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내 금융시장은 중동 정세와 국제 유가 급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이란 사태 장기화 우려로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은 급등하는 흐름이 반복됐다.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코스피는 전날보다 116.27포인트(2.08%) 떨어진 5,466.98을 기록했다. 삼성전자(-2.55%), SK하이닉스(-2.47%), 현대차(-2.11%)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닥지수도 1,140.31로 8.09포인트(0.70%) 내리며 약세를 나타냈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겹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등 수출 비중이 큰 업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4원 오른 1,490.6원으로 출발한 뒤 한때 1,492.1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1,480원대 후반에서 등락을 이어가며 오전 9시 30분 기준 1,488.3원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전 7시께 99.744까지 상승하며 글로벌 달러 강세가 이어졌다.
환율 전문가들은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면서 달러 수요가 급증했다”며 “국내 외환시장은 국제 유가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 유가는 이란 새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공식 선언하면서 급등했다.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00.46달러로 9.2% 상승했고,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95.73달러로 9.7% 올랐다. 종가 기준으로 브렌트유가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8월 이후 3년 7개월 만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요충지로, 봉쇄 장기화 가능성이 국제 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간밤 미국 뉴욕 증시도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5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52%, 나스닥종합지수는 1.78% 각각 내렸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회피하면서 미국 증시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 3.306%로 4.1bp 상승하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이는 안전자산 선호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 압력과 금리 인상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1.65% 오른 1억492만 원에 거래됐고, 이더리움은 2.9% 상승한 312만1천 원을 기록했다.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일부 투자자들이 대체 투자처로 가상자산을 선택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시장은 중동 정세와 국제 유가 급등에 따라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것”이라며 “정부와 한국은행의 시장 안정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근접한 만큼 외환시장 불안이 실물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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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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