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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李 “큰 성과” 치켜세웠는데… 10월 담합 수사 ‘공백’ 우려

한 검찰 관계자는 “담합 사건은 자백이 있더라도 카카오톡이나 이메일 등 이를 뒷받침하는 물적 증거를 강제수사를 통해 정교하게 확보해야 공소 유지가 가능하다”며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면 이런 작업이 더 어려워질...

李 “큰 성과” 치켜세웠는데… 10월 담합 수사 ‘공백’ 우려

검찰청 폐지 후 불공정거래 사건 수사할 기관,

법무부 장관은 “공소청” 행안부 장관은 “중수청”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총리가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재경부의 중동전쟁 관련 비상국정운영 및 대응현황 보고를 청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큰 성과를 냈습니다. (중략) 잘한 건 잘했다고 칭찬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른바 ‘검찰 개혁’을 추진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2일 이례적으로 검찰을 공개적으로 치켜세웠다. 생활 물가를 끌어올리는 담합 사건에서 성과를 낸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검찰 개혁 과정에서 이 같은 담합 수사 역량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 체계가 도입되면 기존 수사 구조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정위-검찰 ‘연결 구조’ 흔들리나

2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불공정거래 사건은 ‘전속고발권’을 가진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한 뒤 고발하면 검찰이 수사를 맡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검찰이 사건을 먼저 인지할 경우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해 수사에 착수하기도 한다. 조사와 수사, 기소가 유기적으로 맞물린 구조다.

그러나 오는 10월 2일 검찰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신설되면 이 체계는 근본적으로 바뀐다. 공소청은 기소와 공소 유지(재판)를 전담하며, 중수청은 부패·경제 등 중대범죄 수사를 전담한다. 다만, 공정위가 어느 기관에 고발해야 하는지조차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며 기존 협업 구조가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제도 전환 과정의 혼선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수사·기소 분리 입법으로 형사소송법과 형법을 함께 손봐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 될 것”이라며 “누락되거나 충돌할 가능성이 상당히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원철 법제처장에게 “세심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고발 대상 기관을 두고도 부처 간 이견이 엇갈렸다. 법무부는 공소청을, 행정안전부는 중수청을 각각 지목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수사 기능은 중수청이 담당하는 만큼 공정위가 고발할 기관은 중수청이 되는 것이 맞다”고 정리하면서도, 제도 정비의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핵심은 ‘수사 역량’… “3년간 공백 불가피”

핵심 쟁점은 수사 역량이다. 법조계에서는 수사와 기소가 기계적으로 분리될 경우 담합 등 경제범죄의 전모를 밝혀내는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금까지는 검찰이 공정위 조사 이후 수사를 통해 증거를 보강하고 사건을 재판에 넘기는 역할을 해왔다. 반면 앞으로는 중수청이 수사를 맡고 공소청이 기소만 담당하게 되면서 이 같은 연결 고리가 끊길 수 있다.

김희균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제·부패 범죄 수사는 고도의 전문성과 경험이 필요한 분야”라며 “검사가 배제된 상태에서 중수청 수사관이 독자적으로 사건을 처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사의 조언과 협력이 보장되지 않으면 기존의 효율적인 수사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사·기소 분리'를 골자로 한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 법안이 지난 3월 24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뉴스1

인력 문제도 변수다. 현직 검사들은 대부분 수사권이 없는 공소청을 선호하고 있어 중수청으로의 인력 이동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대검찰청이 지난해 11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검사 10명 중 8명 가까이가 공소청 근무를 희망한 반면, 중수청을 희망한 비율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중수청으로 넘어가는 검사가 적다면 상당 기간 수사력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적어도 3년 정도는 제 역할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왼쪽)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합동수사로 보완”에도 한계 지적

이 같은 우려는 국무회의에서도 공유됐다. 이 대통령은 “마약이나 국제범죄, 금융범죄처럼 복잡하고 난도가 높은 사건은 합동수사 형태로라도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도 “중수청에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겠다”면서도 “검찰에서 인력을 많이 보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수사와 기소가 분리될 경우 재판 대응에도 한계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담합 사건은 자백이 있더라도 카카오톡이나 이메일 등 이를 뒷받침하는 물적 증거를 강제수사를 통해 정교하게 확보해야 공소 유지가 가능하다”며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면 이런 작업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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