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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회장 3인 ‘경영 DNA’ 물려받은 이재근…압도적 1위 굳힌다

KB금융지주 출범 이후 제대로 임기를 마친 회장은 3명이다. 이재근 차기 KB금융 회장 내정자는 이들 회장의 DNA를 모두 물려받았다. 어윤대(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전 회장과 윤종규 전 회장, 양종희 현 회장.

회장 3인 ‘경영 DNA’ 물려받은 이재근…압도적 1위 굳힌다

KB금융지주 출범 이후 제대로 임기를 마친 회장은 3명이다. 이재근 차기 KB금융 회장 내정자는 이들 회장의 DNA를 모두 물려받았다. 어윤대(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전 회장과 윤종규 전 회장, 양종희 현 회장. KB금융그룹

2013년 7월 26일 이재근 부문장(차기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이 판교테크노밸리 지점장으로 발령받았다. 직전까지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 비서실장을 맡았던 까닭에 내부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였다. 회장 비서실장은 그룹 내 최고 자리다. 향후 본점 핵심 보직으로의 전보나 승진이 유력하다. 당시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윤종규 전 회장도 그의 업무 능력을 인정했을 정도다.

이 부문장의 지점 발령은 어 전 회장이 물러난 뒤 지배구조 교체 과정에서 벌어졌다. 내부에서는 여러 뒷말이 돌았다. 하지만 그는 꿋꿋이 버텼다. 그리고 벼랑 끝에서 되살아났다. 2014년 11월 윤 전 회장의 복귀와 함께 지주 재무기획부장과 임원을 거쳐 영업그룹 부행장, 업계 최연소 은행장을 역임했다. 윤 전 회장의 믿음과 지원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 부문장은 양종희 회장 때도 착실히 경영 수업을 받았다. 글로벌과 웰스매니지먼트·중소기업 부문장을 담당하면서 실력을 다졌다. 3명의 회장을 보좌하면서 쌓인 내공이 KB를 이끌 원동력이 된 셈이다.

KB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승계 과정에서 이 부문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진 사이의 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날카로운 눈매로 차기 주자를 발탁해 키우고 이후에도 든든한 지원군이 돼주고 있기 때문이다.

어 전 회장은 27일 “이 부문장은 훌륭한 사람”이라며 “회장으로서의 역할을 잘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어 전 회장은 이 부문장을 회장 비서실장으로 데려왔다. 이 부문장 입장에서는 그룹의 경영과 시장의 큰 흐름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어 전 회장은 현직 시절 줄곧 ‘압도적 1위’를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사로의 성장과 메가뱅크 논의도 어 전 회장이 주도한 주제였다.

실제 이 부문장은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후 “역대 최대 실적과 역대 최고 주가라는 성과 위에서 제가 선임된 것은 1등으로서 안주하지 말라는 메시지”라며 한국을 넘어 글로벌 리딩 금융사가 되겠다고 했다. 어 전 회장의 글로벌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셈이다.

어 전 회장은 2004년 국민은행 부행장에서 물러나 야인으로 있던 윤 전 회장을 복귀시킨 주인공이다. 윤 전 회장은 2014년 위기의 KB금융을 떠맡아 지금의 리딩 금융그룹 반석에 올려놓았다. 윤 전 회장은 양 회장을 전략담당으로 쓰면서 보험 업무를 익히게 했다. 대표이사를 경험할 기회도 줬다.

윤 전 회장은 또한 외곽에 나가 있던 이 부문장을 중용했다. 이 부문장은 이 시기에 윤 전 회장의 꼼꼼하면서도 전략적인 경영 방식을 배울 수 있었다는 게 KB 내부 관계자들의 얘기다.

윤 전 회장의 뒤를 이은 양 회장은 KB를 안정적으로 끌고 가면서도 후계 양성을 잊지 않았다. 이 부문장은 글로벌 부문을 맡아 인도네시아법인인 KB뱅크의 정상화를 추진하고 자산관리와 중소기업 쪽을 그룹 차원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KB금융 관계자는 “이 부문장이 윤 전 회장에게서는 재무와 전략을, 양 회장으로부터는 관리와 협업을 배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전임 회장들 사이에서는 승계와 후배 양성이 자연스러운 일로 굳어졌다. 이번 차기 회장 내정 이후 금융계에 퍼진 소문과 달리 양 회장과 윤 전 회장의 사이는 돈독하다. 양 회장이 이 부문장을 만난 자리에서 “축하한다”고 덕담을 건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융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윤 전 회장은 자신이 회장 선출 과정에 개입했다는 얘기에 (사실이 아니어서) 답답해하고 있다”며 “업계 관행과 달리 미래를 겨냥한 선출 작업이 이뤄지다 보니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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