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 원룸 등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뉴시스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 “단기적 기존 주거 물량 증발”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을 앞두고 집을 비워야 하는 가구가 5만 가구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비사업이 촉진되면서 2~3년 내 이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전·월세 시장이 대혼돈에 빠질 수 있따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분석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서울시에서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으나 아직 착공 전인 정비사업 구역은 총 66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구역의 기존 가구 수(멸실 예정 물량)는 총 4만8249가구로, 대부분 2~3년 내 관리처분계획인가와 이주 등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자치구별로는 용산구가 7개 구역, 8336가구로 멸실 예정 물량이 가장 많았다. 이어 △관악구 6652가구(6곳) △영등포구 6215가구(10곳) △송파구 5325가구 △서대문구 5232가구 순이었다. 상위 3개 구가 전체 멸실 예정 물량의 43.9%를, 상위 5개 구가 65.8%를 차지해 지역 편중이 뚜렷했다.
사업 유형별로는 주택정비형 재개발이 2만8670가구로 전체의 59%를 차지했다. 단독·다세대·소형 연립이 밀집해 비교적 저렴한 월세와 반전세 물량이 많은 지역이다.
구역 규모별로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 12개 구역의 멸실 물량이 2만9849가구로 전체의 62%를 차지했다. 단일 구역으로는 관악 신림1구역(4410가구)이 가장 크다. 신림·서울대입구 일대 청년과 1인 가구 월세 시장에 향후 이주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북권에선 서대문 북아현3구역(3530가구)과 가재울7구역(1352가구)이 이주를 앞두고 있다. 용산에선 한남4구역(3423가구)과 한남5구역(2635가구)를 합치면 6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이주 수요가 발생한다.
그 외 송파 마천3구역(3036가구), 영등포 신길제2구역(2790가구), 강남 개포주공6·7단지(1960가구), 노원 상계2(1819가구), 강북 미아9-2(1793가구), 송파 거여새마을(1775가구) 등에서도 이주를 앞두고 있다.
정비사업은 도심 주택 공급의 핵심이지만, 새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까지 기존 주택이 사라지면서 전·월세 물량이 대거 줄어드는 문제가 생긴다.
또 향후 신축 아파트 물량은 6만3072가구로 기존 멸실 물량보다 많지만, 이 중 임대주택은 9508가구(15%)에 불과해 기존 거주자의 재정착을 돕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89주 연속 올랐고 그간의 상승폭은 약 18.1%다. 역대 최장 기간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서민들의 주거난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66만1000원으로 전년 동월(144만3000원) 대비 21만8000원(15.1%) 올랐다. 전세도 품귀현상이 생기면서 가격이 오르고 월세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부동산시장에서는 매매·전세·월세의 ‘트리플 강세’가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
함영진 랩장은 “같은 생활권에서 대형 구역의 이주가 겹치지 않도록 서울시와 자치구가 이주 시기를 조율하는 협의 체계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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