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82억 중 55.5% 해외자산
환율 오를수록 재산 함께 불어
외환시장 안정 이해충돌 우려
“국내 오피스텔·美 아파트 정리”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권현구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신고한 재산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해외 자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이 오를수록 원화 기준 80억원이 넘는 그의 재산도 함께 불어나는 구조다. 외환시장 안정을 책임질 차기 한은 수장으로서 이해충돌 우려를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신 후보자 본인과 배우자, 장남이 보유한 재산은 총 82억4102만원이다. 이 가운데 해외 금융자산과 해외 부동산은 45억7472만원으로 전체의 55.5%를 차지했다. 금융자산만 놓고 보면 해외 비중은 더욱 뚜렷하다. 부동산을 제외한 전체 금융자산 46억4708만원 가운데 93%가 해외 자산이었다.
국내 금융자산은 3억원 가량의 예금과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주식 등 일부에 그쳤다. 반면 신 후보자는 미국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신용조합, 스위스 투자은행, 스페인 은행 등에 20억3654만원 상당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 영국 국채 15만파운드(약 3억원)도 신고했다.
가족 재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 후보자의 배우자는 18억5692만원의 예금을 신고했는데 이 가운데 18억4015만원이 해외 금융회사에 예치된 외화 예금이었다. 영국 국적인 장남도 외화 예금 8239만원과 해외 주식 2861만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같은 자산 구성이 원·달러 환율이 오를수록 재산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점이다. 외화 예금과 해외 채권, 해외 부동산은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원화 환산액이 커진다. 외환시장 안정을 맡아야 할 중앙은행 총재 후보자로서는 이해충돌 우려를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신 후보자의 신고 재산은 지난달 20일 기준 환율로 원화 환산됐다. 그러나 이후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1500원 선을 웃돌면서, 그의 재산 역시 더 불어났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신 후보자는 최근 “환율 레벨 자체에는 큰 의미를 부여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이 발언을 그의 자산 구조와 연결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신 후보자는 1980년대 초 영국 유학 이후 런던정경대와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국제결제은행(BIS) 당국자 등을 지내며 40년 넘게 해외에서 활동해왔다. 이런 이력을 감안하면 외화 자산 비중이 높은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측면이 있다. 다만 역대 한국은행 총재들과 비교하면 그 비중이 이례적이라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다. 이창용 현 총재의 경우 전체 재산 54억5260만원 가운데 외화 자산 비중은 5.5% 수준이었다.
신 후보자가 한국과 미국에 걸쳐 주택 세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라는 점도 청문회 과정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신 후보자는 본인 명의로 서울 강남구 언주로 동현아파트(84.92㎡)를, 부부 공동 명의로 종로구 신문로 디팰리스 오피스텔(198.108㎡)을 보유하고 있다. 2014년 7월 매수한 동현아파트의 신고가는 15억900만원이다. 2024년 7월 매수한 디팰리스 오피스텔은 18억원 상당으로 기재됐다.
신 후보자의 배우자는 미국 일리노이주 소재 아파트를 딸과 절반씩 공동 소유하고 있다. 해당 주택의 신고가는 약 5억6000만원이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오피스텔은 이미 매물로 내놨고, 미국 아파트도 정리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댓글
0