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간 공제 한도 100억에서 600억으로 600배 폭증 지적…"세금 내는 사람이 바보"
국세청 실태 조사서 25개 업체 중 11곳 남용 정황 확인…재경부에 제도 정비 긴급 지시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6일 국세청으로부터 가업상속공제 제도가 부정하게 활용되고 있는 실태를 보고받은 뒤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며 "대상을 확실하게 줄이라"고 강력히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도중 임광현 국세청장이 발표한 '가업상속공제 실태 조사 결과 및 개선 방안'을 보고받았다.
가업상속공제는 상속인이 10년 이상 경영한 기업을 '가업'으로 승계할 경우 상속재산가액에서 경영 기간에 따라 최대 600억원까지 공제해 주는 제도이다.
임 청장의 보고에 따르면, 1997년 1억원으로 시작된 공제 한도는 2023년 600억원까지 확대됐다.
국세청이 25개 업체를 선별해 조사한 결과, 이 중 11개 업체에서 제도 남용 소지가 포착됐다.
주요 사례로는 가업으로 보기 어려운 주차장이나 주유소 사업을 통해 공제를 받거나 5년의 사후관리 의무 기간이 끝나자마자 폐업한 경우 부모가 자녀를 위해 베이커리 카페를 차명으로 운영한 사례 등이 포함됐다.
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황당하다는 듯 웃음을 보이기도 했으며 현장의 일부 국무위원들 사이에서도 탄식과 한숨이 터져 나왔다.
이 대통령은 "국가 제도라는 게 최소한의 합리성이 있어야 한다. 보면서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고 언급하며 특히 "주차장이 무슨 가업이냐"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 500억 갖고 있으면 주차장 만들어서 좀 하다가 10년 지나면 세금 없이 물려줄 수 있는 것"이라며 "세금 내는 사람이 바보"라고 현행 제도의 허점을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공제 한도가 26년 만에 600배로 급증한 점을 꼬집으며 "조금 있으면 삼성전자도 가업이라고 할 판"이라고 지적했다.
또 "'가업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주차장보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반도체에 특화돼 있어서 더 높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매출액과 영업 기간 등 공제 기준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 제도의 본래 취지와 어긋난다고 지적한 이 대통령은 제도 설계의 배경을 반문하며 "시행령을 누가 만들었는지 한번 따져봐야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재정경제부 등을 향해 "요건을 아주 엄격히 해서 보호할 가치가 있는 대상만 하라"고 주문하며 "최초의 제도 설계 취지에 맞게 정비를 확실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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