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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33일 살다간 ‘여수 영아’···법원 밖엔 근조화환 170개가 놓였다

현장에 모인 사람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전국 각지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이다. 이 대화방에는 현재 약 34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전날 제주도에서 왔다는 유정원씨(34)는 “용기를 내서 학대 영상을...

133일 살다간 ‘여수 영아’···법원 밖엔 근조화환 170개가 놓였다

26일 전남 순천시 광주지법 순천지원 정문에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이 보낸 근조화환 170여 개가 늘어서 있다. 고귀한 기자

전남 여수 영아살인 사건 결심 공판을 앞둔 26일 오전부터 광주지법 순천지원 담장에는 170여 개의 근조 화환이 길게 늘어섰다.

아이의 죽음을 아파하는 시민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이들은 화환마다 ‘우리 천사 아가 사랑해. 기억할게’ ‘사랑 듬뿍 받는 가정에서 태어나길’ ‘다음 생에는 이모한테 와’ 등의 문구를 붙였다.

법원 앞 한쪽 나무에는 십여 개의 파란 풍선과 파란 띠가 달렸다. 파란 띠에는 ‘그곳에선 아프지 말고 행복하렴’ ‘미안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할게’ 등 글귀가 적혔다.

유아차를 끌거나 어린아이를 품에 안고 온 부모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현장에 모인 사람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전국 각지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이다. 이 대화방에는 현재 약 34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전날 제주도에서 왔다는 유정원씨(34)는 “용기를 내서 학대 영상을 봤는데 같은 엄마로서 도저히 믿기지 않는 참혹한 실상에 가슴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내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아이에게 조금이나마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 이곳을 찾게 됐다”고 했다.

대구에서 새벽 첫차를 타고 왔다는 신채음씨(32)는 “정인이 사건 당시 아파하기만 하고 정작 아무것도 못했다는 게 부채감으로 남아 있었다”며 “이번에는 아이의 마지막 길을 외롭게 두지 않겠다는 생각에 현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법원 앞은 오후 1시부터 엄정한 처벌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공동 성명서 낭독이 이어졌다.

26일 전남 순천시 광주지법 순천지원 앞에서 시민들이 아동학대 엄정 처벌을 요구하는 공동 성명을 낭독하고 있다. 고귀한 기자

스스로를 ‘평범한 엄마 아빠들’이라 밝힌 이들은 “단 133일을 살다 세상을 떠난 해든이를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세상에 태어난 아이들은 사랑받고 행복할 권리가 있다. 죄질에 맞는 처벌을 내리라”고 했다.

피고인들을 태운 호송차가 법원 정문으로 들어서자 시민들은 정문 한쪽에 일렬로 섰다. 이들은 호송차를 향해 피켓을 흔들며 “아동학대 엄벌하라” “살인죄로 처단하라”고 외쳤다.

호송차가 법원 안으로 들어가자 현장에 모인 시민들은 하나 둘씩 316호 법정으로 향했다.

이 사건은 한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검찰은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홈캠 영상 약 4800개 등을 확보해 A씨에게 아동학대살해 혐의를 적용했다.

가해자인 친모 A씨는 지난해 10월 22일 여수시 자택에서 생후 4개월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남편도 학대 방치와 사건 참고인 협박 혐의(아동복지법 위반 등)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날 결심 공판에서 친모 A씨에게 무기징역을, 학대를 방치한 남편 B씨에게는 징역 10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생후 4개월 영아가 무차별 학대로 생을 마감해 되돌릴 수 없는 고통을 겪은 점 등 아동학대 범죄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공판 검사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였다. A씨는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고개를 숙였다. 그는 최후진술에서 “죄송하다. 무거운 형벌이 내려져도 달게 받겠다”라고 말했다.

1심 판결은 다음달 23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재판을 방청한 김모씨(43)는 “해든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재판을 지켜보는 것뿐이라 마음이 더 아프다”며 “다음에도 꼭 다시 찾아와 가해자들에게 어떤 판결이 내려지는지 끝까지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26일 전남 순천시 광주지법 순천지원으로 호송차가 들어서자 시민들이 피켓을 들어 보이며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고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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