 제품이 전시됐고 해당 재료를 활용한 메뉴도 소개했다. 참관객들은 제품을 직접 살펴보며 원료 활용 방안과 적용 사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농심태경 부스 관계자는 “농심 계열사에 원료를 공급하는 사업에서 시작했는데 최근에는 떡볶이, 볶음류 등에 활용하는 식품 소재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며 “서울푸드를 찾는 해외 바이어들이 많아 수출 확대와 신규 거래처 발굴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뿐 아니라 해외 국가관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시장 국제관에는 미국, 독일, 태국, 베트남 등 각국 식품 기업들이 부스를 마련해 자국 대표 식품과 원재료, 식품 기술을 선보였다. 참가 기업들은 국내 유통 업체와 식품 제조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제품 경쟁력을 소개하며 수출 및 협력 가능성을 확인했다.

올해는 미국이 주빈국으로 참가해 대규모 전시관을 운영했다. 미국관에는 40개 기업이 함께해 농축산물과 식품 원료, 가공 식품 등을 소개하며 국내 시장과 협력 확대에 나섰다. 독일관도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독일 제과 브랜드 쿠헨마이스터는 노란색 부스 벽면에 ‘Made in Germany’ 문구를 내걸고 슈톨렌과 케이크, 비스킷 등을 전시했다. 부스를 찾은 바이어들은 제품 샘플을 살펴보며 상담을 이어갔다.

해외 독일관 부스. 사진=신민성 기자

현장에서 만난 독일 참가 업체 관계자는 “한국은 프리미엄 베이커리와 디저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가”라며 “서울푸드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바이어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중요한 비즈니스 행사”라고 말했다. 같은 독일관에 위치한 하이마스트뮐레는 유기농 베이킹 믹스 제품을 선보였다. 팬케이크와 피자 도우용 믹스도 전면에 배치해 건강과 간편함을 강조했다.

서울푸드는 단순 전시회를 넘어 국내 식품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여주는 수출 플랫폼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행사 기간 진행되는 해외 바이어 상담 프로그램에는 46개국 288개사가 참가했다. 국내 식품 기업들은 해외 바이어들과 직접 만나 수출 계약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신규 판로 개척에도 나섰다. 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124억 달러(약 18조 9745억원)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올해도 지난달까지 전년 동기 대비 7.2% 늘어난 54억 달러(약 8조 2631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K푸드 수출 확대의 관건은 ‘큐레이션’

이번 서울푸드는 단순한 제품 전시를 넘어 국내 식품 산업의 경쟁력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행사로 발전해야 한다는 과제도 생겼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국내 식품 시장은 인구 규모가 제한적인 만큼 내수뿐 아니라 수출 확대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최근 4~5년 사이 한국 식품 산업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고 제품군도 세분화됐다”며 “대형마트나 편의점에 가도 수많은 제품이 있지만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이 자신에게 맞는지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어 “앞으로는 단순히 제품을 모아놓는 방식보다 식생활과 라이프스타일, 소비 목적에 따라 제품을 분류하고 스토리를 보여주는 방향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며 “바이어와 소비자가 관심 분야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주제별 큐레이션과 차별화된 네이밍 전략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신민성 기자 tls3530@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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