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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히말라야 덮친 대홍수 사망자 최소 768명…네팔·중국, 실종자 구조 총력

네팔과 중국 접경 히말라야 산악지대를 강타한 대홍수가 발생한 지 닷새째, 양국 정부는 3000명이 넘는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구조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9일(현지 시간) 네팔 바그마티주 누와코트 지구 데비가트의 트리슐라강과 타디강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 마을이 홍수로 인해 진흙으로 뒤덮여 있다. AP연합뉴스

네팔과 중국 접경 히말라야 산악지대를 강타한 대홍수가 발생한 지 닷새째, 양국 정부는 3000명이 넘는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구조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100명 이상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수력발전소 터널에서는 진입로를 뚫고 파이프로 공기를 주입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극적인 생환자가 나올지 주목된다. 다만 계속되는 폭우로 강 수위가 높아져 추가 범람 우려가 커지고 있고, 전문 장비와 인력 부족으로 구조 작업 자체도 난항을 겪고 있다.

30일(현지 시간) 네팔 재난관리청에 따르면 중부 바그마티주 일대를 강타한 이번 대홍수로 네팔에서만 최소 752명이 숨졌고, 외국인 592명을 포함해 총 2502명이 실종 상태다. 여기에 중국 시짱(티베트)자치구의 사망자 16명, 실종자 546명(외국인 261명)을 더하면 전체 사망자는 최소 768명, 실종자는 3048명이다.

네팔 정부는 수력발전소 현장 11곳 이상에서 최소 933명의 근로자가 실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 중 100여 명이 터널 안에 고립된 채 생존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가장 많은 인원이 갇혀 있을 것으로 보이는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 현장에서는 네팔군 구조대가 전날 밤 토사에 묻힌 터널 상부를 드릴로 뚫는 데 성공했다고 수단 구룽 네팔 내무부 장관이 전했다. 네팔 군경 합동구조대는 뚫린 구멍에 파이프를 설치해 공기를 주입하고 카메라도 투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시 쏟아진 폭우로 트리슐리강 수위가 굴착 작업 구역까지 차오르면서 작업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이후 상황이 호전되면서 드릴과 굴착기, 유압 절단기 등 장비를 동원해 작업을 재개했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네팔 에너지부는 “구멍 4개를 뚫는 작업을 마쳤다”며 “터널 내부로 직접 진입해 수색·구조를 진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팔 정부는 이날까지 중국인 4명을 포함한 183명을 구조해 헬기 등으로 이송했으며, 피해가 극심한 계곡 지역에는 군경 1만 5000여 명을 투입한 상태다.

네팔 재난관리청은 “라수와 지역 보테코시강(트리슐리강 상류)의 유량이 더 불어났다는 정보를 확인했다”면서 구조 인력과 강변 주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대홍수로 진흙과 바위가 강을 막으면서 생겨난 불안정한 자연댐 호수 일부는 물이 급격히 차올라 통제 불능 상태로 무너질 위험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28일(현지 시간) 네팔 중부 바그마티주 라수와의 한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네팔군 구조대가 생존자를 구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에서도 드론 감시 결과 기존 자연댐 호수에서 약 2.8㎞ 떨어진 지점에서 새로운 산사태가 발생해 또 다른 자연댐이 형성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시짱자치구 지룽 통상구 인근의 긴급 구조 인력이 안전지대로 철수했고, 중국 당국은 2차 재해 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비라지 박타 슈레스타 네팔 에너지부 장관은 “여러 터널에서 구조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며 “악천후와 극도로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작업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히말라야 지역 터널 구조 경험이 풍부한 인도는 전문 구조대원 11명을, 중국은 9명의 터널 전문 구조팀을 각각 네팔에 파견했다.

네팔 정부는 이 밖에도 대형 수송 드론, DNA 검사키트, 시신 냉동보관 시설 등 수색·구조에 필요한 전문 장비와 인력 지원을 국제사회에 요청했다.

전국 병원 시신 안치실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냉동시설에 들어가지 못한 시신들이 부패하기 시작하자 네팔 당국은 결국 신원 미상 시신 수백 구 가운데 일부를 매장하기 시작했다. 네팔 정부는 유족의 신원 확인을 위해 DNA 시료 채취, 사진 촬영, 식별 정보 기록 등의 절차를 거치고 있다. 추후 신원이 확인되면 힌두교 전통에 따라 화장할 수 있도록 유족에게 시신을 인도할 방침이다.

네팔 정부는 이번 대홍수로 인한 복구 비용을 약 40억~50억 달러(약 5조 5000억~6조 9000억 원)로 추산하고 있다. 최대 추정치인 50억 달러는 네팔 전체 경제 규모의 10%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에 미국과 캐나다는 각각 약 360만 달러(약 50억 원), 유럽연합(EU)은 250만 달러(약 34억 5000만 원), 영국은 500만 파운드(약 93억 8000만 원), 말레이시아는 100만 달러(약 13억 8000만 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유엔은 250만 달러의 긴급 지원 자금을 집행했으며, 국제적십자·적신월사연맹(IFRC)은 100만 달러 이상을 네팔 지원에 배정하는 동시에 3100만 달러(약 428억 원) 규모의 긴급 모금에 나섰다.

한국 정부합동 신속대응팀과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임차 헬기 각 1대씩 총 2대를 띄워 한국인 실종자 9명을 찾는 수색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악천후로 네팔군 당국의 운항 허가가 나지 않아 헬기 이륙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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