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챗GPT 제작
[ESG경제신문=이진원 기자] 아프리카에서 장작과 숯을 이용한 전통적 조리 방식을 전기 및 고효율 솔루션으로 대체하려는 ‘청정 조리(clean cooking)’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단순한 인도적 지원을 넘어 에너지 접근성과 디지털 결제, 도시화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자본이 주목하는 새로운 투자 섹터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영국 주도의 국제 프로그램인 MECS(Modern Energy Cooking Services)는 27일(현지시간) 케냐의 기후테크 스타트업 3곳에 약 9700만 케냐 실링(약 11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투자 대상은 에너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에코보라(Ecobora) ▲파워업(PowerUp) ▲선파워박스(Sun-Power Box)다.
이보다 앞서 2월에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청정 조리 가속화 이니셔티브(Clean Cooking Accelerator Initiative)’를 출범하며 공급망 강화와 인프라 투자 확대, 기술 접근성 개선에 나섰다.
유엔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2030년까지 모든 주민이 청정 조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연간 투자 규모는 약 25억달러(약 3.7조원)로, 목표 달성에 필요한 80억달러(약 11.8조원)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그만큼 추가 투자 수요가 크다는 의미다.
전기 있어도 못 쓴다...청정 조리의 구조적 한계
현실적으로는 전력 접근성과 실제 활용 간 괴리도 크다. 아프리카 도시 인구의 약 81%가 전기를 사용할 수 있지만, 이를 조리에 활용하는 비율은 1%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가정이 여전히 숯과 장작 등 전통 연료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진다. 가정 내 공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400만 명 이상으로, 말라리아·결핵·에이즈 사망자를 합친 것보다 많다.
영국 티사이드대학 연구진은 최근 청정 조리 도입이 실내 공기오염을 줄이고 호흡기 질환 위험을 낮출 뿐 아니라 연료 비용 절감 효과까지 가져와 가계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적 손실도 막대하다. CNBC에 따르면 청정 조리 전환이 지연될 경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만 연간 3300억달러(약 490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이 지역에서는 약 80%의 가구가 여전히 청정 조리 기술에 접근하지 못하면서 빚어진 일이다.
비영리단체 지원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인 fundsforNGOs는 “아프리카에서 약 10억 명이 청정 조리 환경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여성과 아동이 유해 물질 노출로 가장 큰 건강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도시화·핀테크 결합… ‘숨은 블루오션’ 부상
이 같은 상황은 동시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아프리카 도시에서는 숯을 소량으로 매일 구매하는 소비 패턴이 유지되며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수요가 형성돼 있다. 기업들은 이를 기반으로 지역 기반 판매망과 유연한 금융, 라스트마일 유통을 결합한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도시화 역시 시장 확대를 견인하는 핵심 요인이다. 예를 들어 우간다의 그레이터 캄팔라 지역은 전체 인구의 10%에 불과하지만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과 제조업의 70%가 집중돼 있어 에너지 기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특히 도시 빈민가에서는 높은 인구 밀도와 강한 공동체 네트워크, 모바일 결제 확산 등이 결합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실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초기 비용 부담을 낮춘 서비스형 모델도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실제 우간다에서는 ‘ENACTUS’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기반 판매망과 할부 결제 시스템, 데이터 기반 운영을 결합한 모델로 6만 명 이상에게 청정 조리 솔루션을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업계에서는 아프리카 도시, 특히 인구 밀도가 높은 비공식 주거 지역이 향후 확장 가능한 청정 조리 시장의 핵심 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높은 고객 밀도와 낮은 유통 비용, 디지털 결제 인프라는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성장 속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아프리카 도시의 지속적인 확장과 함께 저렴하고 신뢰할 수 있는 청정 조리 솔루션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CNBC는 “청정 조리 시장은 에너지 접근성, 도시화, 지속가능성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가장 유망하면서도 아직 충분히 주목받지 못한 투자 분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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