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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절대 싫어” 반대하던 사람들이 달라졌다…경쟁 치열해진 ‘교도소 유치’ 무슨 일

인구가 줄어드는 경북 북동부의 작은 군들이 기피시설로 꼽히던 교정시설을 서로 유치하기 위해 뛰고 있다. 직원과 가족의 정착, 면회객 소비가 지역을 살릴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것으로, 이미 교도소가 있는 청송에서는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절대 싫어” 반대하던 사람들이 달라졌다…경쟁 치열해진 ‘교도소 유치’ 무슨 일

경북북부 제2교도소 정문, 연합뉴스

인구가 줄어드는 경북 북동부의 작은 군들이 기피시설로 꼽히던 교정시설을 서로 유치하기 위해 뛰고 있다. 직원과 가족의 정착, 면회객 소비가 지역을 살릴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것으로, 이미 교도소가 있는 청송에서는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법무부와 각 군에 따르면 법무부의 신규 교정시설 부지 공모에 신청한 영덕·청송·영양·의성군은 모두 인구 5만 명 미만의 정부 지정 인구감소지역이다.

지난 9월 기준 인구는 의성 4만7861명, 영덕 3만2477명, 청송 2만5557명, 영양 1만5960명이다. 감소세는 뚜렷하다. 영덕은 2021년 4월 3만5962명에서 약 5년 새 9.7% 줄었다. 청송은 2017년까지 2만6000명대를 유지했지만 2021년 2만5000명선이 무너졌고 최근 10년간 해마다 200~300명 안팎 줄었다.

영양은 2022년 1만6022명에서 2024년 1만5328명으로 4.3% 감소했다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지역 확정 이후 2025년 1만5941명, 2026년 1만5960명으로 가까스로 내림세는 막은 수준이다. 다만 기본소득 지역은 몇 달 반짝 늘다 다시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인구감소지역의 주민등록인구는 2016년부터 2025년 9월까지 12.5% 줄어 같은 기간 전국 평균(1.1% 감소)의 열 배가 넘는다. 이 자료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의성 47.5%, 청송 43.7%, 영덕 43.5%, 영양 43.1%로 전국 상위권이다.

법무부는 전국 4곳에 수용정원 1000명, 직원 약 250명 규모의 교정시설을 새로 짓는다. 부지는 19만2000㎡ 이상이고 건설비는 한 곳당 약 2419억원(전체 9676억원)이다. 지자체가 직접 부지를 제안하는 방식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무부는 이달 4일까지 제안서를 받아 서류심사와 현장실사를 거쳐 12월 대상지를 정한다.

영덕 80.8%·영양 86.6% 찬성…각 군의 유치 카드

영덕군의회는 지난 29일 제328회 임시회에서 국립교정시설 유치 동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영덕군의 후보지는 영덕읍 남산2리와 영해면 성내4리·벌영1리 등 3곳이다. 주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0.8%가 유치에 찬성했다.

청송군은 지난 28일 진보면 행정문화센터에서 유치 추진단 발대식을 열었다. 1981년 청송보호감호소 개청 이후 45년간 교정행정과 함께한 경험과 주민 수용성, 기존 시설과의 연계성을 앞세운 건의문을 채택했다. 후보지는 기존 교정시설 부지 내 공간과 진보면 진안리 일대다.

영양군은 지난 27일 군 문화체육센터에서 주민 500여 명이 참석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1981년 청송제1보호감호소가 들어설 때 입암면 흥구리 일대 66만7106㎡를 보상 없이 내놓고 주민 20여 가구가 이주한 희생을 유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후보지는 입암면 삼산리 2곳과 청기면 상청리 1곳이고 주민 설문에서 86.6%가 찬성했다.

청송 진보면의 ‘교도소 효과’…다만 단정은 이르다

청송 진보면에는 1981년 준공된 경북북부 제1~3교도소와 경북직업훈련교도소가 있다. 4개 기관의 근무 인원만 약 1200명으로 전국 최대 규모이고, 인근 지역에서 출퇴근하는 인원을 빼고도 최소 1000명의 직원과 가족이 청송에 터를 잡은 것으로 지역사회는 추산한다.

청송군에 따르면 진보면 인구는 군청 소재지인 청송읍보다 많고, 지난해 12월 6134명에서 지난달 6861명으로 늘었다. 안정적인 소비력을 갖춘 국가직 공무원이 많고 신규 임용자 발령이 잦아 젊은 직원 비율이 높아 식당과 배달 소비가 활발하다. 지난해 초 제3교도소에 여성 수용동이 생기면서 여성 직원이 늘자 디저트 카페가 들어서는 등 상권도 다양해졌다.

지자체도 정착 지원에 나섰다. 청송군은 지난해 1월부터 오후 9시까지 진보터미널과 교도소를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진보면에 짓는 공공임대주택의 절반을 교도소 직원에게 배정할 계획이다. 지역 식품업체는 입찰을 거쳐 교도소에 쌀과 김치를 공급하고 청소·수목 관리를 맡는 공무직은 지역 거주자를 우선 채용한다. 경북북부 제1교도소에는 하루 평균 30명의 면회객이 찾아 식사와 숙박으로 지역 상권에 돈을 쓴다.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효과가 나타났다. 경남 거창군은 2023년 10월 거창구치소가 생긴 뒤 100명 넘는 직원과 가족이 군민이 됐고, 강원 영월군은 2011년 영월교도소 개청 이후 150여 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하루 20~30명이 면회를 온다.

다만 진보면 인구 증가를 교도소 효과로만 단정하기는 어렵다. 청송군은 올해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가 된 뒤 인구가 한 달 새 740명 늘어난 적이 있다. 상주 직원 규모가 곧바로 같은 수의 전입 인구를 뜻하지도 않아 주거와 교육 같은 정주 여건이 과제로 남는다. 청송도 지역 이미지를 해친다는 여론 때문에 2010년 시설 명칭을 청송교도소에서 경북북부교도소로 바꿨지만 인구가 갈수록 줄면서 주민 시선이 달라졌다.

법무부는 지방의회 동의를 받은 제안서를 토대로 주민 수용성과 기반시설 확보 가능성, 접근성 등을 종합 심사해 12월 최종 부지를 정한다. 교정시설이 지역 소멸을 늦출지는 직원과 가족이 실제로 정착하는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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