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THE Biz(더비즈)=서동민 기자] 정부가 앤트로픽의 ‘미토스(Mythos)’ 등 고성능 AI를 활용한 사이버 보안 위협이 가시화됨에 따라 통신 3사와 주요 플랫폼 사업자를 소집해 긴급 점검에 나섰다. 해커는 껌 한 통 값도 안 되는 단돈 150원 내외로 정교한 공격 시나리오를 짤 수 있게 된 반면, 기업들은 이를 막기 위한 인프라 고도화에 수천억원을 투입해야 하는 극심한 ‘비용 불균형’ 상황에 직면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4일 류제명 제2차관 주재로 SKT,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주요 플랫폼 사의 정보보호 최고책임자(CISO)와 긴급 현안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미국 앤트로픽의 미토스 기반 ‘프로젝트 글래스윙’과 오픈AI의 ‘트러스티드 액세스 포 사이버’ 등 글로벌 AI 기업들이 최신 모델을 사이버 보안 사업에 투입하며 발생한 기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긴급 점검의 배경이 된 미토스(Claude Mythos Preview)는 앤트로픽이 공개한 최신 AI 모델로, 인간 전문가들이 수십 년간 발견하지 못한 소프트웨어의 취약점(Zero-day)을 단 몇 초 만에 찾아내는 압도적인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토스는 단순히 코드를 짜는 수준을 넘어, 여러 개의 미세한 결함을 엮어 시스템 전체를 장악하는 ‘공격 체인’을 자율적으로 설계하고 실행하는 능력이 확인되면서 전 세계 보안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앤트로픽은 이 모델이 범죄에 악용될 경우 국가 인프라가 마비될 수 있다고 판단해 일반 공개를 제한하고 있다. 대신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와 JP모건 같은 금융사 등 12개 파트너사와 협력해 방어 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 글래스윙’을 가동했다.
◆공격은 '푼돈', 방어는 '거액'…무너진 보안 가성비
보안 업계 분석에 따르면 AI 기술의 발달로 공격자가 들이는 비용 대비 파괴력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해커는 최신 AI 모델의 API를 1회 호출하는 비용인 약 150원(0.1달러 내외)만으로도 전문가 수준의 악성 코드나 피싱 시나리오를 무한정 생성할 수 있다. 공격의 진입 장벽과 비용이 사실상 무너진 셈이다.
이에 맞서 애플과 JP모건 등 글로벌 기업들은 미토스를 방어 체계에 전격 도입해 자사 소스코드 전체를 전수 조사하고 패치를 자동화하는 데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기존의 수동적인 보안으로는 AI의 변칙 공격을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통신사들 역시 보안 관제 시스템의 핵심 인프라를 고성능 서버 기반으로 고도화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2025년 정보보호 공시 현황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정보보호 직접 투자액 합계는 이미 약 3110억원에 달한다. 기업별로는 KT(1250억원), SK텔레콤(933억원), LG유플러스(828억원) 순으로 막대한 자금이 매년 보안에 투입되고 있다.
문제는 전국 단위 망 보안을 AI 대응형으로 운영하는 데 드는 이러한 연간 수천억원의 비용이 AX(인공지능 전환) 수익화에 앞서 기업의 재무적 발목을 잡는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안 강화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고정비 지출이 급증함에 따라 통신사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미토스 등 고성능 인공지능 기반 사이버보안 서비스의 등장은 보안 수준 향상의 기회가 됨과 동시에 악용될 경우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며 민·관 합동의 대비 태세 강화를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보안 비용 급증이 기업들의 혁신 투자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기술 지원과 명확한 가이드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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