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어린이·외국인 유학생
8㎞도 거뜬하다는 60대까지…
빗소리 배경 삼아 정겨운 대화
어깨 나란히 맞추며 웃음 피워
내빈 및 참가자들이 맨발걷기를 하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가을비가 내린 24일 오후 경주 첨성대 일원. 궂은 날씨에도 맨발 걷기를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비에 젖은 잔디와 고즈넉한 천년고도의 풍경이 어우러진 가운데 참가자들은 가족, 친구들과 함께 걸으며 가을 정취를 만끽했다.
이날 첨성대 잔디광장에서 열린 ‘2026 천년도읍 맨발건강 걷기대회’에는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참가해 행사장을 북적였다.
경상북도와 경주시, 대구신문이 주최·주관하고 경주시맨발걷기협회가 후원한 이번 대회는 시민들의 건강 증진과 맨발 걷기 생활화를 위해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첨성대 잔디광장을 출발해 반월성과 계림숲을 거쳐 다시 첨성대광장으로 돌아오는 약 3㎞ 코스를 걸었다. 가을비에 젖은 흙길을 맨발로 걸으며 일상의 여유를 즐겼다.
24일 오후 경북 경주시 첨성대 잔디광장 일원에서 열린 ‘2026 천년도읍 맨발건강 걷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첨성대 주변을 맨발로 걷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행사장에는 어린 자녀와 함께 나온 가족부터 맨발 걷기 동호회원, 외국인 유학생까지 다양한 연령과 국적의 참가자들이 모였다. 궂은 날씨가 무색할 만큼 행사장은 참가자들의 열기로 활기를 띠었다.
딸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황효미(45) 씨는 매년 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 참가를 망설였지만, 걷기를 좋아하는 딸의 권유로 다시 행사장을 찾았다.
황 씨는 “행사 안내 현수막을 보고 올해도 참가하기로 했다”며 “비가 와서 걱정했지만 아이가 꼭 가자고 했다. 평소에도 걷는 습관이 들어 있어 걷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다.
딸 김소이(7)양은 “걷고 나면 기분이 좋고 건강해지는 것 같다”며 “다음에는 친구와도 함께 걸어보고 싶다”고 웃어보였다.
외국인 유학생들도 맨발 걷기 행렬에 동참했다.
부산외국어대학교 ISF 한글교실 소속 호센 산지다(30)씨는 “인터넷을 통해 대회 소식을 접하고 친구들과 함께 경주를 찾았다”며 “평소에도 규칙적으로 걷는 편이라 이번 대회에 관심이 생겼다. 대학에서 약 60명이 함께 왔고, 그중 친한 친구 4~5명과 함께 참가했다”고 말했다.
평소 맨발 걷기를 생활화해 온 동호회원들에게는 건강을 챙기는 동시에 이웃과 교류하는 시간이 됐다.
경주시맨발걷기협회 회원 김은화(61) 씨는 “2년 전 건강이 좋지 않아 맨발 걷기를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1㎞도 걷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4~8㎞도 거뜬히 걸을 수 있다”며 “꾸준히 걸으면서 굽었던 발이 펴지는 등 몸의 변화를 느꼈고, 걸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고 에너지가 채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걷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교류할 수 있어 맨발 걷기를 하는 시간이 늘 기다려진다”고 덧붙였다.
행사장에는 다양한 건강정보와 체험을 제공하는 홍보부스도 마련됐다. 경주시보건소는 고혈압·당뇨병 관리와 심뇌혈관질환 예방수칙, 국가 암검진 등을 안내했으며, 경주시정신건강복지센터는 마음 자가검진을 진행했다. 경주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예방 홍보와 QR코드 모의 체험을 운영했으며, 인지기능 저하 예방 체험과 보드게임 등 부대행사도 진행됐다.
이아람기자 ara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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